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종자에서 시작되는 미래(Seed, Blooming Tomorrow)’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이같은 슬로건으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전북 김제 종자산업진흥센터 일원에서 ‘2023 국제종자박람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7회차를 맞은 2023 국제종자박람회는 국내 유일의 종자산업 박람회로 종자산업의 중요성과 무한한 가치를 재인식 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산업박람회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종자기업 뿐 아니라 전후방산업까지 참여 기회를 넓히고 해외바이어 초청과 수출상담 지원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안보와 신품종 수요증가, 종자의 융복합산업화 등 종자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이 대두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행보라는 생각이다.

이번 박람회 학술대회 등을 통해 확인된 국내 종자사업의 현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기술 수준이나 산업경쟁력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종자기업은 유전체 정보, 다중 오믹스(OMICS, 체학(體學)) 정보 등을 활용한 육종기술 고도화를 위해 세계 각지에 연구센터와 시험포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종자기업은 산업의 전후방 가치사슬을 통합하고 계열화해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확보와 진입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종자산업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생명공학기술 활용이나 육종기술에서 글로벌 종자기업 대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외 시장에서 국내 종자산업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성장기반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종자기업의 성장기반 부재로 외국산 종자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육종연구단지 운영을 통해 국내 종자산업의 글로벌 연구개발(R&D) 격차 해소와 산업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지만 터무니 없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체계적인 종자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R&D 트렌드 등을 고려, 기존 육종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 거점단지(클러스터)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는 특정 지역에 종자산업의 집적과 동시에 관련 대학, 연구소, 지원기관 등이 연계돼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지식을 창출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네덜란드는 농식품, 원예, 첨단기술, 에너지, 물류, 창의산업, 생명과학, 화학, 물 등 9대 선도산업에 2018년부터 올해까지 84000만 유로를 R&D에 투자한다. 그린포트(Greenports)와 시드밸리(Seed Valley)라는 제도를 통해 효율적인 종자 유통체인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정부가 투자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전국 현대 농작물 종자산업 발전계획을 통해 종자산업 규모화·자동화·표준화 추진과 안정적인 종자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종자생산기지 설립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규모는 2021년 기준 472억 달러로 연평균 3% 성장해 2030년에는 618억 달러에 달 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0년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2017년 대비 9.9% 증가한 6505억 원으로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황금알을 낳는 종자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지원책에 벗어난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추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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