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톨 한톨 농심의 마음…“따뜻한 쌀밥으로 하루 시작하세요”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왼쪽부터)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국장(5번째), 우성태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7번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8번째) 등 내빈들이 쌀의 날 기념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국장(5번째), 우성태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7번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8번째) 등 내빈들이 쌀의 날 기념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쌀은 세계 80억 인구의 절반가량이 기초 식량으로 이용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식량자원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반만년 역사와 함께해 온 주식(主食)이자 민족문화의 뿌리로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우리나라는 한때 쌀 생산량이 500만 톤을 상회하며 민족의 숙원이던 쌀의 자급을 달성하며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자 농업이 국가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왔다. 비록 국민 식생활의 고급화·다양화 등으로 밥상용 쌀의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먹거리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지정된 특별한 날이 바로 8월 18일 ‘쌀의 날’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 우리 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한자어 쌀 ‘미(米)’자가 ‘八(8), 十(10), 八(8)’이란 숫자로 풀이되는 점에 착안해 ‘쌀 한 톨을 생산하기 위해선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제정했다. 이후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년 쌀의 날을 기념해 국민들에게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 왔다.

올해도 18일 쌀의 날을 기념해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범국민 홍보활동이 펼쳐졌다. 쌀의 날 전날인 지난 17일에는 지에스(GS)리테일, 농협경제지주와 ‘전국민 아침밥 먹기’ 캠페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문가 심포지엄을 개최해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쌀의 날 당일인 18일에는 광화문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기념행사와 함께 쌀·쌀가공식품 대국민 나눔 캠페인이 마련돼 출근길 직장인 등에게 아침밥 대용 쌀가공식품 꾸러미를 나눠줬다. 아울러 지난 17~19일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서 가루쌀빵 반짝매장(팝업스토어)을 열어 지역 유명 베이커리가 개발한 가루쌀빵 신메뉴를 선보이기고 했다. 이밖에 전국 지자체와 농협도 가루쌀 제품 나눔행사와 쌀 나눔·판촉행사가 열렸으며, 특히 한국가스공사는 쌀의 날과 공사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소외 이웃을 대상으로 ‘사랑의 쌀 나눔’을 마련해 훈훈한 정을 전하기도 했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국민이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인식하고 따뜻한 쌀밥으로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라며 “정부도 앞으로 농협, 생산자·소비자단체 등과 협력해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국민들도 쌀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8월 18일 ‘쌀의 날’을 맞아 쌀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와 가치를 소개한다.

# 반만년 역사와 함께한 ‘쌀’

언제부터 우리는 쌀을 먹게 됐을까?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충북 청원군 소로리 구석기 유적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정받은 약 1만3000~1만5000년 전의 야생 벼와 재배 벼의 중간인 볍씨가 발견된 바 있다. 또한 1991년 발굴된 가와지볍씨(재배볍씨)는 신석기 시대인 573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점을 보면 신석기 시대부터 직접 재배해 쌀을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북쪽을 통해 들어온 쌀 재배는 남부지역으로 파급되면서 기후와 지세, 수원의 편리 등 유리한 조건으로 인해 영남지방과 호남지방에서 특히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삼국사기’에 백제의 쌀농사에 관한 기록이 많은 점을 볼 때 삼국시대에 쌀농사가 상당히 발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통일신라시대에 주식으로 기반을 굳힌 쌀은 고려시대에는 화폐로까지 사용할 정도로 일반화됐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 다양한 권농정책이 추진되면서 쌀이 우리 민족의 주식으로 뿌리내리게 됐다.

# ‘쌀’이 가진 특별함

이처럼 오랜시간 쌀은 우리 민족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육체적·정신적인 힘의 원천이 됐다.

쌀은 인간에게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주 기능과 함께 건강을 보호·증진시키는 부수적인 기능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30~40%를 쌀에서 섭취하고 있다. 이런 쌀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여기에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풍부해 성장발육 촉진과 두뇌 발달,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고 칼슘, 철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빈혈이나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쌀밥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반찬과 국이나 찌개와 함께 먹기 때문에 오히려 단백질, 비타민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식사 후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을 흡착·배출하는 과정에서 포만감이 생겨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쌀이 만성질환이나 성인병, 비만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또 다른 쌀의 특별함은 우리 고유의 식(食)문화를 형성해 왔다는 점이다.

식문화는 오랜 기간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건강유지와 장수를 위해 쌓은 사상과 관습에 따라 만들어진다. 국가마다 식문화가 다른 이유다. 우리 역시 한반도라는 지역적 특성과 식량자급의 가능성, 가공조리의 간편성, 맛과 기호 등에 관한 오랜 경험과 연구 끝에 만들어진 독특한 한식문화를 갖고 있다.

따라서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은 풍토에 적합해 비교적 생산이 용이하고 수확량도 많은 쌀이 우리 식생활의 근원이 돼 왔으며, 한식문화를 이루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쌀밥을 기본 식사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한식 메뉴를 만들어 왔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인 한식은 다양한 반찬과 함께 제공돼 풍성한 식사와 함께 영양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함을 갖고 있다.

이처럼 쌀은 민족과 역사의 정체성과 연관된 요소로서, 음식으로서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문화적인 유산이라 할 수 있다.

# ‘천원의 아침밥’ 등 쌀 소비문화 확산에 전력

농식품부는 건강한 쌀 소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지원사업 중 하나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다. ‘천원의 아침밥’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밥을 제공해 청년층의 건강한 쌀 소비문화를 북돋우는 사업으로, 농식품부가 학생 1인당 1000원을 지원하면 학교가 나머지 부담금을 지원해 학생이 1000원에 아침밥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자체와 대학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추가모집까지 진행되면서 오는 11월 30일까지 전국 145개 대학교, 234만 명의 대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다. 당초 올해 목표로 했던 69만 명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로 7억7800만 원이었던 지원예산 역시 추가 예산 확보를 통해 25억100만 원으로 늘었다.

사실 2021년 기준 20대 아침식사 결식률이 53%에 달할 정도로 청년층의 영양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천원 아침밥’은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아침 식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쌀 중심 식습관 형성을 촉진시켜 쌀 소비 기반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우수 정책사례로 꼽히고 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대학의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 단가 인상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며, 기업·동문회 참여 기금을 연계하는 방식 등 다양한 민·관협력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박수진 실장은 “정부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등 세대별 맞춤형 쌀 소비문화 형성을 다각적으로 지원해 쌀 소비 확대를 통한 쌀 수급 균형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푸부는 2015년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쌀의 날 기념행사 모습.
농림축산식푸부는 2015년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쌀의 날 기념행사 모습.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Tip] ‘맛있는 쌀밥’에는 노하우가 있다

‘맛있는 쌀밥’은 어떤 밥일까. 사실 밥에는 미미한 단맛 이외에 달다·맵다·떫다·쓰다 등 네 가지 맛은 매우 낮아 거의 맛을 지니지 않는다. 대신 입으로 느끼는 ‘구미’나 ‘향기’가 우선하는 음식이다. 그런 측면에서 쌀밥을 먹을 때 느끼는 감촉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입 안에 넣었을 때 느끼는 감촉과 밥알을 씹었을 때 느끼는 감촉이다. 이 두 가지 감촉을 만족시킬 때 ‘밥이 맛있다’라고 느낀다고 한다. 보다 전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밥알에는 보통 ‘밥물’의 농축된 막이 있는데 이 막이 밥알 전체에 고루 덮여진 밥이 맛있는 밥이다. 즉 밥을 짓는다는 것은 쌀이 가지는 끈기, 결국 ‘밥물’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면 맛있는 쌀밥을 먹기 위해서는 어떤 노하우가 필요할까. 그 팁을 소개한다.

# 좋은 쌀 고르는 건 기본

맛있는 쌀밥을 짓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쌀을 골라야 한다. 좋은 쌀을 고를 때에는 생산일자과 도정일자 확인이 필수. 수확 직후의 햅쌀은 윤기가 있고 수분함량이 높으며, 점성도 강해 밥맛이 좋다. 여기에 최근 도정된 쌀을 구매하되 쌀알에 금이 가거나 부서지지 않은 쌀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자칫 쌀알에 금이 가 있거나 부서진 쌀이 섞여 있으면 밥이 찰기가 없고 질척해질 수 있다.

# 밥 짓기가 밥맛의 성패를 좌우

좋은 쌀을 골랐다면 이제는 밥 짓는 순서가 중요하다. 쌀을 씻을 때 첫 물은 쌀겨 냄새가 밸 수 있으니 빨리 헹구는 게 좋다. 밥솥에 불리기 기능이 없다면 여름엔 30분, 겨울엔 1시간 정도 쌀을 불리면 좋다. 밥물은 쌀 부피의 1.2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불린 쌀은 1.1배, 잡곡 쌀은 1.7배, 묵은쌀은 1.5배의 물을 부어주는 게 좋다.

밥물까지 맞췄으면 취사 버튼을 누르고 밥이 다 될 때까지 기다린 후 밥이 다 되면 뒤섞어 주기를 해 밥 전체의 수분 평형을 맞춰주면 맛있는 쌀밥이 완성된다.

# 묵은쌀로도 햅쌀의 밥맛 낼 수 있어

묵은쌀로도 햅쌀의 밥맛을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 다시마를 2~3조각 올려 밥을 짓거나 쌀을 씻은 후 식초를 3방울 넣고 1시간 이상 쌀을 불린 다음 밥을 하면 쌀의 묵은내가 사라진다. 묵은쌀 3컵에 소주나 청주 1스푼을 넣는 것도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 밥에 윤기가 흐르고 맛이 좋아진다.

# 소량 냉장 보관시 오랫동안 밥맛 유지해

항상 맛있는 쌀밥을 먹기 위해선 보관도 중요하다. 남은 쌀과 새 쌀을 섞어서 보관하면 오래된 쌀의 쌀겨가 새 쌀의 질을 빨리 상하게 하므로 반드시 따로 구분해 쌀통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이때 고추나 마늘을 넣어주면 쌀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냉장 보관하면 좋으며, 밀폐용기나 페트병 또는 일회용 비닐 지퍼백에 소량씩 담아 보관하면 쌀 고유의 향미가 오래동안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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