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논란·가축질병 발생·日 원전 오염수 방류
숨 가빴던 2023

세계로 뻗어가는 케이-푸드
농식품 수출액 역대 '최대실적' 달성 성과도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2023년 계묘년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농축수산업계는 쌀값 하락과 국제곡물가 등락, 경기침체, 농산물 수급불안, 악성 가축질병 창궐,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 등 대내외적인 여파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본지가 선정한 2023 농림축수산분야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 해를 뒤돌아봤다.

 

1. 양곡관리법 개정 논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법률안을 둘러싼 논란이 올 한해 농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폭락한 쌀값에 대응해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로 시작돼 여·야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야당 단독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등으로 정치권뿐만 아니라 농업계에서도 논란이 지속됐다. 지난 413일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최종 폐기됐지만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보장 대책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됐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전략작물직불제와 공익직불제의 적극적인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쌀을 비롯한 주요 작물의 기준가격을 보장하는 주요 농산물 가격보장제를 양곡관리법 후속입법으로 추진, 양곡관리법 2차전을 예고하고 있다.

 

2. 전략작물직불제 첫 시행

올해 처음으로 전략작물직불제가 도입돼 농업인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전략작물직불제도는 식량자급률의 증진, 양곡 수급관리, 논 이용률 향상을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27000ha를 목표로 한 가운데 신청한 농지면적이 133100ha로 목표를 초과하며 농업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쌀값 회복·집중호우 피해 등의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업인의 높은 참여 속에 지난달 말 최종 이행 실적을 집계한 결과 125200ha가 이행한 것으로 나타나 시행 첫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농식품부는 전략작물직불제 시행을 통해 밥쌀용 벼 재배면적 13400ha를 가루쌀, , 조사료 등 전략작물 재배로 전환, 7만 톤의 쌀 생산 감축으로 쌀 수급안정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73000여 개 농업경영체에 1080억 원의 전략작물직불금을 지급해 경영체당 약 150만 원의 소득이 이뤄지는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내년에는 더욱 많은 농업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작물직불금 대상 품목과 면적을 확대하고 단가도 인상할 방침이다.

 

3. 세계 최초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출범

정식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농산물 도매유통의 주요 창구로 자리잡고 유통혁신을 견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올해 초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의 주요 전략으로 농산물 거래 디지털 전환을 수립하고 온라인도매시장 도입을 선포했다. 이후 준비기간을 갖고 지난 10~11월 파일럿(시범) 사업을 거친 온라인도매시장은 지난달 30일 정식 개장했다.

정부는 온라인도매시장이 정착되면 거래단계 축소에 따른 유통비용 절감 농가소득 제고와 구매 선택권 강화 대표가격 발견 도매가격 변동성 완화 민간 주도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요구보다는 정부의 주도하에 도입된 제도로 아직 농산물 유통 주체들의 참여가 미비한 만큼 활성화 여부가 향후 정책 성공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4. 역대 수출금액 또 갱신, 케이-푸드 열풍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케이-푸드 열풍은 대한민국 농식품 수출액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게 했다. 지난달 기준 818000달러를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또 한번 갱신하게 된 농식품 수출액은 라면 등 효자 품목의 꾸준한 수출 증가는 물론 쌀 가공식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신장되는 등 내실있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과 유럽에서 냉동 김밥이 품귀현상을 빚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쌀 가공식품은 글루텐 프리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초로 할랄인증을 받은 한우가 말레이시아로 수출되면서 할랄한우시대를 열었다. 케이-푸드 신흥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한우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싱가폴, 몽골, 캄보디아 등 신규시장을 개척해 기존 수출시장인 홍콩과 더불어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5. 한우 공급과잉, 정부지원금 322억 원 투입해 한우수급안정 총력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가 350만 마리를 넘기면서 역대 최고치를 도달했다. 도축물량은 943000마리로 공급과잉에 따라 한우 도매가격은 연초부터 하락국면에 진입했다. 2의 한우 파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우산업 안정 도모를 위한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우자조금의 정부지원금액이 230억 원 증액돼 한우 수급안정 대책과 관련된 한우 할인행사에 우선 반영됐다. 당초 92억 원을 지원하던 정부지원금이 230억 원 증액되면서 322억 원으로 늘어 한우자조금의 올해 총예산은 6254768만 원에 달했다. 한우자조금, 한우협회, 농협중앙회가 함께하는 대규모 한우 할인행사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은 연중 진행되면서 한우 가격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6.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첫 시행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가 9년 만에 개편돼 지난 11일부터 음용유와 가공유 가격을 달리하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행됐다.

이와 관련돼 업계에선 원유의 용도별 차등가격제 유대방식과 관련해 참여 유업체 직송농가를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낙농진흥회의 집유주체 총량제 방식을 전면 도입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원유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 진행 과정에서도 용도별 차등가격제 적용으로 음용유와 가공유의 인상이 불가피한 부분이 쟁점이었다. 이를 통해 음용유는 리터당 88, 가공유는 87원 인상됐다.

낙농가들은 현재의 원유가격으로는 생활비도 충당이 안 되고 부채 상환은 엄두조차 못 낸다고 토로했다.

 

7. 구제역·럼피스킨·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잇딴 발생

올 한해는 한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이 발생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야생조류는 물론 가금농장에서 발생하는 등 잇따른 가축전염병으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10일 충북 청주시 소재 한우 농장 2개소에서 구제역이 확인됨에 따라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발령됐고 발생지역 오염 차단을 위한 7개 시·군의 우제류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기도 했다. 럼피스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1020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확진되면서 긴급 백신접종, 차단방역 등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지난 3일 기준으로 156건이 신고돼 107건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고병원성 AI는 지난 4일 전남 고흥군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확진되면서 육용종계, 산란계, 종오리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8.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평균 경쟁률 2.31

4년 동안 전국 1346개 농·축협, 수협, 산림조합을 이끌어갈 조합장 선출을 위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지난 38일에 치러졌다. 평균 경쟁률 2.31을 기록한 이번 선거는 투표율 79.6%를 기록했으며 831개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당선자 연령대를 분석하면 60대가 885명으로 제일 많았으며 40대는 18명으로 가장 적었다. 여성 조합장은 농·축협 13, 수협 1, 산림조합 2명으로 총 16명에 그쳤다.

조합장 선거의 폐단인 부정행위는 이번 선거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663건의 위법행위로 고발, 수사의뢰, 경고 등 조치가 취해졌다. 당선 조합장 중에서도 98명이 불법 선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 고향사랑기부제 1, 기대 이하 성적표

지난 1월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1년을 바라보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고향사랑기부제에는 총 169310명이 참여했으며 1987000만 원이 모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기대보다는 저조한 수준이다. 또한 지역별 기부액수간 편차도 커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목적 달성이 어려워졌단 지적도 나온다. 10개월간 모금액을 기준으로 가장 기부금이 많은 광역지자체는 경북도 392400만원, 가장 적은 곳은 대구 38800만 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또한 세액공제 기준 상향, 답례품 환원비율 상향, 모금 강요와 기부 독려 관련 개인 처벌규정 강화 등이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10. 원전 오염수 방류

일본 도쿄전력은 지난 824일 오후 13분 원전 오염수를 처음 바다로 방류한 이래 총 세차례에 걸쳐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했다. 오염수 방류 이후 정부,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산물 소비촉진행사가 마련되면서 현재까지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가격이 급락하는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근해의 해수 또는 어획물에서 방사능 수치가 높아질 경우 수산물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방사능에 대한 우려로 미래세대의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 도쿄전력 측은 내년 24차 방류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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