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KREI 릴레이 세미나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입맛과 과수산업을 둘러싼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유통·소비 전 분야에서 과수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윤종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예경제연구실장은 농경연이 지난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제4KREI 릴레이 세미나에서 과수산업 여건 변화와 대응과제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과수산업이 직면한 도전을 살펴보고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윤 실장에 따르면 현재 국산 과일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수입 과일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 과일의 1인당 소비량은 200958.9kg으로 정점을 찍은 뒤 연평균 3.0% 감소해 202140.8kg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 과일은 8.8kg에서 12.9kg으로 연평균 3.2%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 과일 소비가 늘어난 이유로는 맛, 저렴한 가격 외에도 소비자 취향의 다양화가 지목됐다. 실제로 농경연이 조사한 설문조사에선 수입과일을 구매하는 이유로 응답자 18.4%국내 생산이 안돼서라고 답했다.

게다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통상환경이 변하면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윤 실장은 수입국 권한을 제한하는 강화된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을 마련하라는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과일 수입 개방폭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통상환경 변화로 SPS 수입금지가 해제될 경우 사과, , 감귤 등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외국산 동일 품목의 수입 증가가 불가피하므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실장은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제로 미래형 스마트 과원을 통한 노동력과 비용 절약 과수 재배 품종의 다양화를 촉진하기 위한 수요자 맞춤형 과수 신품종 연구·개발(R&D) 협의체 구축과 운영 신품종 현장 수용성 확대를 위한 유인책 마련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선별 품질관리 체계 강화 과수 품목·품종별 특성을 반영한 표준등급제 도입 객관적·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과일 효용성 홍보 강화 등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걸친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에 대응하는 품목·품종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를 표했다.

안병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한우고기와 외국산 소고기가 경쟁하는 축산물과 달리 과일은 국산 사과와 수입 사과가 경쟁하는 구도가 아니다소비자들의 입맛이 전혀 다른 새로운 과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소비자 선호 자체가 변하는 상황에서 과수산업도 국산 축산물처럼 비싸더라도 고품질로 소비자들이 사 먹게 하겠다는 방향은 재고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기계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과수 시장을 개척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장은 소비자들이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지난해부터 품질 인식 조사를 하면 소비자들은 외형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앞으로 유럽이나 미국처럼 기계화를 통해 외형은 다소 포기해도 맛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과수 시장과 맛은 물론 모양, 색 등을 철저하게 고급화한 과수 시장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과수산업을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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