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김중곤 농업연구사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축산업은 2021년 기준으로 농업생산액의 약 40%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농업생산액 상위 10대 품목 중 돼지, 한우, 계란, 닭, 우유 등 축산물이 5대 품목을 차지할 정도로 축산업의 영향력은 크다. 그럼에도 가축분뇨 처리를 비롯한 환경문제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은 축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분야 중 축산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46.2%(전체 발생량의 1.47%)인 970만 톤 CO2eq(이산화탄소환산량)이며 이 가운데 가축분뇨 처리 부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500만 톤 CO2eq으로 농업분야 배출량의 23.7%를 차지한다. 적지 않은 비중이지만 가축분뇨 처리 부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처리 방식에 따라 배출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지난해 기준 약 5073만 톤이며 발생량의 85.7%가 퇴비화·액비화를 통한 자원화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약 75.3%, 즉 대부분이 퇴비화 방식으로 처리된다. 국내 축산농가에 설치된 대부분의 퇴비화 시설은 공기공급 시설이나 교반시설이 없는 퇴비사이며 공동자원화시설과 같은 가축분뇨 전문 처리시설의 경우 대부분 강제 공기공급 시설과 교반시설을 모두 이용해 처리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9 IPCC 개선보고서를 통해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처리시스템으로 구분했으며 이 가운데 국내에서 이용되는 가축분뇨 퇴비화 시설과 유사한 시스템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국내 일반농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퇴비사와 두 번째 강제공기공급 시설이 설치된 통풍식 톱밥 발효시설과 세 번째는 공기 공급시설과 교반기를 갖춰 분뇨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에서 주로 활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가축분뇨 퇴비의 부숙도를 높이면 퇴비화가 잘 이뤄지는데 퇴비화가 잘 이뤄지게 하려면 호기성 미생물의 활성이 높게 유지돼야 한다. 즉 공기공급 시설이 설치되고 교반이 잘 이뤄지는 퇴비화 시설일수록 산소를 이용하는 호기성 미생물의 활성이 높아지고 가축분뇨 퇴비의 부숙도가 향상된다.
 

일반농가의 단순 퇴적식 퇴비사보다는 강제 공기공급 시설과 교반시설이 설치된 퇴비화 시설에서 부숙도가 향상되고 온실가스 발생도 줄어든다. 따라서 일반농가의 퇴비사에 간이형 공기공급 시설을 설치해 퇴비화 효율을 높이면 가축분뇨 처리 부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물론 배출량 산정에 활용하려면 처리시설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가 확보돼야 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상황에 맞는 국내 가축분뇨 퇴비화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을 통해 국내 퇴비화 시설의 배출계수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과거의 부적절한 가축분뇨 관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축산분야의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강한 압박은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가축분뇨 퇴비의 부숙도 향상 노력은 올바른 처리를 통한 가축분뇨 퇴비의 가치 향상과 더불어 가축분뇨 처리부문의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가축분뇨 퇴비의 부속도를 높이는 노력이 결국은 지속가능한 축산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란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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