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인·소비자 축산물 시장 불안 해소…전국단위 축산물 안정적 생산·분배 기반 조성

도매시장 디지털화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경매시장 개장 가능
과학적·다양화된 등급판정으로 상품정보 상세화

축산물 온라인 화상경매 도입
온라인 경매 데이터의 신뢰성 강화 위해
축산물 품질분석·빅데이터 기반의
축산유통정보 제공 계획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도매시장 디지털화를 위해 축산물 온라인 화상경매를 도입했다. 사진은 온라인 화상경매 진행모습.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도매시장 디지털화를 위해 축산물 온라인 화상경매를 도입했다. 사진은 온라인 화상경매 진행모습.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최근 럼피스킨까지 가축 질병과 코로나19 등 사회적 문제 발생으로 가축시장 운영이 중단되고 가축 수송이 멈추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도축장 폐쇄 시 도소매업체로 축산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가축시장에서 거래가 위축되거나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축산업계에서는 산지·도매시장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가축시장 경매 플랫폼과 이미지 화상 분석, 실시간 도체 회전 동영상 촬영·경매 데이터 매칭 기술 등을 접목한 축산물 온라인거래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축산시장에 부는 스마트 바람에 대해 살펴봤다.

# 도매시장 디지털화 추구

2011년 구제역,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면서 축산업계는 특히 돼지고기 경매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에 따르면 오프라인 도매시장에서의 돼지고기 경매율이 11.4%에서 5%대까지 급락했다. 이에 유통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비상시 유통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축평원에서는 축산유통의 디지털 전환 시기를 맞아 온라인경매 지원사업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올해 이 사업을 전담하는 제도산업지원처가 신설됐으며 소, 돼지 등 축산물 도축장 출하를 편리하게 지원하는 출하예약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축산물도매시장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온라인 경매제도가 시행됐다. 

오시창 축평원 제도산업지원처장은 “가축 질병 등 비대면 상황에서도 시간과 공간 의 제약 없이 경매시장 개장이 가능해졌다”며 “과학적이고 다양화된 등급판정으로 상품정보 또한 상세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온라인경매 도입 초기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로 시장 종사자들의 반대의견이 적지 않았다”며 “간담회 주최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가축 질병 시 비상대응과 궁극적으로는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을 강조하면서 당사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축산유통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축의 생산부터 최종 소비까지 단계별로 철저한 관리체계와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을 거쳐 다양한 정보와 함께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축산유통 밸류체인 혁신을 추구할 방침이다.

한편 축평원의 온라인경매 지원사업은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가상공간에 설립되는 온라인 도매시장은 시·공간 제약 없이 전체 38개 품목의 전국단위 통합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

# 가축시장 플랫폼 개발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도 질병 확산 등 가축시장 중단 위험 대응, 가축시장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오프라인 중심의 비효율적인 업무시스템을 개선하고자 2021년 8월 ‘NH가축시장’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NH 가축시장 플랫폼은 수기업무 위주로 이뤄지던 산지 생축 거래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경매안내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농가는 경매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축협은 질병·비상사태 발생 시 안전하게 가축시장을 운영할 수 있다.

기존 경매시스템은 현장방문을 바탕으로 진행돼 질병 확산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운영이 중단됐다. 또한 축협 개별 서버 운영에 따른 분산된 데이터 관리와 보안 취약성 문제도 대두됐다.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고 사업 활성화를 위해 NH 가축시장 플랫폼이 개발된 것이다.

2021년 10월 하동축협에서 NH 가축시장 플랫폼 시범사업이 이뤄졌으며 지난 2월 NH 가축시장 플랫폼 고도화가 완료됐다. 현재 하동축협 외 52개 조합에서 적용되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는 오는 12월 말까지 89개 가축시장에 NH 가축시장 플랫폼 도입을 추진한다.

이천축협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용 응찰기 관련 비용이 절감되고 업무 효율과 경매 만족도도 높아졌다”며 “서버통합으로 보안성도 향상돼 축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안성축협 관계자는 “경매 준비와 진행 업무 부담이 줄어 조합원 서비스 향상에 매진할 수 있다”며 “원거리에서도 경매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조합원 만족도도 높다”고 밝혔다.

축협은 NH 가축시장 플랫폼 도입 시 경매 단말기 미사용 효과와 정산·등록 자동화 등 업무개선 효과 등으로 1년에 1700만 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 가축시장 플랫폼의 고도화를 통해 비대면 서비스도 강화됐다.

한국종축개량협회와의 연계를 통해 출장우 혈통·후대·유전정보 등의 자료 제공이 가능해졌으며 다양한 통계정보 시각화를 통해 지역별 시세·낙찰가, 낙찰 내역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출장우 모바일 간편 등록, 유튜브 방송 지원을 통한 축협 직원 업무 효율성 제고, 출장우 검색, 찜 기능 등을 통한 입찰·조회 편의성도 증대됐다.

안병우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농가 수취가격을 제고하면서 소비자에게 저렴한 축산물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유통 과정의 효율화가 필수”라며 “NH 가축시장 플랫폼 보급을 확대해 유통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축산물 온라인 화상경매 도입 필요

현재 희망사업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축산물 온라인 화상경매는 가축 질병 방역 상황에서도 권역별 도매시장 간 하나로 연결된 온라인망을 통해 축산물 공급망이 유지돼 시장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가능하다. 

또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도매시장의 돼지 경매량을 온라인경매 인프라를 바탕으로 도매시장으로 유도해 경매제도를 유지하는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매제도 유지는 기준가격의 대표성을 확보해 건전시장 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와함께 전통방식에 의한 경매를 통한 하나의 가격 기준이 아닌 온라인경매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거래방식의 가격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육류 공급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축산물 온라인 화상경매를 도입할 경우 지역의 도축장에 출하를 통해 가축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상물분리가 가능하고 위생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축평원은 2030년까지 온라인 화상 경매 출하율을 50%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방향은 유통효율화, 가격 투명성, 품질 향상과 도매시장 활성화다. 온라인경매 도입·확대를 통해 원격지 상장 체계를 확립해 유통혁신 여건을 조성하고 도매시장 온라인경매 데이터를 활용해 산지·도매·소매 단계별 가격 투명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온라인경매는 현재 4개소(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 도드람안성, 농협고령축산물공판장, 협신식품)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도드람김제, 부경·제주축산물공판장 등 3곳에서 추가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경매량이 많은 제주와 부경양돈이 참여하면 경매의 약 70%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중점 추진전략은 △축산물 온라인 화상 경매제도 도입 △축산물 유통정보 플랫폼 구축·제공 △도매시장 시설현대화·경영역량 강화 △품질향상·부가가치 제고 등이다.

축산물 온라인거래소가 확대될 경우 도축장 운영 공간 추가 확보 등이 가능하고 온도변화에 따른 품질 변화가 없어 위생적인 신선육 출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수의 소상공인 경매 참여 진입장벽 완화로 완전 경쟁 시장과 같은 자율적 시장가격 형성 환경을 제공한다.

가축질병, 사회적 방역 상황 등의 비상시에도 권역별도 연계된 도매시장 온라인거래망을 통한 축산물 공급체계가 안정화돼 물가 불안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내년 시장안착, 2025년 전국 연계 목표

축평원은 내년에 온라인경매 플랫폼 개발 4차 추진을 통해 완전한 도매시장 거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온라인경매 데이터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축산물 품질분석과 빅데이터 기반의 축산유통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시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비대면 온라인거래를 일정 수준 이상 유도해 시장에 안착시킬 예정이다.

도매시장 간 온라인망 연계를 통한 안정적 비상 공급망 확보 차원을 넘어 일반 도축장과 도매시장 간의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단위의 축산물 안정적인 생산과 분배 기반을 조성한다. 

내년까지 출하예약시스템·표준 전자송품장도 시범 운영한다. 출하 농가의 예약 참여 유도를 위한 수수료 지원, 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고 농가·도축장 인식 변화를 위해 계층별 정책홍보 콘텐츠 제작·배포·교육을 진행한다.

오 처장은 “2025년에는 관련 법령인 ‘도매시장 전자거래 운영요령’ 개정을 통한 서식 법제화를 통해 확산 기반을 마련하고 출하예약시스템과 표준 전자송품장 적용 대상을 전국 도축장으로 확대하는게 목표”라며 “기관 내·외부의 축산분야 디지털화 추진과제와의 연계·신규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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