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기록관리는 목장 운영 '필수'
생산성 향상 위한 젖소 개량은
시간과 돈 필요
빠른 시간 내에 결과 확인 어려워
농장주 인내심·노력도 요구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기록관리의 첫 출발은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면서부터 였어요. 아버지는 본인의 수첩에 젖소에 대한 모든 것을 다 기록하셨는데 기록에는 인공수정 시 손에 느껴졌던 섬세한 감각까지 내용에 있었죠. 그 흔적을 되짚어 보면서 기록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최광현 대흥목장 대표는 기록관리가 곧 성적이고 우유는 번식에서 나온다며 꼼꼼한 기록관리는 목장 운영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24세 이른 나이에 시작해 21년간 목장을 운영해 온 최 대표는 대통령상으로 첫 승격된 ‘2023 한국 홀스타인 품평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최 대표를 경북 구미에서 직접 만났다.
# 홀스타인 품평회는 나에게 ‘채찍과 당근’
대흥목장의 홀스타인 품평회 출품은 양신철 한국종축개량협회 경북대구지역본부장의 꾸준한 권유로 시작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년 만에 품평회를 바로 도전했기 때문에 양 본부장의 조언들은 많은 도움이 됐다.
양 본부장은 최 대표의 아버지부터 함께했던 인연을 이어가며 최 대표에게 힘이 돼 줬다. 출품 젖소의 선발부터 이발과 목욕 등을 도운 결과 대흥목장은 첫 품평회에서 2등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 대표는 “품평회는 내게 신세계였고 그 당시 성적이 좋은 목장 대표들이 산처럼 느껴졌다”면서 “품평회를 인연으로 다른 목장에 찾아가 조언도 구하고 노하우를 많이 배웠으며 품평회 출품 후 2~3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출품우를 만들기 위해 품평회를 준비하는 기간이 자신에게 채찍이었고 품평회에 참가해 좋은 사람과 좋은 에너지를 받으며 상을 받은 순간은 당근이었다고 품평회를 회상했다.
# 기록관리는 운영의 기본, 젖소 개량은 시간이 답
목장의 모든 개체들의 기록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기록관리는 운영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낙농가의 경우 더욱 그렇다.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번식이 필수적이며 번식을 위해서는 개체들의 발정징후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 대표는 “요즘 생산비 증가 대비 소비 감소로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기록관리가 필요하다”며 “생산성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발정 징후를 놓치면 안되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수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기록작성에 있어 수기작성과 개체관리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 중이며 송아지 이표에도 다른 목장보다 더 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젖소 개량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또한 결과를 빠른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없어 농장주의 인내심과 노력도 요구된다.
최 대표는 현재 착유우 140마리, 건유우 25마리, 육성우 120마리를 사육중이며 오랫동안 정들었던 칠곡을 떠나 구미로 이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농가 성적이 떨어졌지만 5톤에 가까운 착유량으로 305일 보정유량은 1150kg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 유전자 개량은 혼자 할 수 없는 일
최 대표는 젖소개량에서 동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개량을 목표로 하는 농가들에게 있어 유전자 개량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혼자서는 재미도 없고 정보공유 측면에서도 불리해 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지역마다 개량동호회가 있는 만큼 해당 동호회에 적극 가입하되 만약 지역에 개량동호회가 없다면 다른 지역으로 가서라도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최 대표는 “젖소개량의 시작은 일단 멘토의 역량을 갖춘 농가를 찾아 배움을 청하는 태도”라며 “미리 너무 걱정하지 말고 배우고 싶은 점을 알려달라고 요청한다면 성심성의껏 조언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