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격 하락에 선물세트로 눈 돌린 것도 한 몫
백화점·대형마트 사전 예약판매 크게 늘어
온라인은 구이류 판매 증가
농할쿠폰 효과로 돼지고기·닭고기 판매량 늘어

[농수축산신문=안희경·박현렬 기자]

올 추석 백화점 업계에서 매출 신장의 1등 공신으로 한우 선물세트가 꼽히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에서 한우 선물세트를 홍보하는 모습.
올 추석 백화점 업계에서 매출 신장의 1등 공신으로 한우 선물세트가 꼽히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에서 한우 선물세트를 홍보하는 모습.

올해 추석 유통업계는 이른바 청탁금지법상 선물가액이 상향되면서 사전예약판매부터 본 판매까지 고가의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증가했다. 여기에 작황 저조로 가격이 급상승한 사과, 배 등의 과일 선물세트 대신 소비자들이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한 한우 선물세트로 눈을 돌린 것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백화점 3사의 전체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56~103% 가량 신장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해 이마트는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고 홈플러스는 이번 추석을 실적 턴어라운드의 계기로 삼을 만큼 사전 예약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몰과 동네 정육점 등에서도 농축산물 할인지원, 일명 농할쿠폰 등의 효과로 구이류 판매가 늘어나면서 호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석 축산물 선물세트의 이모저모를 업태별로 자세히 살펴봤다. 

# 백화점, 다양한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로 판매 훨훨

백화점은 20만~30만 원대의 한우 선물세트가 단연 인기를 끌며 축산선물세트의 사전예약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신세계는 89%, 롯데 40%, 현대 103.8%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초프리미엄 명절 기프트 세트 ‘5스타’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했다. 5스타는 신세계가 만든 초프리미엄 명절 기프트 세트로 전국 산지 발굴부터 생산·재배·가공까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상품에 부여한다.

5스타 한우는 상위 3%에 해당하는 최상위 암소 한우로만 구성됐으며 이번 추석에 명품 한우 더 넘버 나인(The NO.9)이 250만 원, 명품 한우 스페셜 200만 원, 명품 한우 특호가 130만 원에 판매됐다.

신세계백화점이 2004년 추석부터 선보인 5스타 선물세트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율을 기록했으며 올 추석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준비한 높은 품격의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며 “특히 올해는 청탁금지법 선물가액 상향과 더불어 긴 연휴로 여행을 떠나는 도시민들이 만나지 못하는 지인들에게 높은 품격의 선물세트를 선물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 한우 선물세트의 매출이 40% 이상 신장함에 따라 올 추석에도 경력 10년 이상의 바이어가 고객 선호를 분석하고 가장 맛있다는 320~400kg 내외의 암소로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격을 19만~94만 원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는데 30만 원대의 한우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번 추석에는 ‘고든램지 한우 세트’와 양지훈 셰프와 손잡고 기획한 ‘셰프스(Chef’s) 한우 안심 샤토브리앙 기프트(GIFT)’와 ‘Chef’s 한우 혼합 GIFT’ 등이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양 셰프가 직접 스테이크를 맛있게 조리하는 법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본 판매에서는 ‘설로인’의 한우 GIFT, 롯데호텔과 협업해 선보인 프리미엄 한우 GIFT 등도 인기를 끌었다.

안 웅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셰프부터 백화점 바이어까지 전문가들이 참여한 한우 선물세트가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한우를 다양한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33.8% 늘며 당초 준비한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조기 소진됨에 따라 추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짧게는 6일, 길게는 12일까지 쉴 수 있어 명절을 간소하게 보낸 후 남은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고객이 많아 고급스러운 선물세트의 판매가 급증했다”며 “평년보다 프리미엄급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25% 추가 구성했지만 프리미엄 선물세트 선호로 조기에 판매가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 대형마트, 사전예약 매출 ‘껑충’ 

국내 3대 대형마트의 추석 사전예약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실적 턴어라운드의 기점이 되는 등 올해 추석 축산물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띤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 추석 선물 사전예약이 역대 최대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대대적인 판매를 시작하며 추석 내내 축산물 판매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다채로운 한우 세트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선호텔 경주천년한우’에서 화식한우 세트까지 10만 원대 가성비 상품에서 프리미엄 상품까지 다양한 구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추석 선물 사전예약률이 크게 오른 홈플러스는 올 추석을 실적 턴어라운드의 기점으로 삼겠다며 이번 추석 판매를 통해 하반기 판매 실적 향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육포에서 예약판매가 지난해 보다 60% 이상 증가하는 등 전통 축산물 선물세트 외에도 다른 선물 세트들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사전예약 선물세트 중 5만 원 미만의 가성비 상품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20%가량 확대하는 등 주머니가 가벼워진 고객들을 겨냥했다. 또한 2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 구성비를 지난해 추석보다 2배 가량 늘리며 물량과 판매액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농할쿠폰 효과로 돼지고기 닭고기 매출도 올라

올해 추석 연휴가 6일로 역대 최장기간이었던 만큼 추석 선물세트 외 추석 기간 축산물 판매에도 유통업계의 노력이 더해졌다.

이마트는 긴 추석 연휴 내내 밥상을 책임질 가족먹거리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카드로 구매시 한우 국거리와 불고기, 돼지 삼겹살·목심은 20% 할인했다. 

특히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는 농할 쿠폰이 빛을 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 따라 농축산물 할인대전을 통해 우리 농축산물 구매 시 대형마트, 중소형마트, 친환경 매장, 온라인몰 등에서 20%, 전통시장에서 30% 할인하는 쿠폰인 일명 농할쿠폰을 발행하면서 추석 기간 축산물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농할쿠폰 효과가 가장 큰 부문은 돼지고기로 전체 매출이 농할쿠폰 덕분에 늘었다”며 “롯데마트의 경우 명절 후반에는 돼지갈비만 할인했는데 지난해 추석보다 돼지갈비 판매량이 20% 늘며 농할쿠폰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농할쿠폰 효과는 전통시장이나 일반 개인마트에서도 나타났다. 마장동에서는 올해 추석기간 동안 한우고기 판매량이 지난해 추석보다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마장동의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 등으로 축산물 판매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농할쿠폰 등으로 일반 개인마트나 중소형 마트, 전통시장에서 한우 판매가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구이류 판매 늘어

올해 추석, 온라인 몰에서는 구이류 판매가 주를 이뤘다.

온라인몰의 특성상 가성비 제품이나 저렴한 제품들의 판매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정육 제품 판매가 많은 편이지만 올해는 한우 가격이 다소 낮아지면서 구이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쓱닷컴은 지난해 추석보다 한우 선물세트 가격이 다소 하락하면서 구이류 판매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10만~20만 원대 제품으로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했고 20만 원 이상 선물세트도 30%가량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쓱닷컴의 신선식품관계자는 “한우가격이 높을 때는 정육포함세트의 구매가 많지만 올해는 가격도 다소 낮아지고 농할쿠폰 등이 풀리면서 전통적인 갈비 세트 판매가 줄고 구이 세트 판매가 늘어났다”며 “지난해 추석에는 구이세트가 20만 원을 상회했지만 올해는 똑같은 세트를 10만 원대 후반으로 구매할 수 있어 구이세트 판매가 더욱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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