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3년 계묘년이 저물어 간다. 농업부문에서 올해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가장 이슈로 떠오른 당면현안을 꼽자면 단연 식량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극심한 기후변화와 지역 간 분쟁 빈발, 인구 증가에 따른 사료곡물 수요 증가 등으로 몸살을 앓으며 식량 수급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급기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로 열린 ‘2023년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에 참석, 특별기조연설을 통해 기후와 식량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냐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한두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역시 식량안보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우려하며 앞으로 올 시대를 불확실성의 불확실성 시대라고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 식량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정작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식량자급률 44.4%, 곡물자급률 20.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식량안보지수 최하위권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받고 있다.

올해 초 농경연이 발표한 농업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수준은 69.2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201689.8점을 기록한 이후 정부의 다양한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지속해 왔다는 점이다. 정부의 의지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식량·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지정학적 요인과 국제 금융시장,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등 과거에 없었던 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처럼 식량수입국들은 앞으로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정부가 기존 틀을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정책 추진을 통해 국내 식량 생산능력을 제고시키는 동시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공고히 함으로써 굳건한 식량안보 체계가 구축되는 한해가 되기를,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마무리하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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