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절화 국내 시장 잠식 불보듯
화훼농가 타 시설채소로 전환
농사 자체 포기 등 피해 발생 우려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우리나라와 에콰도르가 지난 1011일 체결한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의 초안이 지난 17일 공개된 가운데 에콰도르의 주요 수출품이 화훼인 만큼 국내 화훼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는 국내 농가의 피해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에콰도르는 주요 화훼 수출국 중 하나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훼 수출액은 전년 대비 8% 성장한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화훼 생산비·시세도 덩달아 올라 수출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받았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화훼 소비가 회복세에 접어들며 수출량이 급격히 증가, 화훼 산업이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콰도르와 SECA를 체결한 만큼 국내 화훼산업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국내 화훼 생산자들의 의견이다.

정수영 경기도 장미연구회장은 중국, 베트남, 콜롬비아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도 정부는 화훼 수입이 많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협정 발효 후 에콰도르 장미가 대량 수입된다면 국내 장미 농가가 큰 피해를 볼 것은 물론 절화 산업 전체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온라인민원시스템을 살펴보면 2015224701본이 수입된 콜롬비아산 장미는 지난해 822927본이 수입돼 수입량이 35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은 1287380본에서 42591269본으로 32, 중국산 카네이션은 10301500본에서 12704175본으로 1.2, 베트남산 국화는 1776966본에서 16937010본으로 59배 증가했다.

더욱이 이번 SECA에서 절화류는 양허 제외 품목 등 보호 품목에 포함되지 않아 화훼 농가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정윤재 김해 대동화훼작목회장은 점차 수입 절화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며 결국 화훼농가들은 타 시설채소로 전환하거나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 김윤식 자조금협의회장은 이번 SECA 타결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내 화훼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화훼단체, 학계와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조금협의회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이번에 체결한 SECA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며 SECA 발효 후 예상되는 화훼농가의 피해 대책과 화훼산업 발전 계획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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