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통한 치유·힐링…노인·장애인가족까지 확대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가족재활승마 시범사업이 진행된 모습.
가족재활승마 시범사업이 진행된 모습.

말과 교감을 통해 심신의 병을 치료하는 홀스테라피에 이어 재활·힐링 승마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전국 150여 개소 협력 승마시설에서 국민 3100명을 대상으로 재활·힐링 승마를 운영 중이다.

마사회는 2006년부터 장애인 대상의 재활 승마를 시작으로 소방·교정·방역·해경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위험군 스트레스에 노출된 공익 직군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는 60세 이상 시너어들을 위한 실버 힐링승마, 장애인과 더불어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가족재활승마가 시범적으로 운영됐다.

# 실버 힐링승마 통한 자신감 회복

실버 힐링승마는 지난 5월~지난달까지 마사회 힐링하우스 교육장에서 진행됐다. 12명의 참여자들은 8회에 걸쳐 말과 교감하는 방법을 익혔다. 강습에 활용된 승용마는 평소 온순한 성향이지만 몸무게가 600kg에 달하기 때문에 다가가기 쉽지 않았다. 이에 말과의 교감이 굉장히 중요했다.

힐링승마 교육을 맡은 신정순 코치는 말의 표정과 행동관찰, 손질, 끌기 등 사람과 말이 서서히 교감할 수 있는 과정으로 준비했다. 만지는 손길조차 어색했던 참여자들은 3주 만에 말과 나란히 산책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6주차에 직접 말에 올랐다.

폭염으로 말이 힘든 날에는 승마 대신 말이 좋아하는 샤워와 털 손질로 교감을 나눴다.

힐링승마에 참여한 권경혜 씨는 “말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으로 살았는데 힐링승마를 통해 말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말이 알아보고 반응할 때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고 꼭 말을 타지 않아도 함께하는 시간만으로 힐링이 됐다”고 전했다.

참여자들은 말과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은 물론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바탕으로 자신감도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신체활동을 통해 근력과 체력이 향상됐다. 마사회는 고령층의 새로운 레저로서 승마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 재활승마, 말을 통한 회복 제공 

재활승마 시범사업은 참여 대상을 장애인 본인에서 가족까지로 범위를 넓혔다.

시범사업에는 두 가족, 5명이 참여했는데 각 가족별로 회당 약 1시간씩 여덟 번이 진행됐다.

장애인 참가자는 말의 움직임에 따라 평소 쓰지 않던 근육에 자극을 받음으로써 신체적 재활에 도움을 받았다.

신 코치는 “말과 만나는 활동은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승마는 신체적 재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말과의 상호작용으로 아이에게 독립성과 자존감을 일깨워준다”고 밝혔다.

아이가 말에서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던 가족들도 직접 강습에 참여했다.

장예은 씨는 “엄마가 아닌 한 명의 강습생으로 오랜만에 독립된 자유를 느꼈다”며 “직접 말을 타보고 우리 아이가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매와 참여한 이윤진 씨는 “남매 사이에 공통의 관심사가 생겼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늘었다”며 “강습 후에도 마방에서 말을 보며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앞으로도 계속 말을 보러 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마사회는 다음달부터 실버 힐링승마, 가족 재활승마 2기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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