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성수품 작황 좋지 않아 가격↑…채소류, 작황 양호

[농수축산신문=박세준·이두현 기자]

추석 성수품인 사과와 배는 올해 냉해와 우박,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연달아 영향을 주며 생산량과 품위가 평년에 비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농산물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햇사과 경매 장면.
추석 성수품인 사과와 배는 올해 냉해와 우박,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연달아 영향을 주며 생산량과 품위가 평년에 비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농산물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햇사과 경매 장면.

올해 추석 대목의 과일 성수품들은 개화기 냉해를 시작으로 생육 과정에서 우박, 수해, 폭염 피해가 잇달아 전반적으로 품위가 떨어지고 생산량 역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채소류는 추석 시기 소비되는 대부분 품목이 수해 피해가 적었던 강원, 경기 지역에서 생산돼 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추석이 다소 늦은 편이기에 이달 기온과 강수량, 태풍의 국내 영향 여부가 농산물 수급과 시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의 명절 선물가액 상한액을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상향하면서 추석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29일 추석을 앞두고 주요 농축산물의 수급·가격을 전망했다. <편집자 주>

 

농산물

# 사과·배 생산량시세, 포도 작황은 양호

 

추석 대목장의 제수·선물용으로 주요 품목인 사과와 배는 전반적인 작황이 좋지 않아 물량 부족으로 시세가 다소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샤인머스캣, 거봉 등 포도류는 작황이 양호해 시세 안정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이은 기상재해로 사과··복숭아 등 주요 과수의 피해가 발생해 생산량과 품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개화가 빨라진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한파로 냉해를 입었고 뒤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우박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7월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전북, 경북, 충북 등 과수 주산지를 덮쳤다.

그 결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을 각각 46만 톤, 197000톤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9%, 22% 감소한 수치다. 추석을 앞두고 제수·선물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생산량 부족에 따른 시세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희 중앙청과 과일영업관리이사는 사과·배 개화 시기의 냉해로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기형과가 많아 전반적인 상품성이 떨어지고 작황도 좋지 않다특히 올해 사과의 경우 경도가 낮아 저장성이 나쁜 관계로 출하가 빨리 진행되면서 추석 성수기 물량이 더욱 부족해져 시세는 다소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배 역시 작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추석이 늦은 관계로 충분히 과 비대가 이뤄진 후 출하가 진행된다면 어느 정도 생산량 부족을 복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강상조 한국과수협회장은 최근 몇 년간 추석이 이른 관계로 자연적으로는 추석 성수기에 배 성장을 맞출 수 없어 지베렐린을 살포하거나 조기 수확해 맛이 좋지 않았다올해 배 작황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추석이 늦은 관계로 약제 없이 충분히 생육시킨 후 출하가 가능해 과육 크기와 맛이 최근 몇 년에 비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달 초중순 출하되는 만생종 복숭아 역시 생산량 부족으로 다소 높은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유통관계자들은 이처럼 과일 시세가 장기적으로 높게 유지된다면 추석 선물 수요가 공산품, 축산물 등으로 옮겨가고 추석 이후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상국 한국청과 상무는 대부분의 유통 업체에서 추석 보름 전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선물용 상품 준비를 시작한다전반적인 과일 시세가 계속 높게 형성된다면 과일 선물 세트를 줄이고 공산품, 축산물 등으로 물량을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최지윤 이마트 과일팀장은 생산량 부족으로 사과 도매시세가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높은 가격으로 인한 소비 부진이 심해지면 결국 생산 농가에 피해가 가고 추석 이후 나오는 부사 품종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적정 가격 조율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포도 작황은 양호해 도매시세가 안정적이다. 농경연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포도 생산량이 196000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농산물 유통업계는 샤인머스캣 재배가 늘며 캠벨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작황이 양호한 만큼 시세는 추석 성수기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 채소류 작황 양호, 안정적 시세 유지할 듯

채소류는 전반적으로 작황이 양호해 추석 전까지 태풍 등 특별한 기상재해가 없는 한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경기 이남 지역이 심각한 수해를 입으며 채소류의 도매시세가 일시적으로 급등했지만 대체 정식과 경기, 강원 지역의 작황 호조로 현재는 많이 안정된 상태다. 이와 함께 휴가철이 끝나고 개학 등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추석 대목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소비가 원활히 이뤄져 채소류 시세는 안정적일 것이라는 게 농산물 유통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동진 한국청과 상무는 추석 성수기에 소비되는 대부분의 채소 품목이 경기, 강원 지역에서 생산되는 데 이 지역은 올해 장마, 태풍 피해가 미미해 농산물 수급에 큰 차질은 없다갑작스러운 폭염·폭우나 태풍의 영향이 없는 한 추석 성수기의 채소 수급·시세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추석 성수기에 가정 소비, 제수용으로 농산물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만큼 이에 따라 시세 역시 잠시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가격 상승에 대한 지나친 대응을 경계했다.

변재민 이마트 채소팀장은 태풍 카눈이 강원 지역을 지나갔다고 하지만 실질적 피해는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추석 성수기에 품목별로 1.5배에서 2.5배 정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맞춰 특별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이, 애호박 등 과채류의 경우 물량이 크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폭염으로 인해 품위가 다소 좋지 못해 향후 기상이 관건이라는 의견이다.

최선만 서울청과 부장은 현재 출하되는 오이들은 색택도 좋지 못하고 단맛이 적고 쓴 경우가 더러 있다앞으로 더위가 한풀 꺾이고 밤낮으로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야 과실에 영양분이 제대로 가 품위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추·무도 지난달 중순 이후 시세가 안정됐으며 이달 작황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돼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행서 대아청과 차장은 강원 지역 고랭지 배추·무에서 일부 병해가 발생한 경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작황이 양호해 병해 확산이나 특별한 기상 이변이 없는 한 생산량은 안정적일 것이라며 김치 제조 업체들의 자체 비축 물량도 거의 소진된 것으로 파악되고 추석을 맞아 가정에서 김치도 담그면서 소비가 원활히 이뤄져 시세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산물

# 가격은 큰 변동 없지만 햇대추는 오를 것으로 보여

 

제수용품으로 쓰이는 밤과 곶감은 지난해와 큰 가격 차이는 없겠으나 생대추는 악천후 여파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산림조합 임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밤은 지난달 소비지 평균가격이 상품 기준 kg6054원으로 지난해 동월 5991원보다 높았지만 올해 밤 작황이 좋아 이달 초부터 햇밤이 출하되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택 농경연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태풍 피해가 적은 등 밤 작황이 지난해보다 좋았다이달 말인 추석 즈음에는 가격이 지난해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곶감도 지난달 소비지 평균 가격이 상품 기준 kg26967원으로 전년 동월 평균가격인 31000원보다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곶감의 원료감 작황이 좋아서 곶감의 생산량과 저장량이 수요에 비해 충분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추석에도 반등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반면 대추는 제수용으로 많이 쓰이는 생대추가 기상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 올해산 생대추 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안현진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추석 전후에 수확하는 올해산 생대추는 초반 착과량이 적은데다 비 때문에 낙과도 많이 돼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상승을 예측했다. 다만 건대추는 저장물량이 충분해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조합은 임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행사, 특별시장공급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임업진흥원과 함께 추석맞이 임산물 특별기획전을 열어 우체국쇼핑과 네이버쇼핑 안에 온라인 임산물관을 만들어 제수용품, 임산물 선물세트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라 전했다. 특별기획전은 오는 11일부터 진행되며 10~15% 할인된 가격으로 임산물을 판매할 예정이다.

산림조합도 전국 12개 임산물 직거래장을 통해 각종 임산물을 시중보다 할인해서 판매할 계획이며 산림조합의 인터넷 쇼핑몰인 푸른장터에서도 할인행사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그 외 산림청은 추석맞이 성수품 특별공급으로 밤 210, 대추 18, 1.5톤 등을 추석 전 2주에 걸쳐 산림조합을 통해서 공급할 예정이며 산림조합은 공급받은 물량을 하나로마트, 도매시장 등을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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