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이 정부가 제시한 80kg 정곡 기준 20만 원보다 낮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확기 보다 철저한 쌀값 안정대책의 추진이 필요시 되고 있다.

김명환 GS&J 인스티튜트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소재 aT센터에서 열린 ‘농업·농촌의 길 2023’에서 ‘쌀가격 결정구조와 안정대책’ 주제발표를 통해 올해 10~12월 수확기가격을 예측한 결과 80kg 정곡 기준 19만6710원으로 지난해 수확기보다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쌀 과잉물량이 예년보다 적고 구곡 재고부족으로 평년보다 신곡 조기 매입물량이 많아 수확기 산지 쌀값이 평균 21만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한 것과 차이가 있다.

수확기 산지 쌀값 하락에 대한 우려는 앞서 통계청이 발표하고 있는 산지 쌀값에서도 나타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달 5일 20kg 기준 5만4388원을 찍은 후 15일 5만2387원, 25일 5만1142원, 지난 5일 5만346원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아직까지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4565원)가 높지만 평년보다 하락세가 크다는 데 있다.

더불어 내년 단경기 산지 쌀값도 80kg 정곡 기준 18만1800~18만7100원으로 올해 단경기 가격 19만5536원보다 4~7% 하락하겠으며, 이에 따른 역계절 진폭은 5~6%로 예상했다.

이 같은 수확기 산지 쌀값 하락에 농식품부는 지역농협 등 산지유통업체의 벼 매입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재고 부담 때문으로 판단, 지난 8일 선제적으로 수확기 산지 쌀값 안정방안을 마련·추진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농식품부는 정부가 매입한 쌀의 공매는 실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공공비축미 산물벼 12만 톤 전량을 다음달까지 정부가 전량 인수해 시중에 공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또 피해벼 매입(희망물량 1만2665톤)도 최대한 신속하게 실시하고 내년 초부터 즉시 정부양곡 40만 톤을 사료용으로 판매해 재고부담을 완화하고 산지유통업체의 미곡종합처리장(RPC) 기여도 평가 시 조곡(벼) 거래도 인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까지 양곡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해 특별 점검·단속을 추진하기로 했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현장을 다녀 보니 쌀값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가 있는 것 같아 심리적으로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선제적으로 수확기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며 “쌀값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시장의 불안요인을 안정시킨다면 쌀 수급관리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올해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상여건 호조에 따른 생산단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략작물직불제 도입 등으로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만9000ha 감소하면서 지난해 376만4000톤보다 6만2000톤(1.6%) 감소한 370만2000톤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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