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건식 숙성보다 기간 짧고 수율 높아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라디오파 활용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적용한 숙성육 스테이크.
라디오파 활용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적용한 숙성육 스테이크.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거꾸로 매달아 숙성시키는 방식을 드라이 에이징(dry aging)’이라한다. 우리말로는 건식 숙성으로 순화한다. 건식 숙성 소고기는 장시간 숙성 과정을 거쳐 맛과 향미가 풍부해 최근 이 기술을 적용한 소고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건식 숙성은 고기가 연해지고 풍미는 좋아지지만 3주 이상의 긴 숙성기간이 필요해 건조기간 동안 발생하는 재고 부담과 고기를 숙성한 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생고기 대비 60~70%까지 줄어드는 문제 등이 존재해 대중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은 48시간 만에 3주 이상의 건식 숙성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 산업체에 기술이전해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지난달 12일부터 22일까지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23 국제농업박람회’에서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홍보했다.
농진청은 지난달 12일부터 22일까지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23 국제농업박람회’에서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홍보했다.

 

소고기 숙성은 소고기 속 다양한 효소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며 이뤄진다. 농진청은 15도 이상에서 소고기를 숙성하면 미생물 오염 우려는 있으나 효소 반응은 촉진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해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라디오파로 소고기를 가열하는 동시에 고기 표면의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영하의 냉풍을 쏘이는 방식이다. 고기 표면에 흡수되는 파장이 짧은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와 달리 파장이 긴 라디오파를 이용해 고기 내부를 가열하면서 표면을 냉각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48시간 만에 고기 육질은 25% 부드러워졌으며 건조 전 무게 대비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요소는 1.5배 늘어났다. 이는 기존 건식 숙성 방식을 3주간 적용한 것보다 높은 효과다.

기존 건식 숙성 방식으로 고기를 숙성하면 건조에 의한 무게 감소 이외에 상한 부분과 딱딱해진 겉면을 제거하기 때문에 수율이 60~70% 정도에 머문다. 그러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건조에 의한 무게 감소만 있어 85% 정도로 수율이 높아진다.

이승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라디오파를 이용한 냉동육의 해동, 저수분 식품의 가열살균 등의 연구 사례는 있었으나 소고기 숙성에 적용한 것은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이며 앞으로는 돼지고기 다리 부위와 같은 비선호 부위의 부가가치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려고 한다국내 축산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맛있는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저장유통 기술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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