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경제산업으로서의 성장에 맞춰 성숙한 문화산업으로서의 고도화는

반려동물 산업 지속성장 위한 동력

사회적 발전 이루는 토대 구축 가능

요즘은 우리가 사는 동네 어디서나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이웃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고, 누구나 주변 지인들 가운데 한 명쯤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는 관련 통계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발표된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비율이 25.4%로 조사돼 우리나라에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의 수 역시 증가해 반려동물 1마리당 월평균 양육 비용 역시 15만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가장 기본인 반려동물의 사료와 간식은 물론이고 미용, 장난감과 놀이터, 질병 치료와 보험, 장례 서비스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 영역은 단순히 확대에 그치지 않고 다양화되고 고급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 속도를 기록해 조만간 5조 원이 넘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은 우리나라 농식품 산업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 걸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수입해 오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펫푸드의 원료 공급원으로서의 농업, 수입 사료와 간식을 대체하는 식품업계의 신제품 개발과 이를 공급하는 유통업계, 미용, 동물의약품 의료는 물론이고 숙박과 놀이를 포함한 서비스, 금융과 IT 등 반려동물 산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시장과 관련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부처를 조직하고 법과 규정을 정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반려동물 산업을 경제산업으로 인식하고 급격한 양적 성장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반려동물 산업의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반려동물 산업이 단순히 경제산업만이 아닌 문화산업의 성격과 기능을 함께 가진 융합산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산업의 직접적인 대상인 반려동물은 생명체이기에 기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필요로 한다. 반려동물 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1인 가구 증가,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 개인주의 확대 등 인구사회 구조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서 반려동물과의 교감과 소통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을 찾게 되고 단순히 반려동물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게 되는 문화 현상이 형성되고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문화 현상이 반려동물 산업의 주요한 성장 이유이다. 
 

경제산업으로서의 성장에 맞춰 성숙한 문화산업으로서의 고도화는 반려동물 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 산업이 경제산업으로서의 산업적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 걸맞은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안정과 풍요로움을 제공하고 이를 통한 반려동물 산업의 문화적 역량이 사회적 발전을 이루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 산업의 1차 대상인 반려동물과 양육하는 반려인은 물론이고 이들과 분리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비반려인까지도 서로를 고려하고 배려하며 공간을 존중하는 성숙한 문화산업으로의 성장이야말로 반려동물 산업이 현재의 경제적 성장을 건강하게 계속 확대해 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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