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기상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주는 말이다. 적절한 기온과 강수 등이 알맞게 따라줘야 작물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고 농부는 땀의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하늘은 농사를 포기한 듯했다. 연초 이상고온과 우박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불볕더위와 엄청난 폭우가 휘몰아쳤고 이후에도 변화무쌍한 기온의 등락과 각종 재해가 연이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런 극심한 기상재해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 중 하나이며 기후변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을 입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지금의 기후변화 상태도 심각하지만 현재의 탄소배출 추세라면 향후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연구자들이 상정한 몇 가지 기후변화 시나리오 중 현재 상태는 최악의 상황에 해당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후변화는 기상재해뿐만 아니라 농작물 재배환경 자체의 큰 틀을 변화시킬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사과·배 등 주요 과일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의 변동을 10년 단위로 2100년까지 예측한 재배 적지지도를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현재 경북·충청 등 넓은 지역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21세기 후반이 되면 강원도의 극히 적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어 전 국토의 1% 미만에서만 생산될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농업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적응하는 대책과 함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실제 도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응 방안으로는 변화하는 기후에도 기존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작물의 생육 조건을 개량한 품종을 개발하거나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아열대 작물들을 새로이 재배하는 것이 있다. 실제 이러한 품종을 농진청에서 개발해 발표했고 각 지역 농업기술원도 새로운 작물의 시범 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에 탄소를 저장하면서 작물 재배에도 도움을 주는 바이오차를 활용하거나 다양한 탄소 저감 농법들이 소개되고 실제 농업에 적용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걱정거리가 아닌 지금의 우리를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다가온 만큼 정부뿐 아니라 개개인의 인식 전환과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