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생산물량 작황관리가 관건

[농수축산신문=박유신·이두현 기자]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가운데)이 지난 13일 충북 괴산군 문광면에 위치한 배추 생산 현장을 방문, 김장용 가을배추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가운데)이 지난 13일 충북 괴산군 문광면에 위치한 배추 생산 현장을 방문, 김장용 가을배추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다음달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최근 배추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세를 보이면서 물가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 회의를 갖고 배추 등 가격이 불안한 12개 농산물을 최대 30% 할인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장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배추는 이번주부터 2주간 총 2200톤을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김장철 가을 배추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지 진단해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856ha로 평년 대비 2.6% 증가했다. 다만 단수의 경우 정식 초기인 지난 8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고온·강우가 이어져 10a당 9186kg으로 평년 대비 3.1%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생산량은 127만2825톤으로 평년 127만9851톤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금은 강원지역 여름배추가 전국 단위 가을배추로 작형이 전환되는 시점인 만큼 김장 수요가 집중되는 다음달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하며 지나친 불안심리 확산은 경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농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지역별로 작황 차이는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가을배추 생산량이 크게 부족하거나 과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시세 역시 안정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 8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정식한 가을배추들을 살펴보면 고온과 폭우가 심했던 7~8월에 정식한 여름배추에 비해 구가 크고 작황이 회복되는 것이 확연히 보인다”며 “재배면적도 예년 수준이고 수율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장철 배추 시세는 10kg(3포기) 기준 1만 원대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김장철 배추 동향을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만 다음달 둘째, 셋째 주에는 김장 수요가 집중되면서 일시적으로 1만2000원 이상 시세가 정점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행서 대아청과 경매사는 “경북 봉화·영양·문경 등지의 올해 가을배추 작황이 다소 부진하다고 하지만 충남 서산·아산, 강원 춘천, 전남 해남 등은 상황이 좋은 것으로 보여 김장철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배추 물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지에서도 올해 작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전남 해남 지역의 배추밭을 포전매매한 김종석 씨는 “전남 지역에 내려가기 전 가을배추 작황이 나쁠 것이란 소식을 들었지만 실제 포전을 살펴보니 배추들의 상태가 괜찮다”며 “전남의 배추 작황은 양호한 상태고 충청지역 역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배추 생육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 김장철 배추 소비 역시 감소세를 보이는 만큼 시세 상승에 대한 영향력이 옅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 사무총장은 “최근 핵가족화와 더불어 경기도 좋지 않아 전반적으로 김장김치를 담그는 가구가 감소, 과거와 같은 김장철 배추 수요 급증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경매사 역시 “올해 추석이 늦어 명절에 김치를 담근 집들은 김장김치를 담그지 않아 평년에 비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에선 김장철 사용되는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언론 등지에서 김장철 물가 상승을 예고하는 듯한 여론이 조성돼 경계하고 있다.

최근 배추시세가 높다는 보도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올해 여름은 이상고온과 폭우가 매우 심해 농산물 작황이 대체로 좋지 않았다”며 “이 시기 정식된 배추 역시 작황이 좋지 않아 지난주 시세가 다소 높았지만 이내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상품 10kg 기준 도매가격은 1만3000원 내외로 평년대비 50%가량 높게 형성됐지만 이번주 들어 9000원 대로 하락했다.

정부 역시 김장철에 주로 소비되는 가을배추의 출하 비율은 다음달이 70%에 달한다며 섣부른 불안감 조성을 경계했다. 다만 여름배추에서 가을배추로 전환되는 이달 중 수급 불안 방지를 위해 비축물량 700톤과 농협 출하조절시설 물량 1500톤 등 총 2200톤의 배추를 지난 16일부터 2주간 방출하기로 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김장용 배추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특히 다음달 생산물량의 작황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병해충 관리와 기술지도 등에 만전을 기하고 정확한 관측으로 적기에 수급대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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