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사업 역대 최대실적 눈앞…각 국가별 시장 공략 포인트 개발해야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김호성 단미사료협회 과장(왼쪽에서 첫 번째)이 대만 국제축산박람회 한국관 부스에서 대만 바이어들에게 한국의 단미보조사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호성 단미사료협회 과장(왼쪽에서 첫 번째)이 대만 국제축산박람회 한국관 부스에서 대만 바이어들에게 한국의 단미보조사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산의 수출 선두주자 중 하나인 단미보조사료는 일찌감치 수출사업에 뛰어들어 꾸준히 수출실적을 늘리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2011년 7851만4000달러였던 단미보조사료 수출액은 2016년 5년 만에 1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1년 2억 달러를 넘긴 단미보조사료 수출액은 그 이후로도 꾸준히 늘어 지난 11월 기준 2억5369만2000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며 또 한 번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단미보조사료 수출의 이같은 성과에는 매년 전 세계의 박람회를 누비며 대한민국 제품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한국단미사료협회의 숨은 노력이 있다.

올 한해 단미보조사료 업계가 참가한 국제축산박람회를 중심으로 각 국가별 시장 공략 포인트를 알아본다.

# 베트남, ‘수출 패키지 상품’ 개발 필요해

지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린 베트남 국제축산박람회에 한국관으로 사료와 사료원재료, 첨가제 등 총 8개 부스로 참가한 단미보조사료 업체는 총 108건의 상담으로 상담금액만 1억1823만3000달러에 달했다. 현장 계약은 7건으로 62만1000달러를 체결했다. 단미사료협회는 베트남 사료협회와 간담회를 갖고 양 국가의 축산과 사료 시장의 동향 등을 논의했다. 특히 최근 베트남 사료 제조업체들이 육골분이나 어분 등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증감함에 따라 국내 동물성 단백질 사료 제조업체를 소개하는 등 실질적인 매칭이 일어났다는 후문이다. 

베트남 양식 사료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23억8000만 달러로 베트남 정부가 어업관련 정책과 양식 개발의 지속적인 투자로 2030년까지 수산물 수출액 12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양어용 제품 진출과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관을 방문한 베트남 현지 바이어들이 양어용 사료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베트남 축산농가들은 낮은 생산성과 소득감소로 사료 외에도 국내의 선진화된 사양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베트남의 젖소 마리당 산유량은 평균 16~21kg으로 한국의 30kg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차근환 단미사료협회 부장은 ”국내 사료회사들이 갖고 있는 사양 기술과 베트남 가축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접목한 ‘수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진출하면 국내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 참가를 통해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현지 시장 반응 조사도 이뤄졌다. 단미사료협회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의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나 최근 대도시 부유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반려동물 제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 부장은 “아직까지 베트남 반려동물 제품 품질에 대한 현지인들의 신뢰도가 낮아 수입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지속적으로 한국 반려동물 사료를 홍보한다면 수출성과 제고까지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고온다습한 대만의 기후를 ‘뚫어라’

지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대만 국제축산박람회에는 단미·보조사료, 애완동물사료 등 단미보조사료업체 7개 업체가 참가했다. 총 상담 건수 123건에 상담금액만 1억 달러가 넘은 대만 박람회에서는 3건의 현장 계약으로 13만5000달러의 계약이 성사됐다. 타이베이 사료상업협회와 간담회를 개최한 단미사료협회는 수입이나 수출 의사가 있는 각 협회 회원사들의 정보 제공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만은 고온다습한 기후로 가축의 사료 섭취량 증가를 위한 기호성 증진제, 즉 향미제 등의 수요가 크다는 것이 단미사료협회의 판단이다. 이에 고온다습한 환경에 적합한 사료첨가제를 중심으로 수출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곤충 사료의 대만 시장 진입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김호성 단미사료협회 과장은 “대만 내 곤충 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립대학에서 정부 지원 연구과제로 곤충 사료에 대해 연구개발 중이고 카길의 대만지사에서도 곤충 원료 사료 공급사를 찾고 있다”며 “곤충 사료 시장이 활성화된 유럽과 달리 아직 초기 진입단계인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수출 마케팅을 한다면 곤충 사료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길 단미사료협회장(왼쪽에서 네 번째)가 말레이시아 농림부 수의사무국과의 간담회에서 업무요청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길 단미사료협회장(왼쪽에서 네 번째)가 말레이시아 농림부 수의사무국과의 간담회에서 업무요청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 글로벌 할랄 시장 허브, 말레이시아 공략 필요해

올해의 마지막 박람회를 장식한 말레이시아 국제축산박람회는 지난 11월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렸다. 27개국 125개 업체가 참가하고 약 6000명의 바이어가 방문한 이번 박람회에 국내 단미보조사료업체는 7개 업체가 참가해 총 178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4건의 계약이 이뤄져 총 29만 달러를 체결했다. 말레이시아 농림부 수의사무국과의 간담회도 진행됐다. 말레이시아 수·출입 검역 담당관 3명이 참여해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진출 시 필요한 정보를 안내받는데 이어 등록 시 신속한 행정 처리가 될 수 있도록 업무 협조도 요청했다.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할랄 시장의 허브 지역으로 이번 박람회에는 전 세계 할랄 경제의 선두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명성에 맞게 이슬람 권역의 중동 바이어들의 참관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길 단미사료협회장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말레이시아가 중동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중요한 위치임을 확인했다”며 “동물성 단백질 원료가 포함돼 있지 않은 사료는 할랄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지 않지만 동물성 원료가 포함돼 있지 않음에도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할랄 인증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만과 마찬가지로 곤충 사료의 말레이시아 시장 진입 가능성도 엿보인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동물성 단백질의 대체제로 곤충 단백질 사료를 도입하고 꾸준한 개발을 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의 경우 곤충을 원료로 하는 사료는 후발주자로 국내의 기술력을 토대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것이 단미사료협회의 설명이다.

현지에서 바이어 상담을 진행한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대다수의 말레이시아 바이어가 특색 있는 국내 곤충 단백질 사료에 관심이 많았다”며 “공정 등의 기술을 희망하고 있어 시설설비 등을 통한 패키지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년 연평균 11.8%씩 성장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애완동물 사료 시장에 대한 적극적 공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의 한국산 애완동물 사료 수입액은 지난해 대비 27.7% 증가한 216만6000달러로 주로 애완 강아지 사료가 수출되고 있다. 

또 다른 수출업체 관계자는 “무슬림 인구 비중이 높은 말레이시아인의 고양이 숭배 문화를 고려해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 사료 마케팅이 더 효과적이었다”며 “박람회 현장에서도 습하고 더운 기후에도 보관이 용이한 프리미엄 건식 고양이 사료 문의가 많았다”며 프리미엄 사료진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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