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한국형 시설축산 모델 갖춰…대외적 환경변화 대응 방안 마련해야
동작 제어만 가능한 수준에서 기자재 개발 중
소규모 회사 제품 개발·생산 경쟁력 미흡
축산 ICT 수출 공동브랜드 바탕으로
통합 연구개발 진행해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한축기협과 호현에프엔씨는 국내외 박람회에서 케이팜 수출사업단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이성호 한축기협 대외협력단장이 지난 9월 한국국제축산박람회에서 우리나라 축산기자재 현황과 케이팜 수출사업단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한축기협과 호현에프엔씨는 국내외 박람회에서 케이팜 수출사업단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이성호 한축기협 대외협력단장이 지난 9월 한국국제축산박람회에서 우리나라 축산기자재 현황과 케이팜 수출사업단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우리나라 축산기자재는 농기계와 달리 수출 관련 지표가 명확하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축산기자재 수출과 관련된 내용은 집계하지 않고 있고 관련 협회에서도 대략 추산만 할 뿐이다.
이는 축산기자재 업계의 경우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고 국내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이 진행하고 있는 ‘한국형 시설축산 모델 설정을 위한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수출 모델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또한 한국축산환경시설기계협회(이하 한축기협), 케이팜(K FARM) 수출사업단이 축산 스마트팜 수출공동브랜드 참여기업을 모집하면서 축산기자재 수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축산기자재 시장과 수출 동향에 대해 짚어봤다.

# ICT 도입 농가 5614호 

한축기협과 케이팜 수출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정보통신기술(ICT) 기자재 도입 농가는 5614호로 추산된다.

발정탐지기를 설치한 농가가 전체의 20%로 가장 많고 이어 자동급이기(18%), 환경제어기(18%), CCTV(16%), TMR배합기(6%) 순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국내 축산 ICT 기자재 시장 규모는 1600억 원 정도다.

연도별 축산 ICT 기자재 도입 농가는 2014년 23호에서 2019년 867호로 급증했다가 2021년 710호, 지난해 605호로 소폭 감소했다.

축종별·장비별 ICT 기자재 국산화 현황은 우리나라가 52.25%로 가장 높고 네덜란드가 19.08%, 미국, 덴마크, 오스트리아, 벨기에,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일본, 중국 등은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축산 ICT 기자재는 발정탐지기, 자동급이기, 환경제어기, 사료빈 관리기, 자동급수기, 자동포유기, 사료믹스급이기, 포유모돈급이기, 착유기 등이 주로 보급되고 있다.

# 한국형 시설축산 개념 설정 꾀해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은 한국형 시설축산 모델 설정 정책연구를 통해 한국형 시설축산의 개념을 설정하고 있다.

기본방향은 외국의 선진기술을 그대로 수입·적용하거나 단순 모방하지 않고 우리 농업의 조건과 현실에 맞게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해 농업선진국과의 경쟁이 가능한 독자적 농업생산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기후적 상황인 사계절, 지구온난화 등을 감안해 이에 대한 맞춤형 대응 방안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정적 성장환경 제공을 위한 온·습도 등 관리시스템의 첨단화·자동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외적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사료 가격과 에너지 가격 폭등과 같은 대외적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영관리(사료 관리)와 에너지 관리(에너지 저감, 탄소중립)의 전문화·체계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의 한국형 시설축산 모델 설정 정책연구는 축산농가의 현실을 반영하는 한편 스마트팜 모델 구체화가 핵심이다.

기초적 시설에 고착됐던 축산분야는 ICT 기술·인프라 활용뿐만 아니라 타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변화되고 있다. 축산분야의 변화는 생산비 절감, 사양 관리 최적화 등을 통해 실제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전망이다.

조성인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장은 “한국형 시설축산 모델 설정 정책연구는 단순히 우리나라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까지 접목할 수 있는 모델이 제안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것”이라며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자재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수출 가능한 모델을 오는 12월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광덕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사무관은 “단순히 수입을 대체하는 모델 개발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출까지 고려한 모델로 개발되길 바란다”며 “연구를 통해 도출된 모델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소규모 회사, 제품 개발 경쟁력은 미흡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미국 등 축산 선진국으로 꼽히는 나라들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형 기업이 ICT 기자재 생산·보급을 주도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규모 회사에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환경관리기, 착유기 등은 선진국의 제품보다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게 한축기협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불어 ICT 적용 축사 표준설계도가 부재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관리 표준이 없고 데이터 수집 관리도 각 업체별로 상이하다. ICT 기업 일부가 자사 제품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나 생산경영정보 연계성이 취약하다.

이에 축산 ICT 수출 공동브랜드를 바탕으로 통합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성호 한축기협 대외협력단장(㈜호현에프앤씨 대표)은 “축산 선진국의 경우 국가별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제품별 자동제어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규모 업체들이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다 보니 동작 제어만 가능한 수준에서 기자재가 개발되고 있다”며 “한축기협이 축산 ICT 수출연합을 맡고 호현에프앤씨가 컨설팅, 코카(주), ㈜알림시스템, 벤코코리아(주), ㈜우양코퍼레이션 등이 ICT 장비를 지원함으로써 케이팜 브랜드의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축산기자재 연평균 355억 원 수출

농기자재수출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료절단·배합기·기타조제기, 가금 부란기·양육기, 가금 사육용기계, 기타 가금·양봉기계, 부란기·양육기 부분품, 기타 양육기 부분품 등의 수출액은 2020년 312억 원, 2021년 411억9000만 원, 지난해 317억4000만 원으로 3년 평균 355억 원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축산기자재를 수출하고 있다.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에 따라 대외 무역거래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품목분류 코드인 HS코드가 있는 제품들에 대해서만 수출 데이터가 잡힌다. 

2021년 기준 동남아시아 국가의 축산기자재 주 수입국을 살펴보면 베트남의 경우 중국에서 가장 많은 855억 원 규모의 자재를 수입했으며 이어 말레이시아(200억 원), 태국(131억 원), 미국(82억 원), 프랑스(67억 원) 순이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모두 중국에서 가장 많은 축산기자재를 수입하고 있다. 

2021년 글로벌 축산 스마트팜 시장규모는 146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며 2026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하며 34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스마트팜 시장 연간 성장률은 약 10.2%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ICT 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팜이 신수출 유망분야 13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 케이팜 수출사업단 2027년까지 231억 원 수출 목표

케이팜 수출사업단의 축산 ICT 기자재 수출목표는 2027년까지 231억 원(약 1700만 달러)이다. 

이를 위한 수출전략은 공동브랜드 인증제도 구축, ICT 제품기술지원, 수출 실무자 교육, 현지 지사 설립 등이다. 케이팜 수출사업단은 국내 기업간 협력체계 활성화, 데이터·인공지능형 제품을 기반으로 축산업혁신을 촉진할 방침이다.

또한 인공신경망 기반 지능형 스마트팜 서비스를 위한 공통 프레임 워크 기술개발을 통해 축산 지능화를 위한 스마트팜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축산 선진국과의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개별제품별로 추진되던 기술개발을 축종별 통합형 연계제품으로 고도화함으로써 축산농가의 시설·경영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구현할 예정이다.

해외 축산 ICT 기자재 업체와 제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송석찬 한축기협 회장은 “수출에 관심은 있지만 여건상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케이-팜 공동브랜드를 만들었다”며 “수출 매뉴얼 개발을 통해 참여기업을 지원하고 기업들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해 케이-팜 브랜드 인증제를 바탕으로 한 인증기업과 제품에 대한 표준화는 물론 수출사업단을 중심으로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시장 조사, 공동 사후관리서비스(A/S) 체계 등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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