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능력 맞춤형 사양관리…단기 비육 유도함으로써 생산비 절감 추진
그린피드 시스템 도입으로
한우 사육 기간별 탄소 배출량 비교·분석
사육기간 단축 시 탄소 배출량 저감효과
객관적 수치로 데이터화해
향후 축산분야 탄소중립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안성목장에서는 지난 11일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을 통해 24개월령 한우가 첫 출하됐다. 사진은 24개월령 한우 출하현장.
안성목장에서는 지난 11일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을 통해 24개월령 한우가 첫 출하됐다. 사진은 24개월령 한우 출하현장.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가 추진하는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과 관련 농협 안성목장에서 사육되던 시험우의 출하가 시작됐다.

농식품부와 축산경제는 유전형질에 따른 최적의 출하 월령을 구하고 한우 사육 기간 단축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소 사육방식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한우 사육 시 수익 극대화와 품질 제고 등을 위해 사육 기간이 2000년 약 23개월에서 2020년 약 30개월까지 늘어남에 따라 곡물사료 의존도가 심화됐다.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농업 분야의 약 40% 수준을 차지하며 향후 사육 규모 확대 등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와 축산경제가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 6개 연구과제 병행·추진

소 사육방식개선 시범사업은 시험우 600마리를 유전능력, 사육기간, 영양 수준, 사료 종류 등 4가지 조건에 따라 사육하는 실증실험과 △유전능력 맞춤형 사양 관리 프로그램 개발 △탄소배출량 조사·연구 △송아지 유전능력 평가시스템 고도화 △단기비육 한우육의 품질·맛 관련 특성 규명 △축산주요국·국내 사육기간 단축 사육방식 조사 △마케팅 전략, 상품성·시장성 확대 방안 등 6개의 연구과제를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사업 1년차인 지난해에는 사양시설 완비, 수송아지 구입·입식, 병행과제 연구용역 선정 등 원활한 시험과 연구를 위한 필수 제반 사항을 갖췄다. 올해는 시험우의 성장단계에 맞춰 체중과 혈액 성분, 반추위액, 메탄 발생량 등을 채취·조사하는 한편 탄소배출량 측정·조사를 고도화하고자 ‘그린피드시스템’도 도입했다.

그린피드시스템 도입으로 한우 사육 기간별 탄소 배출량을 비교·분석해 사육기간 단축 시 탄소 배출량 저감효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데이터화 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축산분야 탄소중립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 한우 유전능력 맞춤형 사양관리 프로그램 개발

안성목장에서는 매월 각 우방별 사료섭취량이 조사됐으며 사료 급여 프로그램별 실제 사료 급여량과 잔량 측정을 통해 사료섭취량을 산출하고 있다. 지난 6월 18개월령 소에 대한 초음파 생체 특성(육질·육량)도 조사됐다. 이는 초음파 진단 장비를 활용해 육질·육량 관련 생체 특성을 조사하고 도체등급 판정 부위에서 근내지방도, 배최장근단면적·등지방두께 등을 측정·판독하기 위함이다.

또한 한우 비육 송아지 유전능력 예측 정확도 개선을 위한 연관 관계 분석, 한우의 유전능력·성장단계별 장내 미생물균총 프로파일링·연관 관계 분석 등도 이뤄지고 있다.

사육조건과 성장단계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자 총 112마리를 시험축으로 배치했다. 시험축들은 유전능력, 사육기간, 영양수준, 사료 종류에 따라 별도로 배치됐다. 레이저메탄검지기(LMD)를 활용한 반추위 메탄 발생량을 11개월령, 15개월령, 18개월령, 20개월령에 측정했다. 또한 11개월령과 18개월령에는 반추위 발효성상과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린피드시스템을 활용한 한우 메탄 발생량도 측정했다. 총 35마리에 대해 영양수준, 사료 종류에 따라 배치를 달리해 기존 입식 비육기 소는 20개월령, 추가 입식 육성기는 8개월령과 11개월령에 메탄 발생량을 측정했다. 현재 이와 관련된 결과 분석이 진행 중이다.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한 목표 사육기간은 24~28개월이다.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한 목표 사육기간은 24~28개월이다.

# 시험우 출하 내년 6월까지    

시험우 출하는 이달 24개월령이 되는 158마리를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모든 출하가 종료된 이후에는 각 시험 조건별 성적·경제성을 분석해 시범사업의 최종목표인 유전형질에 따른 최적 사육기간과 단기 사육프로그램이 담긴 최종결과 보고서를 제작해 한우농가에 홍보·보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을 통한 목표 사육기간은 현행 약 30개월령에서 24~28개월로 줄이는 것이다. 육질형은 목표 사육기간이 26~28개월로 1++출하가 가능한 개체로 사육기간을 단축하거나 수익성 제고를 통한 생산성 극대화가 목표다. 육량형은 1등급 내외로 출하가 예상되는 개체로 섭취량이 높은 사료를 통한 단기 비육을 유도함으로써 생산비 절감을 추진한다. 

안병우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로 대규모 일괄사육 형태로 추진 중인 소 사육방식개선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될 경우 사육기간 장기화 구조를 개선하고 한우 사육 중 배출되는 탄소도 줄여 한우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정부, 생산자, 학계 등 다양한 축산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조해 소 사육방식개선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영 우수 농가 선발

농식품부와 축산경제는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과 더불어 한우의 사육기간을 단축해 출하하는 농가 중 경영 우수농가를 선발하고 농가의 사양방법, 기술 등 노하우를 일반 농가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용역은 ‘국내 한우 사육기간 단축을 통한 경영 우수농가 조사’로 내년 1월까지 관련 조사가 이뤄진다.

연구용역은 사육기간을 단축해도 경영에 문제가 없는 농가들을 선발하고자 추진됐다. 2000년만 해도 평균적으로 소 사육기간은 약 23개월령이었지만 최근에는 30개월령 이상까지 늘어났다. 사육기간 증가는 농가의 경영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최근 한우농가들은 사육마릿수 50마리 미만의 경우 실질적으로 농장 운영이 어렵고 사육마릿수가 100마리 이상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길 수 있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경영우수 농가는 전국 8도에서 16개 농가가 선정될 예정인데 육지와 사육방식이 상이하고 사육마릿수가 적은 제주도는 제외된다. 사육기반, 사육환경, 유전적 개량 등 전반적인 지표에 따라 경영우수 농가가 선발될 예정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안성목장에서 내년까지 추진되는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과 경영 우수농가 연구용역 결과를 결합할 경우 소 사육방식과 관련된 대표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한우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30개월령 이상의 한우 사육기간을 고수할 경우 농가들의 도산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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