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원유,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 농자재 가격 등 농산물 재배 비용도 상승하니 농산물 가격도 올라야 하는 게 당연한 데 농산물 가격이 조금 높다 싶으면 마치 물가 불안의 원인처럼 언론에서 떠들어대니 분통이 터진다.”

지난달 취재를 위해 연락한 강원 지역의 농업인은 연달아 보도되는 배추 가격 보도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재배 비용이 상승하는 만큼 충분히 농산물 가격이 형성되지도 않아 오히려 농가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데 마치 농산물이 물가 상승의 주적인 양 보도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여전해 추석을 보름 남짓 남긴 지금 언론에서는 연일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다는 기사를 내고 있다. 이러한 기사들의 조회 수가 올라갈수록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농업인들의 속은 타들어 갈 것이다.

올해는 참 여러 농산물이 ()’이 됐다. 지난 7월 집중호우가 휩쓸고 간 직후 언론은 상추 등 채소류 가격의 고공행진을 외쳤고 지난달에는 고랭지 배추가 대상이 됐다. 이러한 보도에 빠지지 않는 표현이 금값이다.

그렇다면 금값 농산물을 판 농업인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졌을까.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 돈(3.75g)201417만 원 내외에서 지난해 33만 원으로 90% 이상 상승했다.

이에 비해 올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농가경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농가에서 농산물 재배로 벌어들인 수익인 농업 총수입은 201432179000원에서 지난해 34604000원으로 7.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경영비는 21875000원에서 25119000원으로 14.8% 증가해 수익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그 결과 총수입에서 경영비를 뺀 농업소득은 201410304000원에서 지난해 9485000원으로 역성장했다.

집중호우로 상추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은 맞지만 출하물량이 얼마 되지도 않았고 쓸려간 농자재, 시설을 고려하면 농가의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배추 역시 잠시 가격이 상승하나 했더니 정부의 비축물량 방출과 언론의 호들갑으로 금세 시세가 주저앉았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고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지니고 있다.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보도하기에 앞서 현상의 원인과 당사자들의 입장을 자세히 살피고 사회에 끼칠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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