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업 다양한 분야 기술혁신 기획...연구 역량 한 단계 도약

벌 소리 데이터 구축으로 스마트양봉 기술 개발

식물바이러스 관리·모니터링·진단 AI 기술 개발

가루쌀 이용 식물성 대체육 개발 연구기획 제시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지난 7일 전남 나주 농기평 본원에서 제2회 농식품 R&D 영크리에이터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충북대 링크인사이트팀이 소리 분석 기술을 스마트양봉에 접목하는 연구기획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시상식 기념사진.

농식품 연구개발(R&D)의 미래 주역인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우리 농식품 R&D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지난 7일 전남 나주에 소재한 농기평 본원에서 2회 농식품 R&D 영크리에이터(Young Creator)’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R&D 영크리에이터 공모전은 농기평이 농식품 분야 미래 주역인 청년 연구자들이 미래 농업기술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를 기획·제안해 신진연구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주제로 진행된 올해 공모전에는 16팀이 지원해 최우수상 충북대 링크인사이트팀 우수상 한경대 봄볕팀 장려상 충북대 식물바이러스병학팀·서울대 분발818팀 등 4팀이 수상했다.

노수현 농기평 원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농식품 R&D 영크리에이터의 농산업에 대한 열정과 다양한 혁신 기술들을 엿볼 수 있었다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제안된 농식품 R&D 우수기획을 소개한다.

 

# 벌 소리를 분석해 스마트양봉의 새 장을 연다

충북대 링크인사이트팀은 벌 소리 데이터 구축 및 적용 가능 분류 알고리즘 개발기획연구 제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스마트양봉은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이미지·영상 데이터는 용량이 크고 여왕벌이 벌통을 떠나는 경우를 탐지 못 해 군집붕괴를 막을 수 없었다. 이에 링크인사이트팀은 비교적 용량이 작은 소리 데이터로 유해벌 탐지·분석, 여왕벌 군집 이탈 현상 등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개발 기획을 제안했다. 벌마다 크기, 날갯짓 패턴 등이 달라 고유한 소리 데이터 값이 있기에 가능했다.

양봉업자와 연계해 장수말벌 등 유해벌과 꿀벌에 대한 소리 데이터를 구축·분석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수행하고 데이터 분류를 위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활용한 스마트벌통 실시간 감지 소프트웨어와 휴대폰 앱 개발까지 계획에 두고 있다.

팀장인 홍석수 링크인사이트 대표는 스마트농업 분야 기계학습과 AI 적용 데이터 범위를 소리 데이터로 확대해 스마트화·디지털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또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꿀벌 집단폐사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갖는다고 전했다.

 

# ODA 맞춤형 스마트팜, 친환경과 국격상승 일석이조

한경국립대 봄볕팀은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수출되는 스마트팜에 활용될 ODA 수혜를 받는 수원국의 천연유기자원을 활용한 환경친화적인 수경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운용하기 위한 최적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기획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손보미 팀장은 그간 ODA 사업을 경험하면서 개발도상국 농업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채 국내 기자재나 작물 재배기술 등이 전달되는 모습을 많이 접했다“ODA 사업과 수원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개도국 농업환경에 적합한 농업 R&D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연구기획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통해 ODA를 위한 맞춤형 스마트팜 모델 개발 개도국에서의 무기질비료 사용절감을 통한 환경보호 현지형 스마트팜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등 ODA를 이용한 스마트팜 수출의 새로운 모델과 전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 팀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친화형 농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ODA가 앞장서 개도국에 환경친화적·유기농 농법을 전수한다면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좋은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 식물바이러스 진단과 관리, AI

기후변화로 고위험 병해충 발생·확산이 늘어나는 가운데 난방제병인 식물바이러스병도 유입돼 2015년 복숭아, 자두 같은 벚나무속 과수에 피해를 주는 자두곰보병 발생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 과수뿐 아니라 벚나무속 조경수도 식재 비율과 밀도가 해마다 높아지면서 벚나무속 식물바이러스병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충북대 식물바이러스병학팀은 벚나무속 식물바이러스의 관리·모니터링·진단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을 제안했다.

장선하 팀원은 “AI로 식물바이러스 모니터링을 확대해 식물 상태를 실시간 점검하고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점과 지금 기술보다 더 정밀한 분석과 식별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조기 진단 기술 개발을 통해 바이러스에 의한 작물 손실을 최소화하고 농작물의 생산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가루쌀로 만드는 고기

건강 문제, 채식주의 확산 등으로 식물성 대체식품이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대두되고 쌀소비 진작과 밀 수입대체를 위한 작물로 가루쌀(분질미)이 주목받는 가운데 서울대 분발818팀은 가루쌀을 이용한 식물성 대체육 개발 연구기획을 제시했다.

분발818팀은 가루쌀 소재화를 위한 변성·정제 공정 기술을 탐색하고 변성 가루쌀 전분과 식물성 단백질의 최적 배합비를 찾아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식물성 기름으로 식물성 에멀전 겔을 만들어 대체육의 지방도 함께 개발한다.

연구가 성공한다면 현재 사용처가 제과·제빵에 집중된 가루쌀의 새로운 사용처를 확보하고 구조적 쌀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해 쌀 농가의 안정적인 수입 창출에 기여하고 나아가 식물성 대체육의 소비 진작효과도 기대된다.


[Interview] 홍석수 링크인사이트 대표이사 (최우수상 수상자)

홍석수 링크인사이트 대표(사진)는 벌 소리의 분석을 통한 스마트양봉 연구기획으로 제2회 농식품 R&D 영 크리에이터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통계학 박사 수료생인 홍 대표는 농식품 전공과 직접 관계가 없지만 전공을 살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적용해 새로운 스마트양봉의 장을 열고자 하고 있다.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 농식품 R&D 영크리에이터 공모전 지원 동기는.

평소 스마트 농축산 분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이를 해결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AI 방법론 등에 관심이 많았다. 최근 꿀벌 군집 감소 문제가 대두되던 차에 관련 주제를 기획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

국내에선 소리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 외국에선 미국 농무부가 곤충 소리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기도 했고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불법 벌목을 소리 데이터 기반으로 탐지하는 사례도 있다.”

 

# 공모전 기획연구를 바탕으로 창업을 했는데 창업 계기와 비전은 무엇인지.

창업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점이 보다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링크인사이트 창업을 했다. 전공이 통계학이라 데이터를 보는 눈은 확실히 낫다고 판단했다. 나의 기획과제는 데이터 활용에 다소 치우쳐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 스마트양봉 서비스가 AI와 같은 데이터 기반 모델에 의해 세부 서비스들이 구체화 될 수 있다.

앞으로 충북 지역을 중심으로 이번 기획연구를 확산할 계획이다. 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양봉을 추진하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관련 과제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완성하는 것이 우선목표다. 이번에 제안한 기획과제뿐 아니라 스마트농업,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도 관심이 많다.”

 

# 청년 R&D 크리에이터가 농산업 핵심인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최근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사회가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변화 주기가 더욱 빨라지는 것 같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한 우물만 파도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가 변하면서 그만큼 젊은 연구자들에겐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시간도 확보됐고 정보의 접근성도 좋아졌다. 물론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것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겠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도 함께 쌓아나간다면 다양한 통찰을 갖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핵심인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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