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국내 스마트팜 보급에서 국산 제품의 보급이 월등히 높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외국산 제품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보급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재)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KoSFarm)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개최한 ‘2023 제4회 KoSFarm 좌담회’<사진>에서 ‘스마트팜 국내보급 확산 및 수출지원 방안’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가 스마트팜을 도입한 71농가를 조사한 결과 77.5%가 국산 제품을 사용, 외국산 제품 사용 비율 22.5%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특히 50~60대 응답자는 87.9%, 70세 이상은 100%가 국산 제품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30~40대 응답자는 45.5%가 외국산 제품을 쓴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외국산 제품 사용비율이 높았다.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사후관리(A/S) 43.6% △저렴한 가격 18.2% △기술·업체 신뢰 14.5% 순으로 응답했으며 외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기술 수준의 차이 43.8% △기술·업체 신뢰 31.3% 순으로 응답했다.

양적으로 봤을 때 국산 제품의 보급도가 더 높지만 보급된 기술 수준은 외국산 제품이 더 높았다.

국산 제품 사용 농가의 기술 수준을 보면 센서·영상 장비를 이용해 원격으로 농장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이 52.7%로 가장 많았고 외국산 제품 사용 농가는 단순 원격 모니터링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연계시설을 활용한 환경·사양관리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 50.0%로 가장 많았다. 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생산경영관리에 활용하는 농가도 외국산 제품 사용 농가가 25.0%, 국산 제품 사용 농가는 14.5%로 전반적으로 외국산 제품 사용 농가가 국산 제품 사용 농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스마트농업 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외국산 제품의 경우 도입 만족의 이유로 생산성 향상이 40.0%로 1위였고 국산 제품은 영농 편의성 증대가 57.7%로 1위로 나타났다”며 “이는 외국산 제품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더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진 것으로 이용자들이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여한 강신호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벤처창업본부장도 “기술적으로 국산 제품이 외국산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국산 제품은 기술적으로 실증이나 테스트가 안 돼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국산 제품과 외국산 제품 간의 간극이라 할 수 있다”며 “이는 정책에서 담아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예비창업농이나 아직 스마트팜을 도입하지 않은 미도입 농가도 국산 제품 선호도가 높지만 젊을수록 외국산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창업농과 미도입 농가 456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산 제품 선호도가 76.7%로 높았지만 29세 이하 응답자의 54%는 외국산 제품을 선호했으며 특히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생의 경우 68.4%가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창업농과 미도입 농가가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후관리가 50.9%로 가장 많았고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기술 수준의 차이’가 62.5%로 나타나 예비창업농과 미도입 농가도 도입 농가와 마찬가지로 사후관리 등 이용 편의성을 국산 제품 선호이유로 꼽았으며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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