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재밌게 농사 짓는다'…우리는 김해농업 홍보대사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김해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는 지역에서 거둔 수익을 어려운 곳에 기부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김해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는 지역에서 거둔 수익을 어려운 곳에 기부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2021년 강소농 교육을 통해 알게 된 김해 출신 청년농업인 5명이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예비청년농업인들의 성공적인 귀농과 영농정착을 지원하고자 만든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
 

거창한 이름으로 모임체명을 지을 수 있지만 김해 출신의 청년들이 주축으로 농업을 육성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조직이기 때문에 단순하지만 명확한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라는 명을 유지하고 있다.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는 현재 7명으로 직접 재배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32개 초·중·고교 공공급식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가공상품도 로컬푸드 매장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판매하며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아열대과수, 토마토, 화훼, 양봉, 작두콩 등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고 협업을 바탕으로 김해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특산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 현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 대표를 만나봤다.

 

# 농업에 대한 어려움 나누고자 모임체 설립

 

강소농 교육에서 친분을 쌓고 농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1~2번씩 만나기 시작한 게 모임체 결성의 시작이었다는 김 현 대표.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가 다른 지역 청년농업인모임체와 크게 다른 점은 지역 출신의 청년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리고 미래의 꿈을 결정하지 못한 청년들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청년모임체가 마찬가지겠지만 도매시장이나 공판장 출하 이외에 다양한 판로를 모색하는게 개인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판매, 직거래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모임체를 구성하게 됐다.
 

정기적인 모임을 월 1회 진행하고 있지만 평상시 가족처럼 거리낌 없이 편하게 만나는 구성원들이기 때문에 정기적이라는 말은 큰 의미가 없다.
 

김 대표는 “김해 출신의 청년들이 모임체를 구성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김해시에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지역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기 때문”이라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얘기를 털어놓고 고민을 해소하는 곳이자 일상생활에서 쉴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모임체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플리마켓 아이디어를 하고 있는 김해청년 농업인 모임체 회원들
플리마켓 아이디어를 하고 있는 김해청년 농업인 모임체 회원들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의 차별점은 모임체만의 카탈로그를 제작하고 지역행사에서 플리마켓을 열고 체험, 시식, 나눔, 상품 판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아동양육시설에 기부하기도 한다.
 

지역에서 거둔 수익을 지역의 어려운 곳에 기부함으로써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브랜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김해 출신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농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책임감 있게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 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공공급식에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납품하게 된 것이죠.”         

# 농업에 대한 인식 변화 꾀하는 모임체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는 프리마켓이나 축제 부스 운영<사진> 시 농산물 홍보와 판매에 그치지 않고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인지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아이템과 프로그램도 개발하려고 고민한다.
 

이 일환으로 인스타그램 해시테크 인증 이벤트, 벌꿀 채밀·모종 심기 체험 등도 진행 중이다. 
 

올해 지역축제 부스를 2회 운영함으로써 도시민과 어린이 등 620여 명이 체험을 진행했다. 프리마켓과 축제부스 운영을 통한 수익향상에 그치지 않고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행사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프리마켓을 통해 농산물 판매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으며 올해는 지역축제인 가야문화축제와 김해꽃축제의 수익금 100만 원을 아동보육시설에 전달했다.
 

모임체가 결성된 지 몇 년 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강소농 영농 전문성 향상과 농산물 판로개척, 청년농업인 인재 육성 등 농업인 단체 육성 유공을 인정받아 도지사 표창도 수상했다. 회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대표는 “모임체 회원을 더욱 모집해 품목의 다양성과 지역에서 재배 중인 안전한 먹거리를 홍보해 모두가 성공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능기부를 통해 지속적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해농업에 새로운 지평 열어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와 김해시 농업기술센터가 농업에 대해 추구하는 방향은 상당히 비슷하다. 현재 모임체가 청년들로 결성돼 있지만 ‘즐겁고 재밌게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는 뜻만 같다면 나이를 떠나서 누구든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아이템을 바탕으로 김해농업을 더 많이 알리고 농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더 많이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모임활동을 통해 각자 농작물을 재배하며 겪는 어려움과 고충을 공유하고 해결하면서 농업과 농촌으로 진입하는 젊은 청년들이 고민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농업 정착을 위한 로드맵을 만드는 게 모임체와 농기센터의 목표다.
 

김해지역 구석구석에서 혼자 농사를 지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이 모임체에 참여해 안정적으로 농업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생각이다.
 

모임체의 일원들은 각자가 김해농업을 알리기 위한 홍보대사라는 생각으로 행사에 참여하기 전 기획, 마케팅·홍보, 지역 환원, 총무 등 업무를 나눠 아이템을 개발한다. 또한 예비청년농들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뿐만아니라 김해가 농사짓기 좋은 곳임을 알리고 더 많은  청년들이 농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선구자 역할도 하고 있다.   
  

# [멘토 인터뷰] 안큰별 김해시농기센터 농촌지도사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는 결성된 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안심·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지역에서 얻은 수익을 다시 지역의 어려운 곳에 환원하며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조직으로 거듭났습니다. 지역의 모임체로서도 전국적으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리며 예비청년농들의 유입을 견인하는 역할도 하고 있죠.”
 

올해 청년농업인 품목 모임체만을 위한 김해시 예산이 별도로 편성되지는 않았지만 경남농업기술원에서 도비 예산으로 편성한 강소농 자율모임체 지원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66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 예산은 모임체 홍보 카탈로그·인스타그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농산물 판매 홍보를 위한 활동 등 모임체 홍보를 위한 디자인 제작에 사용됐다. 
 

김해청년농업인모임체가 김해농업을 알리는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예산이 더 많이 수립될 것이라는 게 안큰별 김해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의 전언이다.
 

“혼자 농사를 지으면 어려움은 많아지는 반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여러 명이 모인 모임체에서 활동을 하면 힘든 점은 반으로 줄고 행복과 수익은 2배가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업에 종사·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자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청년농업인모임체와 연결하고 함께 즐겁게 일하면서 재밌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농기센터가 앞장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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