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이두현 기자]

지난달 26일 경북, 충북, 강원 등 일부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우박이 내리며 수확을 앞둔 사과 농가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자체별로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농가들은 보상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경북·충북·강원도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사과 농가의 우박 피해 면적은 경북 안동·영주·영양 등 1043ha, 충북 충주·제천·단양 등 258.5ha, 강원 영월·홍천·원주·횡성 등 17.4ha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1300ha 이상의 면적이 우박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경북은 사과 주산지인 만큼 가장 피해가 컸다.

사과 부사 품종의 본격 출하를 앞두고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최영우 경북 영양사과연구회장은 “이번 우박은 지역 내에서도 피해 편차가 심할 만큼 한 곳에 집중적으로 내렸고 얼음 덩어리도 대추만 해 영향권에 든 농가에선 피해가 컸다”며 “농협과 식품업체 등에서 가공용으로 피해 사과를 수매하지만 20kg당 1만 원 정도로 가격이 낮아 기름값,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주말 강우 예보까지 있어 사과 농가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에서 1만3000㎡(4000평) 규모의 사과밭을 경작하는 김종현 씨는 “우박으로 인해 수확이 임박한 사과 20~30%가량이 패이고 멍드는 등 상처를 입었다”며 “특히 도매시장에서 가격을 받기 좋은 대과는 표면적이 넓고 경도가 떨어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해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말에 비 소식까지 있어 그나마 온전한 사과라도 건지려면 덜 익었지만 지금이라도 수확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국사과생산자협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직접적인 피해 보상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농협중앙회에도 성과급 잔치 대신 피해 농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일 것을 촉구했다.

전국사과생산자협회는 “현재 사과 가격이 1kg당 5000원을 넘긴 상황에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사과 보상기준 단가는 1kg당 1900원 정도에 불과하고 지자체 대책만으로는 실질적 피해 보상에 한계가 명확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보상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에는 고금리 시대에 수조 원의 이익을 남겨 임직원 성과금 잔치를 할 게 아니라 농협의 존재 이유인 농업인을 위한 피해 지원 대책과 지원금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우박 피해 현장을 점검하며 지자체와 농협 관계자에 “조속한 피해 복구와 신속한 수확 작업 재개를 위해 복구비 지원을 위한 현장 확인, 보험금 지급을 위한 손해평가 등을 조기에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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