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농식품 산업 혁신 필수요소 ‘기술개발·인력양성’ 동시확보...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

ICT·빅데이터·AI 등 첨단기술이 기존 산업과 융합 ‘4차 산업혁명’ 전개
농업 분야에도 기존과 전혀 다른 생산·유통·소비 양상 일어

농업 성장 정체 현상이 지속
기술변화에 의한 성장효과 비중은 확대 추세

TFP 분석 결과 농업 질적 성장 효과 극대화 위해 기술개발·첨단시설 투자 확대 필요

농업 R&D, 식량안보 지키는데 성과 거둬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
농촌인구 고령화·농업인력 부족 등 농업 현안 대응에는 한계

[농수축산신문=이남종·박세준 기자]

연구개발(R&D)은 다양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도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작업 로봇 개발 등의 R&D는 농촌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고령화되고 줄어들어가는 농업 종사자,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날씨, 지구온난화로 달라지는 기후, 새로운 병해충의 발생, 불안정한 세계 공급망 등 우리 농업은 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롭고 다양한 도전과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전에 응전할 기술혁신과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농업이 직면한 변화와 도전요소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공공부문 R&D를 중심으로 농업 분야 R&D의 방향성에 대해 살펴봤다.

 

# 인구와 생산기반 감소, 기후위기...위협받는 지속가능한 농업

우리 농업은 인구, 환경, 경제 등 전 영역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마주하면서 식량안보와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령화는 세계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돼 206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4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을 감안하면 고령화 속도는 이민 등 특별한 요인이 없는 이상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농가수도 19702483000여 가구, 1442만 명에서 20221023000여 가구, 2166000명으로 줄어들었으며 감소 추세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도 진행돼 199011.5%였던 농가 고령인구 비율은 202249.8%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농업 생산의 기반인 농경지면적도 1968232ha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해 지난해 1528000ha로 줄어들었으며 특히 2000년 이후 감소속도가 연평균 약 1%를 넘어가며 빨라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 식량자급률도 감소해 199070.3%에서 202144.4%로 낮아졌다.

반면 농업 투자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적은 상황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농업 부가가치 비율에 대한 농업 분야 고정자본투자율의 비중을 나타내는 농업자본투자강도 지수2016년 기준 독일 2.7, 미국 1.8, 프랑스 1.6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0.56으로 일본 1.07의 절반 수준에 그쳐 농업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국가들의 농업자본투자강도 지수가 1.0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투자구조는 저소득 또는 중저소득 국가와 비슷한 양상이다.

또한 국내 농업의 실질 노동생산성은 1994년 이후 줄곧 15000~2만 원 사이 구간에 갇혀있으며 실질 토지생산성도 199510a174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160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농업의 자본집약도도 늘어 2017년 처음으로 10a600만 원을 돌파했으나 자본생산성은 2003371000원에서 2022225000원으로 오히려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 변화도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각국의 표면적인 노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영국 기상청은 올해 지구 온도 상승폭이 1.34~1.58도라고 예측,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 1.5도 상승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가뭄이 오는 것 같은 극한기상이 빈번해지며 강도가 강해지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4월 이상저온으로 농작물 냉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접수된 면적은 9628ha에 달했으며 장마 기간에는 강수량이 648.7mm로 관측돼 1973년 전국관측이 시작된 이래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6475ha의 침수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기존 산업과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면서 농업 분야에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생산·유통·소비 양상이 일어나고 있다. 스마트팜, 실내 수직농장, 스마트축사 등 생산 분야의 혁신은 물론 그린바이오, 푸드테크라는 이름으로 가공, 유통, 소비 등 농식품의 전 가치사슬에서 다양한 기술과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유일 농축수산물 무역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트릿지2022년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 최초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에 등극해 미래성장산업으로서 농식품 산업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R&D, 가장 효과적인 농업의 혁신수단

그린케이팜의 딸기 재배 스마트 유리온실 내부
그린케이팜의 딸기 재배 스마트 유리온실 내부

불확실성의 시대, 농업의 활로를 뚫을 수 있는 건 R&D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장승동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사업관리본부장은 농식품 산업 혁신의 필수요소인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은 R&D”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농업 성장 정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기술변화에 의한 성장효과 비중은 확대 추세라며 총요소생산성(TFP) 분석 결과 농업의 질적 성장 효과 극대화를 위해선 기술개발과 첨단시설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R&D 강국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R&D 총투자비는 11014800만 달러로 세계 6위를 기록했지만 농업 분야 R&D 투자비는 이중 1.9%에 지나지 않으며 전체 민간 R&D 투자액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9%로 미미한 실정이다.

또 같은 해 기준 19140억 원의 농업 분야 R&D 투자액 중 대학·공공연구기관이 69.9%, 민간 부문이 30.1%를 차지해 대학과 공공기관 중심의 R&D 투자 흐름을 보인 것도 특징이다.

이에 우리나라 농업 R&D를 이끌고 있는 양 기관인 농촌진흥청과 농기평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양 기관은 디지털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큰 축으로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농진청은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며 스마트농업과 기후위기 대응을 중심으로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진청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 ··연 등과 협력해 지난 10여 년간 온실과 축사 중심의 시설농업 분야 스마트화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다최근에는 노지작물 분야로 스마트농업 연구개발을 확대해 추진중으로 정밀재배를 위한 주요 품목별 스마트농업 표준모델 설정, 드론 등 영상정보 분석을 통한 관수 자동화, ICT해충트랩 등을 이용한 병해충 예찰과 자동방제 등의 기술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기후위기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20년부터 소속 연구자, 대학, 민간기업 등 107개 기관이 공동참여하는 신농업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기반한 미래 재배지 변동 지도 작성, 매년 15개 내외의 이상기상 적응 품종 개발, 기온변화에 따른 지역별 벼 최적 이앙기, 보리 파종기 등 농업 장비 재설정과 같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농기평도 2022농식품 분야 미래 예측정책연구용역을 통해 인구, 환경, 경제, 사회, 기술 등 다방면의 메가트렌드를 분석, 향후 R&D 요망분야로 디지털농업 탄소농업 농업 신재생에너지 환경제어농업 원헬스 기반 동물질병관리 기후변화 대응 식물병해충관리 스마트 농식품 안전·유통 등을 7대 미래 이슈로 선정했다.

디지털 농업은 농업 가치사슬 전반에서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 저장, 분석, 공유하는 도구와 활동으로 농작업 자동화, 데이터 기반 농업 의사결정 등을 통해 식량 생산성을 높여 식량 안보를 확보하는 게 주 목적이다.

탄소 농업과 농업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이슈로 농법개선, 에너지 전환,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농축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도모한다. 또 농식품 분야의 에너지 소비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농촌 사회가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자로 자리매김해 농촌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경제적 기반 강화도 지향하고 있다.

환경제어농업은 실내 수직농장, 온실 등 환경이 제어되는 구조물 내에서 작물을 생산하는 기술로 농작물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 등을 통한 농가 경제 개선, 맞춤형 친환경 농법 활용을 통한 환경 보존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원헬스 기반 동물질병관리란 인간과 생태계의 통합적 관점에서 가축, 반려동물 등 동물 질병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일컫는 개념이다. 원헬스 기반 동물질병관리는 동물 보건환경을 개선해 인간과 동물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함은 물론 가축 질병의 효과적 통제로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돌발·외래 식물병해충 발생과 피해가 증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식물병해충 관리도 7대 미래이슈로 선정됐다. 작물과 산림의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환경과 생태계 보전과 함께 식량안보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농식품 안전·유통 이슈는 디지털 기술, 유전자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을 농식품 안전과 유통에 접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유통구조 효율화·안정성 향상, 소비자 보건환경 개선은 물론 최적유통과 소비로 환경보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공공 중심 농업 R&D로 성과 거둬, 농업 현안 대응은 아쉬워

우리나라 농업 R&D는 빠르게 변하는 산업구조를 추격하고 식량안보를 지키는 데 성과를 거둬왔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농업과 ICT, 데이터 기반 첨단기술의 융복합 성과를 꼽을 수 있다. 농기평에 따르면 이같은 융복합의 효과로 농식품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기술보유국과 비교해 201880.0% 수준이었지만 2022년 기준 84.3%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의 첨단화도 진전돼 스마트팜도 2017년 기준 시설원예 4010ha, 축사 801호에서 20216540ha, 4743호로 각각 63.1%, 492%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직접적인 식량안보 차원에서 안전하고 고품질 농식품 공급기반을 강화한 것도 성과다.

디지털 육종기술, 식품 스마트 제조기술과 같은 푸드테크, 농축산물 품질관리·유통 기술 등의 개발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 공급기반이 강화됐으며 그 결과 디지털화가 적용된 국내 농산물 유통 시장 규모는 201937000억 원에서 202171000억 원으로 2년만에 108% 증가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전자송품장 도입, 온라인 도매시장 정식 개장 등 오프라인 위주로 진행되던 농산물 도매거래에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난 점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2010~2022년까지 석박사·취업인력 1635명 배출, 2019~2021년까지 R&D 성과 사업화 매출액 5447000만 원과 기술이전 149건 기록 등 정부의 R&D 사업을 통해 농업 혁신의 근간이 되는 혁신 생태계의 기반이 조성된 점도 평가할만 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농기평은 ‘2025년도 농림축산식품부 R&D 투자우선순위 의견에서 과거 R&D 정책의 아쉬운 점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 농촌인구 고령화, 농업인력 부족 등 농업 여건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시적 R&D 성과 한계 국가안보로서의 식량안보 등 지속가능한 농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농업 분야 R&D 투자에 대한 국가적 관심 증대 필요 등을 지적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기후재난, 병해충 등 농업재해 대응력을 제고하는 안전데이터 기반의 미래 식품산업 핵심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품종·식품AI, 로봇 등 ICT 융복합 신기술 도입과 융합으로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첨단융복합그린바이오 분야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생명자원우수기술 사업화 촉진, 융합형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혁신생태계5대 중점분야를 선정해 집중지원하고 있다.

 

# 주목할 만한 올해 신규 농림식품 R&D 사업

올해 농림식품 R&D 예산은 89413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농식품부 R&D 예산은 18844500만 원 농진청 R&D 예산은 57368300만 원 산림청 R&D 예산은 1320300만 원이다.

각 부와 청은 농식품 혁신성장과 농정현안 해결을 위해 품종·식품, 첨단융복합, 안전, 혁신생태계, 생명자원 등 5R&D 분야에 7848억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분야별로 품종·식품 34333600만 원 첨단융복합 15809100만 원 안전 15777000만 원 혁신생태계 9494600만 원 생명자원 3067100만 원을 배정했다.

올해 농식품부의 신규 R&D 사업은 3개로 고위험동물감염병대응기술개발(483000만 원) 농생명마이크로바이옴혁신기술기반구축(15억 원)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45억 원)이다.

고위험동물감염병대응기술개발은 지난해 소 럼피스킨 등 해마다 발생하는 고위험 가축질병과 신·변종 질병에 대한 초기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농생명마이크로바이옴혁신기술기반구축은 차세대 바이오산업의 핵심기술인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핵심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은 농식품 미래 신산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타 학제간 융복합 연구인력 양성을 지원해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탄소중립 등 신산업 분야 융합연구인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농진청의 신규사업은 40억 원 규모의 수출전략형신작물보호제기반기술개발이며 2028년까지 작물보호제 원제의 수입의존도 완화, 안정적인 농산업 생산 기반·원제 개발기술 확보, 국내 작물보호제 산업 지속 성장 견인 등을 지향하며 작물보호제 신속평가, 예측, 후보물질 등의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림청도 국산재를 활용한 한국형 목구조물 혁신기술개발(20억 원) 고성능 목재수확장비 기술개발(20억 원) 산림산업 현장맞춤형 인재양성(347500만 원)을 올해부터 신규사업으로 시작한다. 심고, 키우고, 이용하고, 다시 심는 산림순환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국산 목재의 생산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이고 그에 필요한 현장인재를 육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전문가 제언] 기후변화·환경오염 대응 위해 농업R&D 역할 중요

-박지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타산업과 마찬가지로 농업도 과학기술과 혁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인해 스마트팜, 디지털농업, 그린바이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농업이 등장했고 빠르게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과학기술 기반의 농업은 농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생산성이 정체돼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새로운 농업의 성장동력으로 그 의미가 크다.

이론적으로 농업의 성장은 크게 투입재의 증가와 생산성 개선에 의해 이뤄진다. 특히 우리농업은 지금까지 생산성 개선에 기반한 성장을 이뤄왔으나 최근 농업생산성이 정체됨에 따라 우리 농업의 성장 또한 둔화되고 있다. 신기술과 혁신에 기반한 농업생산성은 연구개발(R&D) 투자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 최근 둔화되고 있는 농업부문 국가R&D 연구비 증가율이 농업생산성과 농업 성장 정체로 이어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과학기술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업부문 국가R&D연구비 증가율은 2000년대 연평균 7.8%에서 2010년 이후 연평균 4.8%로 감소했고 농업생산액은 같은 기간 연평균 3.4%에서 2.7%, 농업생산량은 0.6%에서 0.2%로 감소했다.

최근 해외 주요국들의 농업부문 국가R&D연구비를 살펴보면 2014년에서 2022년 동안 미국은 연평균 5.6%, 일본 14.1%, 독일 6.1%, 네덜란드 7.3%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동기간 우리나라가 연평균 4.5% 증가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감축, 환경오염, 농업생산성 증가와 자원의 효율적 사용, 더 나아가 농촌의 인구소멸 위기와 농업부문 소득격차 해소 등과 같은 수많은 난제가 우리 농업 앞에 놓여 있다. R&D는 이와 같은 문제들을 풀어낼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 과거 생산에 집중됐던 농업R&D가 이제는 디지털과 바이오와 같은 신기술 도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돼야 하며 이와 같은 신기술이 우리 농업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중소농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국민 삶의 질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도 농업R&D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농업R&D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인 R&D 관리를 통해 R&D 성과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함께 개선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는 과거 품종개량, 새로운 재배기술과 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농업인과 연구자, 관계자들의 적극적 노력을 통해 극적인 농업성장을 이루고 식량난과 같은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 지속적인 신기술과 혁신에 대한 투자,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R&D 전략,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R&D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현재 우리 농업이 직면한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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