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농업연구사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낙농가는 우군의 개량을 위해서 우유 생산량, 혹은 체형 개량 등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만났던 다수의 농가는 여전히 정액판매업자 혹은 인근 농장의 추천을 통해 씨수소 정액을 선택한다. 가축육종학자들은 개량을 위해서 기록관리, 검정성적과 유전평가결과 등을 통해 보유한 암소가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씨수소를 선택하는 상보적 교배를 추천한다. 
 

상보적 교배법은 생산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농가의 일반적인 계획교배 방법으로 젖소 유전능력평가에서는 유생산, 체형과 체세포만을 고려한다. 그러나 실제 국내 낙농가에서는 번식장애가 최다 도태사유로 꼽히고 있다. 젖소의 개량에서 번식능력과 같은 기능적인 부분이 고려되지 못하고 생산성 위주의 개량이 지속되면 수태율과 같은 번식형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농가의 도태사유를 줄이면서 평균산차를 늘릴 수 있도록 신규 번식형질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제 가축기록위원회(ICAR)에서는 번식형질을 크게 수태율 등과 같은 생식형질(Fertility traits)과 분만난이도와 송아지 크기와 같은 분만형질(Calving traits)로 나눈다. 생식형질은 다시 다섯 개의 형질(T1~T5)로 정의되며 분만난이도는 1(순산) ~ 5(외과처치) 단계로 구분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결과에 대한 최종 검증은 필요한 단계이지만 우리나라도 이와 동일한 기준으로 번식형질에 대한 유전능력평가를 실시한 결과 어느 집단에서 특정형질에 대한 유전되는 정도를 의미하는 유전력(h2)이 생산형질(0.28)과 체형(0.16)과 비교했을 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계획교배 시 번식능력이 우수한 씨수소와 암소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면 우군 내 우수한 번식능력과 관련된 유전자 빈도가 높아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번식장애로 인한 도태사유는 줄일 수 있다. 또한 농가는 수정기록, 건유일, 분만기록, 분만난이도 등의 기록을 철저히 하고 유우군능력검정사업 참여를 통해 검정성적표와 유전능력평가 결과를 확인해 보유 암소의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 번식형질 개발을 위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우리가 개발한 모형을 검증하기 위해서 국제학술지에 투고를 준비하고 모형검증이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씨수소 번식형질에 대한 유전능력을 농가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농가 내 우군의 개량을 위해서는 생산성과 기능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낙농가들에게 보다 다양한 유전능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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