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

 

서울 도시 속 귀한 녹색 공간이 있다. 홍릉숲이다. 홍릉숲을 들어봤거나 방문한 적 있는지? 서울 동대문구 천장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홍릉숲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다른 숲과는 달리 역사적 배경과 독특한 기능을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홍릉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비인 명성황후의 능이다. 1919년 고종 황제가 승하한 뒤 남양주 금곡으로 이장돼 지금 이곳에는 능터만 남아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격동의 한국사를 고스란히 경험한 홍릉숲은 다행히 지금까지 울창한 숲을 보전하고 있다.

홍릉숲의 전체 면적은 41.5ha(125000)이다. 그 안에는 2035(나무 1224, 811) 2만여 개체의 식물과 다양한 동물, 곤충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홍릉숲의 식물 유전자원은 체계적으로 수집되고 관리된 덕분에 우리나라 기초 식물학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또 도시숲의 기능, 산림 물순환, 버섯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홍릉숲은 이러한 역사성과 희귀성, 학술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산림청으로부터 국가산림문화자산 제1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1993년 이전까지 홍릉숲은 식물유전자원의 보존과 학술 연구를 위해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립산림과학원은 홍릉숲의 다양한 혜택을 시민과 나누고자 1993년부터 홍릉숲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역주민과 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탐방 시간을 점차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확대하는 등 홍릉숲의 혜택을 시민과 나누려는 노력을 강화했다.

산림과학원은 홍릉숲을 시민과 함께 즐기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면 숲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중 화요일~금요일에는 3, 주말에는 2회 사전 신청을 한 시민들을 위한 숲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말에는 정해진 시간에 누구나 와서 홍릉숲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했다.

둘째, 시민들이 홍릉숲의 아름다움을 적기에 맞춰서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꽃을 즐기러 오는 방문객을 위해 홍릉숲 수목의 개화일 예측 정보를 담은 홍릉숲의 개화라는 연구자료를 발간하기도 했다. 매년 가을에는 홍릉숲 나무들의 단풍 시작 예상일을 담은 홍릉숲 단풍달력을 발표했다. 관련 정보는 산림과학원의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로도 제공하고 있다.

셋째, 올해 처음으로 홍릉숲의 가치뿐만 아니라 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를 시민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는 홍릉 시민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3회차까지 진행됐으며 오는 26홍릉숲, 터 이야기라는 마지막 강좌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홍릉숲의 소리를 지니뮤직의 콘텐츠로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새로운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산림과학원은 홍릉숲의 다양한 가치를 시민과 나눌 수 있는 홍릉숲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할 것이다. 이는 숲과 과학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여러분을 도심 속의 숨겨진 보물 홍릉숲에 초대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