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안희경 기자]

지난 2일 세종시 럼피스킨병 방역현장 점검 모습.
지난 2일 세종시 럼피스킨병 방역현장 점검 모습.

 

정부는 백신 400만 마리 분을 긴급 도입해 오는 10일까지 전국 모든 소에 대한 백신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시군별 접종반 전국 931개반 2065명과 농장주(자가접종) 등을 통해 위험지역 농가부터 백신을 접종 중이다.

지난 2일 오후 3시 기준 접종률은 4076000마리 중 2802000마리 접종으로 68.8%를 나타내고 있다.

 

# 럼피스킨병 차단 백신접종·매개곤충 방제 중요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3일 오후 2시 기준 소 사육농장에서 럼피스킨병은 76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수본은 지난 2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지자체가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해 럼피스킨병 등 가축전염병 방역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중수본은 전국 소 사육 농가 대상 럼피스킨병 백신접종과 매개곤충 등 방제·농장 내외부 소독 및 감염축 조기 발견을 위한 예찰 등을 추진 중이며, 지자체의 방역 추진상황을 지도·점검 중이다.

한 훈 농식품부 차관은 럼피스킨병 차단을 위해 백신접종과 매개곤충 등 방제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대한수의사회에서 백신접종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으니 접종 인력이 부족한 시군은 수의사회와 협조 하에 신속하고 올바르게 조기에 접종을 완료해 주길 바라며, 행정안전부에서도 각 지자체에서 백신접종, 매개곤충 방제 등의 조치들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 함께 지도·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경북지역 차단방역 고삐 바짝

이런 가운데 축산업계는 럼피스킨병이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국내 토착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응한 정책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우, 젖소, 육우 농가에 럼피스킨병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백신접종 완료 이후에도 농가단위 차단방역 수준을 높이고 소독 등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농가 차단방역과 거점소독시설을 철저히 운영하면서 다행스럽게도 럼피스킨병이 발생하지 않은 경북지역의 경우 백신 접종이 지난 2일부터 본격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자체, 농가 할 것 없이 백신접종과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북도는 21개 시군에 거점소독시설 25개를 운영하면서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럼피스킨병이 확진된 지난달 20일 즉시 도내 가축시장을 폐쇄하고 가축방역대책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성명숙 경북도 농축산유통국 동물방역과 팀장은 기본적으로 농가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현장의 상황과 정보를 긴밀하게 주고 받으며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럼피스킨병 발생 후 시군에 97000만 원의 특별교부세를 교부하고 특히 흡혈 곤충에 대해 방제하는 부서와 따로 긴밀하게 협조하며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피하 백신접종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현장에서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불만이 여전히 터져나오고 있다.

경북의 한 한우농가는 “28개월 한우 한 마리 도체중이 800kg 정도 하는데 보정 틀조차 없는 농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마리씩 잡아서 피하접종을 한다는 것이 사실상 무리라며 “50마리 이상 농가는 자가접종을 해야 하는데 나이 많은 고령의 한우농가들이 백신 투여량을 맞춰 정확하게 접종하는 것도 어렵다면서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권혁수 농업회사법인()민속한우 대표는 작업자 10명을 투입하고 있는데 근육접종인 구제역은 보통 하루에 6000마리를 접종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공급해준 백신은 2ml씩 피하에 꼼꼼하게 주사를 하고 작업자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해 1/3 수준인 2000마리만 작업이 가능해 빨라도 오는 11~12일은 돼야 접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내년까지 백신 접종 비용 100% 지원 요구

관련 협회와 수의업계에선 질병관리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긴급백신의 경우 내년까지는 접종 비용을 100% 지원하고 추가 백신 확보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의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에 전쟁으로 표현될 정도인 럼피스킨병 발생과 확산세를 막기 위해 400만 마리 분량의 백신을 전 세계에서 마치 군사작전 하듯 신속하게 확보한 것은 정말 칭찬받을 만하다면서 백신 수입과 공급이 원활하다는 전제하에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식량농업기구(FAO) 등의 자료를 비롯해 연구된 논문들을 다수 살펴보면 MSD를 비롯해 미국의 K사 등 1ml씩을 접종하는 백신들의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접종의 편의성, 효능 등과 관련해 옥석을 가리고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이 같은 축산농가와 업계 등의 의견을 반영, 정부에 내년도 백신 지원예산 등 현실적인 방역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세종시 소재 농장에서 대통령실 경제수석, 농해수비서관,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방역현장 점검에서 김삼주 한우협회장은 살처분 보상비 100% 지원과 함께 접종 시 발생할 수 있는 농가와 수의사에 대한 부상보험 등 대책을 요구했다.

또한 농가에 대한 생계안정자금 지원과 피하 접종용 무침주사기 등의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내년도 럼피스킨병 백신에 대한 정부의 지원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면서 현장에서 럼피스킨병과 관련해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정부에 지속 건의하며 농가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럼피스킨병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침주사모습.
무침주사모습.

 

[ 작업자의 안전도 책임지는 무침주사기

전국에서 긴급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작업자의 '안전'이다.

한우 등이 성질이 온순한 편이지만 백신 접종에 따른 스트레스로 날뛰는 경우가 적지 않고 특히 강한 뿔은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인데 여기에 더해 단순 근육접종이 아닌 피하접종 방식은 작업의 난이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피하접종이 가능한 무침주사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무침주사기의 장점은 접종통증이 없어 작업자의 안전확보와 더불어 기본적으로 ‘11이 가능하며, 시간당 피하접종 1000마리 정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무침주사기 시장은 국내 업체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의 제품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선경 리본에이전시 대표는 돼지와 소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무침주사기는 대량 접종을 쉽고 균일하게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비전문가도 간단한 시범 교육을 통해 무침주사기 원리 파악과 접종에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무침주사기는 약액이 고속 주입이 되는 만큼 소에서 피하접종시 한 번에 최대 1ml씩 나누어 접종하는 것이 이론상으론 가장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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