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피해 속출·농협법 개정 초미의 관심사·H5N6형 고병원성 AI 발생 등 몸살
청탁금지법 농수산물 물품 가액 상향
한우 가격 할인 행사로 가격 안정 온 힘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 시범 추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농수축산신문은 지난 19일 본사 회의실에서 ‘2023 기자방담’을 진행했다. 이날 방담에서 본지 기자들은 각 출입처별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농수축산신문은 지난 19일 본사 회의실에서 ‘2023 기자방담’을 진행했다. 이날 방담에서 본지 기자들은 각 출입처별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 해가 어느덧 막바지에 치달으며 송년호를 맞았습니다. 올해 지속적으로 전개된 물가안정대책과 강화된 환경규제, 그리고 각종 가축질병의 발생 상황 등을 되돌아보면 올 한 해 농축수산 분야가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23년을 정리해 봅니다. <편집자 주>

# 극한기후로 산사태 피해 속출

올해 장마철에 전국적인 산사태로 26명이 숨지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산사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산사태에 더 취약한 기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장마 기간이 길어지고 장마 전선이 좁고 길게 형성돼 일부 지역에 시간당 50mm 이상 폭우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과거보다 잦아지면서 산사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 7일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대피체계, 경사면 관리체계 등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산림·임업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계류보전사업, 사방댐 등 산사태를 예방하고 직접 피해를 막아주는 사방시설의 필요성도 전보다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산지·유통인 유인책이 관건

지난달 30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정식 개장했으며 이에 앞선 지난달 23일부터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무·배추·양파·깐마늘·팽이버섯·배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전자송품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이 정착되면 농산물 유통 단계가 축소돼 효율성이 올라가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목적과 기대효과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른 제도 도입이 아닌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주도하에 진행되다 보니 아직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와 안정적 정착은 요원해 보입니다. 정부가 계획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유통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제도 도입에 공감하고 동참하도록 유인해야 할 것입니다.

# 청탁금지법 선물 가액 상향·한우 할인, 한우 가격 안정 ‘총력’

한우 사육마릿수가 350만 마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초부터 한우 가격하락이 시작됐습니다. 제2의 한우 파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정부는 대대적인 자금을 지원해 한우 가격 할인 행사에 돌입했습니다. 추석에는 청탁금지법의 농수산물 물품 가액이 상향되면서 한우 선물 세트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 덕일까요. 연초 전국 도매 평균 kg당 1만6000원대였던 한우 가격은 연중 1만7000원대를 유지했습니다. 문제는 내년에도 도축 마릿수 증가로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데다 소비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데 있습니다. 농가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 저탄소 축산물 인증 시작

지난 6월부터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가 한우를 시작으로 시범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탄소 기술을 적용해 축산물의 생산 전 과정에서 에너지·농자재 투입을 줄임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다는 방침입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지난 8월 저탄소 인증 한우 시식 행사가 열렸으며 이를 바탕으로 추석에 출시된 물량은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환경을 위해 저탄소 한우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만큼 소비자 인지 제고 활동이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에 돼지고기, 우유에도 저탄소 축산물 인증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 5년 만에 H5N6형 고병원성 AI

지난 3일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이후 전파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서 H5N1, H5N6 두 가지의 혈청형이 발견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병원성 AI 피해가 컸던 2016년과 2017년에도 H5N6형과 H5N8형이 함께 발생하며 빠른 초기 확산속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현재 두 혈청형 중 H5N6형이 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 혈청형은 발병 후 2-3일의 전파기간이 존재해 농가에서 의심신고가 들어오면 이미 발병한지 하루, 이틀이 지났다고 판단하고 조사 중에 있습니다. 산란계 농가의 피해가 커 계란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정부의 발빠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농협법 개정 초미의 관심

제25대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다음달 25일 열립니다. 이에 앞서 ‘중앙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 한해도 농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개정안에는 농협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도시조합의 지역조합에 대한 지원 강화, 농업지원사업비 부담률 확대 등 농협의 자주적인 개혁 내용이 담겼지만 중앙회장 연임의 현직 적용 여부가 독소조항으로 작용해 ‘셀프 연임’, ‘위임입법’ 등의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국회와 농협중앙회장선거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현 회장의 출마는 사실상 어려워 보이지만 농협 개혁을 위한 농협법 개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동해안 수산자원 ‘빨간 불’

올해는 동해안의 대표 어종인 살오징어와 도루묵의 어획량이 급감, 어업인의 시름이 깊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살오징어 어획량이 20만 톤 대였으나 2007년 8만 톤으로 줄어든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다 올해에는 2만 톤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루묵 역시 어획량이 최근 3년 평균 어획량 1103톤 대비 80%가량 감소한 234톤에 머물렀습니다. 살오징어와 도루묵 어획량이 급감한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과 어업인과 외국어선의 남획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처럼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수산자원회복을 위한 정부차원의 보다 강도 높은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 원자재 가격 정점 대비 하락했지만 여전히 불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무섭게 치솟던 농업용 원자재 가격이 고점을 찍고 다소 하락 안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최근의 중국발 요소 통관 제한 조치에서도 나타났듯 국제 정세에 따라 일부 원자재의 단기 가격이 등락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 업계는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업인들도 행여나 내년에 또 다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생산비 부담이 높아질까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무기질 비료 지원사업의 경우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576억8100만 원을 증액했지만, 결국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시적 지원 예산으로 288억1500만 원만이 반영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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