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강원과 경기지역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 바이러스가 연중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강원 화천군에 위치한 돼지 1500여 마리 일관사육농장에 대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시료채취한 모돈과 비육돈 21마리에 대한 상시예찰 검사 결과 비육돈 4마리가 ASF 양성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올해 돼지농장에서 지난달 25일까지 모두 10건의 ASF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 5월과 6, 8월을 제외하고 연중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 화천에 앞서 올해 강원 철원에서 지난 111일과 718, 양양에서 지난 211ASF가 발생했고 경기지역은 포천에서 지난 1, 3, 4월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김포에선 지난 122일 발생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강원 화천의 ASF 확진에 따라 발생농장에 즉시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 통제를 비롯해 살처분, 소독, 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 조치를 했고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도 내렸으며, 정밀검사와 임상검사도 실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20199월 국내 첫 공식 발생 이후 계속되는 ASF 발생을 두고 국경검역 강화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식문화를 보다 철저하고 촘촘히 관리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또한 ASF 발생 전국 확산을 염두에 둔 백신 개발을 보다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ASF 해외 전문가들은 유럽 비발생지역으로 ASF 바이러스가 유입된 원인을 크게 4가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1999년 포르투갈의 경우 감염된 진드기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2007년 러시아 연방, 2014년 리투아니아, 폴란드, 에스토니아의 경우는 감염된 야생멧돼지의 이동으로 드러났다. 공항만 유래 비가열 돈육 잔반은 1957년 리스본(포르투갈), 1978년 몰타 공화국과 사르디니아 섬(이탈리아), 2007년 조지아 공화국의 ASF 유입 원인이 됐으며, 돈육과 돼지 부산물의 이동은 1960년 포르투갈·스페인, 1983년 이탈리아, 1985년 벨기에의 ASF 바이러스 유입 원인이 됐다.

우리나라의 생태계와 사육 환경 등을 감안하면 감염된 진드기는 전파 원인에서 사실상 배제되지만 돈육과 돼지 부산물, 비가열 돈육 잔반 등은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710월 대한한돈협회가 개최한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도 당시 중국으로 ASF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 경로별 위험도 평가에서 수입 돼지고기나 부산물은 ASF 발생과 관련해 매우 높은 위험인자로 분류됐다. 이는 야생 멧돼지 관리 못지않게 국경검역과 외국인 근로자 식문화를 잘 관리하고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전 세계적으로 ASF 백신은 지금까지 개발과정에서 불활화 백신, 서브유닛 등이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결국은 라이브 백신밖에 대안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부 회사의 경우 시험 결과가 돼지에서 안전하게 나온 만큼 현재 우리나라가 ASF 발생국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보다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의 전환과 접근도 필요해 보인다.

연중 계속되고 있는 ASF는 결국 농가, 정부,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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