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 방역에 안심은 금물…내년 봄, 유입 가능성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만전 기할 것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한우농장에서 지난 10월 19일 수의사 진료 중 피부병변이 있는 개체 4마리가 발견·신고되면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10월 20일 국내에서도 최초로 럼피스킨 발생이 확인됐다.

럼피스킨과 관련해 방역을 책임지면서 400만 마리 분량의 백신을 긴급 확보해 성공적으로 농가에 접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Q. 럼피스킨 어떤 질병인가.

A. 럼피스킨은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의 관리대상 목록에 있는 질병이다. 주로 침파리, 모기 등 흡혈곤충이 매개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 소의 피부·점막에 수많은 작은 결절(~5cm), 우유생산 급감, 가죽 손상, 유산, 수소 불임 등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불현성 감염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며 이환율 5~45%, 폐사율 10%이하다.

Q. 증상은 어떠한가.

A. 주로 흡혈 파리, 모기, 진드기 등 매개 곤충에 의해 전파된다. 또한 직접 접촉, 오염 사료·물 섭취, 오염 주사기 등에 의한 전파가 가능해 주의해야 한다. 41℃에 가까운 고열 후 전신성의 피부·점막 결절이 주요 증상이다. 잠복기는 보통 4~14일 정도이고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최대 28일로 보기도 한다. 우유 생산량 급감, 침울, 식욕부진, 쇠약, 과도한 침 흘림, 눈·코 분비물 증가, 림프절 종대, 가슴·다리 등 부종, 유산, 일시적·영구 수소의 불임 등이 동반됨으로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Q. 백신 확보 어떻게 추진됐나.

A. 정부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 54만 마리분의 럼피스킨 백신을 확보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리 대비해 놓은 백신물량이 신속한 백신 접종을 가능하게 했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 국내에는 한우, 젖소, 육우 등 407만 마리의 소가 있어 추가접종을 위한 빠른 백신확보가 럼피스킨 확산을 막는데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상황이었고 10월 19일 럼피스킨 첫 확진 이후 정부에서는 전 세계 동물약품 업체들을 수소문했으며, 타국으로 수출될 물량까지 선점해 긴급히 백신 물량을 한국에 들여왔다. 해외에 있는 공관 협조까지 받으면서 10월 31일까지 407만 마리의 럼피스킨 백신을 확보했다.

Q. 전국 소 400만 마리 일제접종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A. 한마디로 전시를 방불케 했다. 사전에 확보해 둔 백신으로 럼피스킨 발병 지역에 우선 접종을 실시했고, 백신 추가물량이 들어오기 시작한 10월 29일부터 11월 9일까지 12일간 전국 407만 마리 소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방역정책국은 24시간 응급 대기 상태가 지속됐고, 당초 계획된 11월 10일이라는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전국 지자체, 관계기관과 수의사 등이 총 출동해 깜깜한 밤에도 야간 작전하듯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이번 방역에선 부처간 혹은 지자체 간, 관계기관 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주효했다. 특히 축협에서는 전국 150개의 연무 소독기를 긴급 투입해 방역에 큰 도움이 됐으며, 공수의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한 덕분에 백신접종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다.

Q. 선별적 살처분 결정 과정은?

A. 농가들에게는 생소한 질병이다보니 럼피스킨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럼피스킨과 비슷한 질병이 8가지나 되는데 일부 농가들에선 기존에 있었던 병 아니었냐는 의심도 있었다. 특히 1~2마리 확진됐다고 해서 농장 전체를 살처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계속 제기됐다. 정부에서는 가축 질병에 대해 항상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추후 확산 가능성 여부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럼피스킨의 경우 백신 접종 여부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선별적 살처분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농가 피해는 줄이고 방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Q. 럼피스킨 위기단계가 여전히 ‘심각’이다. 이유는.

A. 이달 중순까지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방역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백신 접종 후 3주, 이후 모니터링 기간 ‘7일+7일’을 더하면 그렇다. 농식품부는 현장 채혈을 위해 투입된 방역사들에게 흡혈곤충 출몰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요청하기도 했다. 
방역에 안심은 금물이다. 현재 백신 접종으로 면역 효과가 있는 몇 달간은 지속하겠지만 중국은 현재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내년 봄, 중국과 북한에서의 유입 가능성이 있어 농가 단위에서 방역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정부에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만전을 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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