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ESG 경영에 대한 축산업계 이해도 낮아

기본개념 정확하게 알고 추진해야

축산업 현실·목소리 반영해 단계적으로 정확하게 시행 필요

ESG. 언젠가부터 방송과 신문에서 한번쯤 보고 들어본 이 단어가 이제는 하나의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들까지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퉈 ESG 경영을 도입하고 평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요즘 대세이다. 
 

도대체 ESG가 뭘까? ESG는 환경(Envri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세 개의 영어 약자로, 이를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해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기업의 비재무적 지표라고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번역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막연하게 생각해 보면,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기업활동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경영을 뜻하나보다 하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틀린 이해는 아니나 완전한 뜻은 아니다. 정확하게는 ESG의 E는 단순히 환경 자체가 아닌 모든 친환경적 경영을, S는 그냥 사회가 아닌 사회적 책임 경영을 통한 사회공헌을, G는 지배구조 개선뿐만이 아니라 공정하고 윤리적인 투명경영을 의미하며 이 세 가지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경영전략이다. 따라서, ESG는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 건전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 전략이다. 
 

이러한 ESG 열풍은 축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축산 관련 공공기관과 협동조합, 생산자단체인 한돈협회, 사료업계 등이 ESG 경영을 선포하고 있다. 최근 축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을 생각하면 ESG 경영의 필요성이 충분히 이해된다. 온실가스 배출, 가축분뇨와 악취 발생, 수질오염 등 환경문제에 더욱 엄격해지는 사회 분위기에 친환경과 탄소중립 실천을 외면할 수는 없는 시기이다. 거기에 지역사회와 축산업 간의 축사악취 등으로 인한 갈등으로 반목과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급기야 최근 모 지역의 양돈농가 농장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우리 농장에서 최선을 다해 가축을 사육하고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하여 돈을 벌면 되던 시기에서 지역과 사회 구성원으로서 농장경영이 지역과 사회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생각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까를 고려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축산업에서의 인력난 속에서 우리 농장을 안정적으로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하고 대우해주고 일하고 싶어지는 농장이 되도록 건강하고 윤리적인 농장경영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ESG 경영에 대한 축산업계의 높은 관심도에 비해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환경이 부각되니 가축분뇨와 악취,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야 하는구나 막연히 생각하고, 사회라고 하니 소외계층에 대한 축산물 기부 또는 나눔과 후원 활동을 하며, 그나마 투명경영은 1차적인 관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느낌이다. 가축분뇨와 악취,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ESG에서 환경(E)에 해당하는 핵심적인 친환경적 지속가능한 전략이지만 전부는 아니며,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활동이 사회적 책임 경영에 포함되지만 이것이 사회(S)의 가장 핵심적 내용이 아니다. ESG 경영을 제대로 추진하고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여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추진해야 한다. 자칫 축산업의 ESG 경영이 엉뚱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실질적인 성과가 없이 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 
 

축산현장에서 ESG 경영에 대한 정확한 의미와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진정으로 그 필요성을 내부에서 인정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향식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접근보다는 우리 축산업의 현실과 목소리를 반영하여 서두르지 말고 단계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때 소비자들에게도 축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그 의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높여야 축산업에서의 ESG 경영의 진정한 효과가 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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