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로 작황 부진…유통 물량 적어
향후 설 명절까지 강보합세 유지할 듯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기상재해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추석 명절 기간 사과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다소 높았지만 유통 물량이 적은 관계로 소비지 시장에서는 재고 없이 소비가 원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부터 제철을 맞는 과일들도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적어 과일 시세는 한동안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사과·배 등은 생육기간 내내 냉해·수해에 더해 이상고온까지 겹쳐 탄저병·열과·동녹 등 각종 병해와 생리장해로 작황이 부진했다. 이처럼 생산량이 적은 상황에서 추석 명절 대목을 맞은 지난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사과 상품 10kg은 평균 75000, 배 상품 15kg5만 원 선으로 도매가격이 각각 평년 대비 140%, 25%가량 상승했다.

다만 배의 경우 차례에 필요한 물량을 줄일 만큼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다는 게 농산물 유통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사과 역시 명절 기간 도매시장 반입 물량이 예년에 비해 50% 이상 줄어 물량 자체가 매우 적어 재고 없이 소비가 원활히 이뤄졌다.

정석록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회장은 사과의 경우 평소보다 다소 비싸기는 했지만 워낙에 물건이 적어 오히려 아쉬울 정도로 팔 물건이 부족했다같은 사과에서도 고품질의 상품은 선물과 제수용으로 유통하고 그 아래 품질은 일상용으로 유통해 판매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과일 수요와 소비에 특별한 차질은 없었음을 설명했다.

오히려 포도류의 경우 다른 품목에 비해 가격이 다소 안정적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샤인머스캣 수요·소비는 저조했다.

최지윤 이마트 과일팀부장은 샤인머스캣의 경우 한동안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지만 지난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건들이 많이 유통돼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 올해 소비가 부진했다샤인머스캣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좋은 품질의 상품을 생산·출하하는 자성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과일 시세에 대해 농산물 유통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설 명절까지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역시 이달 관측 전망에서 주요 과일 품목의 생산량이 줄어 시세는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의 이달 관측 전망에 따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5만 톤, 배는 15000톤으로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하며 당분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산물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추석 이후 과일 소비가 많지 않은 만큼 큰 폭의 증가는 없겠으나 물량이 회복될 기미가 없어 시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희 중앙청과 이사는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가정에서 소비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워낙에 전반적인 과일 생산량이 적어 시세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더불어 시세가 양호한 만큼 산지에서 내년 설 명절 대목장을 내다보고 저장 물량을 늘리는 것도 시세 유지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감귤·포도·단감 등도 물량 부족이 시세 하락을 막고 있다.

가락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초 감귤 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80% 수준에 불과해 극조생 감귤 가격이 상품 5kg 기준 13000원 내외로 지난해 대비 30%가량 높게 형성됐다.

김한수 서울청과 경매사는 올해 제주 지역의 감귤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5~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연이은 고온과 폭우로 평소 흔치 않은 열과까지 많이 발생해 상품 비율이 많이 줄었다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앞으로 출하가 이어질 조생 감귤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시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경연 관측 전망에 따르면 올해 포도·감 생산량도 각각 192000, 999000톤으로 지난해 대비 4000, 15000톤 감소했다.

양상국 한국청과 상무는 감귤과 단감, 부사 등 앞으로 주로 출하될 품목들이 전반적으로 물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강원 지역의 토마토 등 출하가 막바지에 이른 품목도 있어 과일 시세가 하락할 요인은 별로 없다현재의 흐름이 내년 설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외 수입 과일 역시 반입물량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 관측 전망에 따르면 바나나·파인애플·포도·키위·레몬 등 수입 과일의 이달 수입량은 필리핀·미국·뉴질랜드 등 주요 수입국의 작황 부진과 품위 하락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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