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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원인인 동시에 이의 피해를 보는 쌀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12%를 차지한다. 그러나 메탄 배출량을 최대 48%까지 줄이고 물 사용량을 30% 줄이는 간단 관계(AWD; 생육 단계별로 물 공급량 조절) 재배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완화하고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벼농사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은 15만5000톤으로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인 27.2를 반영해서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하면 422만6000톤에 달한다. 벼농사에서 이뤄지는 메탄 감축은 축산업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의 잠재적 효과가 크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그린 라이스’ 프로젝트는 벼농사에서 화학비료 사용과 온실가스 방출을 줄여 지속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도록 벼의 육종과 재배 방법 개발에 초점을 둔다. 간단 관계와 같은 물 관리 재배 기술을 농업인에게 적극적으로 보급하려 하지만 이 기술이 생산 주체인 농업인의 실행 의지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노령화된 농촌에서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현재 시행방식은 주로 농가의 기록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행 여부를 투명하게 확인하기 어려우며 농가 참여에 대한 보상 체계도 정량적이지 못해 한계가 있다.
 

농업의 탄소 배출권 거래를 위해 탄소중립으로 가는 쌀 생산 방법은 농업인에게 좋은 인센티브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온실가스의 배출을 측정(measuring),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을 하는 과정(MRV)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았다.
 

농가의 재배 방식 변화가 온실가스의 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증거를 과학적이고 정량적으로 확보하는 게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나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재배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프랑스의 한 스타트업 회사는 벼농사 재배방식 변화에 따른 메탄 발생 저감을 인공위성과 인공지능으로 모니터링해서 MRV를 과학적으로 구현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방법은 농가가 기록하는 일지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높은 투명성이 확보되고 간단한 모니터링으로 고품질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넓은 지역에서도 어떤 재배방식이 사용되었는지를 관찰할 수 있으며 과학적이고 확장성이 높다.
 

인공지능 모델은 위성 관측을 통해 특정 위치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측정하고 재배 방식 변화에 따른 배출량 감소를 확인해서 농가에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준다. 과학을 통한 MRV 시스템 구축은 농업에서 탄소 배출권과 관련된 의구심을 없애는 데 매우 중요하다. 최근 유수의 유럽 언론은 일부 회사가 검증한 열대 우림 탄소 배출권의 90%가 허위라고 보도했고 관련 인증 회사들의 MRV체계를 개선하도록 유도했다. 
 

그린 라이스 프로젝트에서와 같이 재배 방식의 변화, 탄소 배출량 감소, 탄소 시장을 통한 보상의 연관성을 농가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농업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서 투명한 MRV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 측정할 수 있으면 개선할 수 있다는 경영학의 원칙은 농업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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