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학교에 앉아있는 아이들,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 노인. 일본 시코쿠의 나고로 마을은 사람이 떠난 빈자리를 사람과 꼭 닮은 인형들로 채워 지역소멸의 대표적 사례로 종종 거론되곤 한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총 인구는 내년 5175만 명에서 20305131만 명으로 6년새 44만 명이 줄 것으로 전망된다. 2072년에는 최대 3017만 명까지로 줄 수도 있다는 암담한 전망치도 제시됐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 심화로 실제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인구의 비중은 더욱 급격하게 쪼그라들 것이란 데 있다. 지난해 3674만 명이던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향후 10년간 332만 명이 감소하고, 2072년에는 1658만 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0.6명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지역소멸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운다.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된 불균형적인 구조 속에서 특히 농촌은 보다 절실히 지역소멸 혹은 농촌소멸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계인구개념은 그래서 흥미롭다. 정부, 지자체, 대학, 기업 등이 연대해 관계인구를 늘려 농촌 이주·정주 인구 증가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토대를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다관계인구는 농촌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교류하는 인구를 말한다. 

관계인구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강조한 개념이기도 하다. 지난 6월에는 본지에 관계인구가 온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농촌소멸 위기 극복의 새로운 키워드로 관계인구를 지목한 바 있다.

송 후보자는 기고에서 도시민들이 농업·농촌에 대한 단순 흥미에서 출발해 지속적인 관심,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농촌과의 관계맺기를 다양화하고 강화할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그동안 목소리를 높여온 관계인구 확대 방안을 구체화하고 정책에 반영해 실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연구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쏟아진 능력치에 대한 크고 작은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할 테다. 부디 임기말에는 농식품부 최초의 여성 장관 타이틀이 아닌 농촌소멸 극복 관계인구 확대를 통해 농촌소멸 문제에 크게 기여한 장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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