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김신지 기자]

지난 3일 전남 고흥 육용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올해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18일 기준 전북, 전남, 충남 등의 가금농장에서 2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주요 발생농장은 전북 김제·부안·익산·완주와 전남 고흥·무안·영암, 충남 아산 등이다.

이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발생농장과 역학적으로 관련된 농장,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방역에 취약한 전국 430여 호 오리농장에 대해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발생 계열사의 도축장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가금생산자단체와 계열사가 주관이 돼 가금 농장주를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핵심 방역수칙과 발생농장의 방역 미흡 사례를 집중 교육했다.

가금업계에서는 산란계 농가의 10곳 이상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하자 이로 인해 닭고기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재홍 대한산란계협회 국장은 “AI로 인한 살처분은 오리, 산란계 농장의 경우 각각 주변 1km, 500m 농가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60만 마리, 산란계는 165만 마리가 살처분됐다”며 “산란계 살처분이 늘어날 경우 계란 수급 불안정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에서는 아직 AI가 발병하지 않았지만 주변 농장에서 AI가 발생해 출하나 입추가 제한적”이라며 “육계 출하가 지연되면 중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거래처에서 원하는 중량을 맞추지 못해 판매가 불가능하고 부분육으로도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AI 발생으로 인해 가뜩이나 닭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해 소비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는 게 가금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AI 발생이 가장 많은 전북도에서는 산란계 농장 54개소에 대해 각 시·군 축산부서 담당자를 소독책임관으로 지정해 농장별 소독 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미흡 사항 확인 시 즉시 개선될 수 있도록 관리 중이다.

매년 일정 시기가 되면 발생하는 고병원성 AI를 막기 위해서는 농장주가 주기적으로 농장을 소독하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방역 관련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김재필 농협경제지주 방역팀장은 “AI도 일반 가축질병과 마찬가지로 차단방역이 중요하고 농가 중심의 소독 활동과 더불어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이 필요하다”며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AI는 농장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을 경우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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