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마릿수보다 좋은 소의 비율이 더 중요해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처음은 농업으로 시작했어요. 그 시절에는 키우던 작물에서 종자를 받아 다음 해 작물을 키웠는데 주변의 얘기를 듣고 종묘사의 종자를 받아 키웠더니 소득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봤어요. 그 때의 깨달음은 제게 아주 큰 울림이었습니다.”
'2023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서승민 푸른농장 대표는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 개량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푸른농장의 사양관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종축개량이다. 좋은 소 한 마리를 만들기 위해선 종축개량 60%, 좋은 사료 30%, 나머지 환경 10%의 비율로 개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 대표는 군대 제대 후 농업을 시작으로 농촌에 뛰어들었고 종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난 뒤 1983년 소 한 마리를 시작으로 축산업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인터뷰 중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꺼내 놓은 것은 처음 한우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40년간 수기로 작성한 기록들이었다. 그는 한우 관련된 신문 스크랩, 병증에 대한 처방전, 본인이 먹인 약 봉투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서 대표는 “개량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종축개량협회에서 만든 ‘한우인공수정통합관리’ 어플과 수기 기록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어플로는 계획교배를 확인하고 있다”며 “제일 먼저 근친계수를 확인하고 성적이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는 평균치의 정액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기 기록으로는 수정날짜, 송아지 성격, 유량, 모성애, 생시체중 등을 기록하고 나중에 선형심사까지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 한우 개량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성격’
푸른농장은 300마리의 사육규모로 운영되고 있는데 번식우 100마리, 거세우 100마리, 육성우 100마리로 강선발을 유지중이다. 그 중에서 성격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어미 소가 난폭하면 사람을 찌르고 차는 등 다치게 하고 모성애가 없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송아지를 키우는 법을 아는 어미에게 나온 소들이 온순하다”라며 “어미 소의 성격이 좋지 못하면 나중에 딸소도 송아지에게 똑같이 못되게 하는 것을 보고 사랑을 받아 본 송아지만이 사랑을 줄 줄 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유지중인 강선발에 대해서 “많은 수익을 얻지 못 한 것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오늘날 뒤돌아보면 그 선택이 현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종축개량협회의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 개량을 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농장에 대한 정보를 받아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현재 푸른농장은 체형 위주의 개량에서 생시체중 약 35kg, 출하체중 약 500kg을 목표로 등심단면적이 크고 근내지방도가 좋도록 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개량으로 변화했다.
# 앞으로의 목표는 ‘지역상생’
서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우리 농장이 먼저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 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상생해 동반 성장하는 것이 내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의 꿈은 돈을 떠나서 같은 지역 사람들과 같이 좋은 한 집단을 만들어 영암에서 나온 한우가 최고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농장을 일궈올 수 있었던 것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컸기 때문에 그도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마지막으로 “안 좋은 소들은 과감하게 도태시키고 좋은 소들은 다산으로 관리해 딸 소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라며 “사육 마릿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농장내에 좋은 소의 비율이 얼마인가가 더 중요하며 좋은 소가 없다면 근처 선도농가의 개체를 구입해서라도 우량 종자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개량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