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기계화 시급한 작물로 마늘·양파 선정 기계화 수확, 인건비·시간 줄일 수 있어

농업인 기계화 체감도 높아진다면 밭작물 기계화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

 

우리 농촌은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농촌의 하루 일당이 15만 원을 넘어섰고 때에 따라서는 웃돈을 줘야 일손을 구할 수 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이러다 보니 2030년 이후에는 농기계가 없으면 즉각적인 농작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농업에 있어 기계화가 필요 불가결한 사안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말일 것이다.
 

논벼 기계화율은 99.3%로 기계화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밭작물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기준 밭작물 기계화율은 63.3%로 10년 전(50.1%)보다 13.2%포인트 증가했지만 노동력이 많이 들고 정밀함을 요구하는 씨를 뿌리고(파종) 옮겨 심는(아주심기) 작업이나 수확 작업은 각각 12.2%, 31.6%로 기계화가 미흡해 농업인들이 이 부분에서 기계화를 체감하기란 아직도 요원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종횡무진 프로젝트’를 추진해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 농업 현안을 해결하려 힘쓰는 중이다.
 

종횡무진 프로젝트란 핵심 농업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4개 소속기관,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 농업인, 산업체 등과 협업하는 국가 임무 중심 정책 주도형 프로젝트다. 여기에는 모두 5개 사업이 있는데 국립농업과학원은 이 중에서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재배기술 개발 및 현장 확산’을 맡아 추진한다.
 

국립농업과학원은 기계화가 시급한 작물로 마늘과 양파를 선정했다. 마늘과 양파는 다른 작물보다 단위 면적당 심는 개수가 많다. 마늘은 10아르(a)당 종자 4만 쪽 정도, 양파는 3300주 정도를 심는다. 그만큼 인건비가 많이 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가 바로 기계를 이용한 파종‧아주심기다. 이와 함께 마늘, 양파를 논에 심었을 때 빠르게 수확해야 벼를 이어 심을 수 있는데, 이때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 기계화 수확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재배기술 개발 및 현장 확산’을 위한 첫 단계로 충남, 전남, 경남, 경북도 농업기술원, 농협, 농기계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서 올해 5월부터 경남 합천, 남해, 전남 구례, 경북 영천, 충남 공주에서 마늘 기계 수확 현장연시회를 열었다. 전남 해남과 무안에서는 ‘마늘 기계 수확 작업체계’ 실증도 이뤄졌다.
 

특히 경남 합천의 현장연시회에선 마늘 줄기절단기, 굴취기, 수집기 등 6기종, 정밀재배에 필요한 비산저감형 드론방제기와 자주식 다기능 정밀관개시스템, 차압통풍 예건 장치, 소형 철재 팰릿 저장기술을 소개하고 연시했다. 기존의 생산 농기계와 정밀재배기술, 저장기술을 연계해 기계화 활용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전남 무안과 신안에서는 양파 줄기절단기, 굴취기, 수집기를 통한 양파 기계 수확 실증을 진행했는데 양파 수집기는 농가의 의견을 반영해 개선 중이다.
 

9월과 10월에는 충남 홍성, 전북 완주, 전남 해남 등에서 조파식 마늘 파종과 관련, 11월에는 전남 함평, 신안, 경남 합천 등에서 양파 아주심기와 관련해 연시회를 열 예정이다.
 

현장연시회로 마늘과 양파의 파종·아주심기, 재배관리, 수확, 건조·저장이 모두 연계된 스마트 기계화 재배기술이 소개되고 농업인의 기계화 체감도가 높아진다면 밭작물 기계화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인다면 이른 시일 내에 다른 작물에도 스마트 기계화 재배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