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미국 농업의 보고 캘리포니아
2. 신선편의(fresh-cut) 식품이 뜬다
3. 농산물 또 하나의 가치 `수확후 관리''
4. 기업마인드로 승부하는 사람들
5. 농산물 유통의 핵심주체 팩킹 하우스(Packing House)
6. 협동조합의 모델 `썬키스트''
7. 대미 농산물 수출의 현주소 및 대응방안

기업농을 표방하는 미국의 쌀 농가들도 최근에는 쌀 값 하락과 지대 및 농기자재 값 상승 등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넓은 토지를 바탕으로 기계화된 영농을 하고 있는 미국의 농가들이지만 그들도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미국의 농가들은 `농업도 경영''이라는 기업 마인드로 승부하고 있다.
신유통투어단이 방문한 세크라멘토내 쌀 농가도 그중 하나였다.

# 4대째 벼 농사···연 20억원 매출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쌀 주산지로 유명한 세크라멘토(Sacramento). 계속되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끝없이 이어진 농지를 따라 방문한 곳은 1920년부터 4대째 쌀농사를 짓고 있는 스팽글러(Spangler)씨의 농장.

10월 수확을 앞둔 스팽글러씨는 경작규모만도 4000에이커(486만평)에 달하는 대표적인 기업농이다.
현재 농지의 60%가량은 본인 소유로 돼 있으며 나머지 40%는 에이커당 연간 150~200달러씩의 임차료를 받고 위탁영농을 하고 있다. 연간 순수익만도 20억여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체 이상의 경영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 그도 갈수록 높아만 가는 영농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스팽글러씨는 영농활동시 철저한 경영자 입장에서 기업적 마인드로 판단한다.
그 예로 현재 수확한 벼를 협동조합이 아닌 일반 브로커를 통해 팔고 있다.
그 자신도 5년전까지는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수확한 벼를 협동조합을 통해 판매했으나 대금정산이 늦고 판매 수수료가 브로커보다 높아 거래처를 바꿨다.

“5년전에 협동조합을 탈퇴하고 지금은 대금 정산이 빠르고 판매수수료가 낮은 브로커를 통해 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브로커를 통한 거래가 비록 위험부담은 높지만 대금정산이 빠르고 수수료도 협동조합이 판매액의 5%인데 비해 브로커는 2%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팽글러씨와 같은 농가들의 선택은 협동조합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스팽글러씨는 “과거 세크라멘토 내에는 `파머스 라이스 콥(Farmer''s Rice Coop)''과 `라이스 그로어스 콥(Rice Grower''s Coop)'' 등 2개의 협동조합이 있었으나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조합원의 탈퇴와 이용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라이스 그로어스 콥''은 7~8년 전에 이미 파산했고, 현재는 `파머스 라이스 콥''만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 쌀값 하락에 기자재가격은 상승으로 수지 맞추기 어려워
“쌀 가격은 하락한 반면 지대와 농기자재 가격 등의 상승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많아 올해는 영농규모를 줄이는 대신 용수사용권을 타지역에 팔았습니다. 또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지난해까지 유기농 쌀과 사료작물을 같이 생산했었는데 수지가 맞지 않아 유기농쌀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스팽글러씨는 “협동조합과 쌀 생산농가 모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지리적 위치상 사막기후로 11월부터 2월까지는 겨울철 우기이다. 이때 시에라 네바다산맥에 쌓인 눈이 농업용수로 활용된다. 봄이 돼 겨울에 쌓인 눈이 녹으면 그 물을 댐에 저장, 수로를 이용해 농작물 생육기인 봄·가을에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기농쌀 사료작물로 전환, 벼건조 설치로 돌파구
세크라멘토 지역도 건조한 날씨덕에 병해충이나 잡초가 거의 없는 반면 물이 부족하고 지대와 농기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많은 농가들이 경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스팽글러씨는 올해 500에이커 가량의 경작규모를 줄이는 대신 농지조합으로부터 에이커당 100달러에 샀던 용수사용권을 LA에 250달러씩 받고 팔았다.

벼농사보다는 용수를 파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다 지난해까지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경작했던 200에이커에 달하는 유기농 쌀 경작을 그만 두는 대신 그 자리에 사료작물인 알팔파를 심었다.
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농장에 근무하는 인력도 임금이 싼 멕시코인을 채용, 영농철에는 25명을 상주 고용하고 있지만 겨울철에는 파트타임제로 운용하고 있다.
스팽글러씨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당 3만달러씩 들여 21개의 건조장도 설치했다

그는 “일반 업자에게 맡기면 100파운드당 1달러가 소요되는데 비해 자체 건조장에서는 15센트면 가능하다”며 “농가의 건조장 보유율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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