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농업은 올해 새로운 낙농사의 한페이지를 열었다. 새로운 낙농진흥법의 시행에 따라 낙농진흥회가 새롭게 출범했고, 낙농진흥회를 정점으로 집유일원화가 시작됐으며, 검사공영화도 도입된 것이다. 여기다 낙농자조금사업이 성공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1월 7일 김성훈 농림부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진 낙농진흥회는 낙농업계 뿐 아니라 농축산업계로 부터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낙농진흥회가 집유일원화를 통한 수급조절을 통해 그동안 정부주도로 추진돼온 낙농정책을 민간중심으로 전환해 추진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김성훈 농림부장관은 이날 출범식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국민의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의 결정체 가운데 하나』라고 낙농진흥회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낙농진흥회는 출범과 함께 3월부터 집유일원화에 나서겠다는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집유일원화 시기는 집유조합 선정 지연에다 집유조합의 저조한 참여도 등으로 수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6월에야 시범사업이 시작됐으며, 아직까지 전남북과 제주에서만 실시돼 집유일원화율이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12월부터 서울우유가 집유일원화에 참여할 예정으로 낙농진흥회와 실무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어 다음달이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겠지만 낙농진흥회의 집유일원화 추진과정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국내 낙농산업의 자화상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집유조합 선정시만 해도 서로 맡아야 한다고 목청을 돋구었지만 막상 집유조합으로 지정된후는 어쩔거냐는 식으로 배짱을 튕기는 집유조합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 여기다 집유일원화에 참여했다가 원유부족사태가 빚어지면서 유업체의 원유쟁탈전에 휩쓸려 집유일원화에서 이탈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도 바로 낙농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집유일원화 확대가 구절양장의 험로를 걷고 있지만 올해 국내 낙농업계는 길이 길이 기억될 새장도 열었다. 그것은 바로 낙농자조금사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낙농육우협회가 낙농위기 타개를 위한 대응책으로 추진한 낙농자조금조성에 1만여명이 넘는 낙농가가 참여하면서 16억원이라는 자조금이 조성된 것이다. 여기다 정부가 조성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8억원을 보태면서 낙농자조금사업은 24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7월부터 「사랑의 우유나누기 운동」으로 우유소비 홍보가 시작됐다. 이 소비홍보가 ?응?얻으면서 그동안 불참했던 낙농가들까지 자조금 조성에 동참, 1억원의 자조금이 추가로 조성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낙농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낙농업의 호황이다. 지난해 IMF체제를 맞아 1만6천여톤에 달했던 원유재고는 급감했고, 지난 늦여름부터 원유가 부족한 상황마저 나타났다. 그리고 그 결과는 유업체??원유쟁탈전으로 이어지면서 집유질서가 혼탁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반면 지난 8월초 수해를 입은 경기북부·강원철원지역 낙농가들은 호황을 뒤로한채 비탄과 낙담속에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낙농업은 호황을 누렸지만 내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암소도태등으로 내년에도 원유공급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될 요인이 없는데다 경기회복 등으로 원유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EU와의 모조분유 분쟁에서 패소할 것이 확실시돼 내년부터 모조분유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태풍과 늦가을 잦은 비 등으로 볏짚 공급이 원활치 못해 낙농가들은 조사료 확보에 애?揚?태우며 새천년을 준비하고 있다.
최기수 gschoi@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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