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2023년 계묘년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올해도 농축수산업계는 외부적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은 물론 대내외 경기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농산물 수급불안을 겪기도 했고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과 럼피스킨,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잇따른 재난형 가축질병 발생 등의 여파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축산업계의 올해 주요 이슈를 되돌아보면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이른바 케이-푸드열풍으로 대한민국 농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특히 올해 최초로 말레이시아로 할랄인증을 받은 한우가 수출된 점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한우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몽골,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신규시장을 개척해 기존 수출시장인 홍콩과 더불어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50만 마리를 넘기면서 도축물량은 943000마리로 공급과잉에 따른 한우 도매가격 하락국면이 연초부터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한우산업 안정 도모를 위한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정부지원금을 230억 원 증액해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을 연중 진행했다.

낙농은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가 개편되면서 올해부터 음용유와 가공유 가격을 달리하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행돼 음용유는 리터당 88, 가공유는 87원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낙농가들은 현재의 원유가격으로는 생활비 충당은 고사하고 부채 상환조차 어렵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반복되는 재난형 가축질병도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이 발생한 것을 놓고 일각에선 우리나라의 검역과 방역의 수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병원성 AI의 경우도 지난 4일 전남 고흥군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확진되면서 육용종계, 산란계, 종오리 등에서도 발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 축산현장에선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지난 추석 청탁금지법 선물 가액이 상향되면서 한우 선물 세트 판매가 크게 늘었다. 또한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가 한우를 시작으로 시범 추진되면서 정부는 저탄소 기술을 적용해 축산물의 생산 전 과정에서 에너지·농자재 투입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생산비 절감과 사양관리 최적화, 악취·방역의 과학적 관리 등에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축산장비와 운영 솔루션을 축산농가에 지원하는 축산분야 ICT 융복합 사업신청이 이달부터 시작되면서 현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에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둔화 가능성과 부동산 잠재 부실 가능성 등은 농축수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경기가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내년 4월 국내 총선과 내년 11월 미국 대선 등으로 모든 여건이 불확실해지고 모호해질 수도 있다.

2023년 한 해를 보내면서 용기를 잃지 않는 힘을 생각한다. 각자 처한 삶의 현장에서 맡은 사명을 잘 감당한 모든 농축수산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희망찬 2024년을 기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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