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훈 순천대 산학협력단 부단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2050 탄소중립이 2020년 10월에 선언된 이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이 2021년 9월에 공포돼 탄소중립 추진의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됐다. 이어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이 확정돼 2050 농축수산부문 탄소 배출량은 2018년 2470만 톤 대비 37.7% 줄어든 1550만 톤으로 탄소 감축목표가 설정됐다. 국내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 수준으로 미비하다. 하지만 농업 부문 탄소 배출량은 농업 생산 부문에 집중돼 조사한 결과로 농산물의 유통·소비 부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조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농업 부문은 기후 의존성이 매우 높은 산업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타 산업 분야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은 양이라도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농축산부문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2021년 12월 27일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감축 로드맵에 따르면 감축 수단을 비에너지와 에너지 분야로 구분했다. 비에너지 분야에선 논물관리, 가축 분뇨, 생산성 향상 등 농업에 투입되는 물, 비료, 분뇨처리 등 농업의 자원 과잉과 재활용, 효율화를 주제로 목표 설정이 됐으며 에너지 분야에서선 고효율 에너지 설비와 농기계 석유 수요 감축을 통한 에너지 소비 감소로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농축산부문 탄소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선 정부와 농업관계자, 연구기관 등의 이해 관계자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에서는 농축산분야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저탄소 농업 실현을 위해 저탄소 농업 이행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저탄소 농업 지원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시설투자를 지원하는 시설설치 지원사업 등 다양한 정책·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산하 연구기관과 산업체에서도 저탄소 농업에 기여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활동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사례로 벼 생육 중 물이 필요하지 않은 ‘무효분얼기간’ 중에 논에 물을 빼 산소가 필요하지 않은 혐기성 토양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 산소가 필요한 호기적 환경으로 변화시켜 메탄 생성균의 활성을 감소시키고 메탄을 먹이로 하는 산화균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메탄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등의 물관리 기술을 통한 탄소 절감 기술과 토양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쉽지 않아 탄소를 반영구적으로 토양 속에 격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토양 탄소흡수 소재인 바이오차를 이용해 효율적인 탄소저장을 유도하는 탄소 저장능력 강화 기술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정밀농업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정밀농업이란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수집·분석, 자동화 시스템, 수확량·농약 등의 사용량 모니터링 등 농업 생산의 다양한 측면을 최적화하는 농업기술로 농업 생산 효율 최적화를 통해 농기계 작업, 농약·비료 살포 등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과 농작물과 토양·물·양분 등 자원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저탄소 농업에 이용될 수 있는 농업기술이다.

이렇듯 농업 부문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정책과 R&D 활동은 매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농업 부문 종사자들의 참여 의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1년 조사한 농업인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으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지한 비율은 논벼 농가 76.1%, 시설재배 농가 77.6%, 축산농가 87.6%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농축산업의 탄소중립 목표와 온실가스 배출 인지 여부를 조사하면 ‘조금 알고 있음’ 응답률이 논벼 농가 32.5%, 시설재배 농가 39.5%, 축산농가 48.6%로 상대적으로 저조해 농축산업 분야의 온실가스 목표 동참에 대해선 긍정적 응답률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 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큰 이유는 실제 작업 환경을 고려했을 때 탄소중립 농업은 초기 고비용 투자, 노동력 증가, 한시적 생산성 감소 등 부담되는 농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생산비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정부 지원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정부의 경제적 인센티브 사업을 적절히 활용해 저탄소 농업을 실천하는 농가가 늘어난다면 국가 식량안보 확보와 탄소중립 목표 실현은 달성될 수 있는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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