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하 조치, 상승폭에 비해 턱없이 부족
수입조사료 보다 가격 경쟁력 높지 않아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한우와 사슴 등을 사육하는 현장의 농업인들은 농협사료가 지난해부터 세 번의 사료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일반 사료업체 일부가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내산 조사료가 수입조사료 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장의 농업인들은 일반 배합사료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상승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천정부지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일부 이뤄진 가격 인하 조치는 상승 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강원 원주에서 15년째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심춘섭 유정농장 대표는 “축산농가들이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해 일부 업체에서 사료가격을 인하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일부에 불과할 뿐 사료가격 부담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생산비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가격이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아지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업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덕 덕현농장 대표는 “사료가격이 인하됐다고는 하지만 한우의 경우 실질소득이 적은 사육마릿수 50마리 미만 사육 농가들은 축산업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봉착했고 100마리 미만 사육 농가도 일반적으로 사료를 급이할 경우 소 판매 후 남는 것이 없다”며 “농가가 자체적으로 연구를 통해 사료에 다른 부산물 등을 첨가해야 겨우겨우 축산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전략작물직불제 시행으로 하계조사료 사업에 대한 지원이 확대됐지만 농가의 기대감은 적은 상황이다.

김범식 용산사슴농장 대표는 “하계조사료 사업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일반 농가뿐만 아니라 지역축협에서 서로 경쟁하고 그만큼 재배면적도 확보될텐데 지금 국내 조사료 구입비는 수입조사료나 별반 차이가 없다”며 “관련 예산이 큰 폭으로 증액되지 않는 한 향후 몇 년 동안은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국내산 조사료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철 농업회사법인 퀵팜 대표도 “조사료 재배면적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지금은 가축 선호 품종과 상관없이 면적만 늘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목표보다 재배면적이 늘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농가들이 체감하는 조사료 수급은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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