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지난해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견리망의(見利忘義)’가 선택됐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이 말은 논어 헌문편에서 유래된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견리사의(見利思義)’ 사자성어의 반대말로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이익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견리사의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뤼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가 남긴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授命)’ 휘호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더 익숙하다.

이익보다 대의를 추구하는 삶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농업은 사실상 견리사의를 추구하는 대표적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생명산업으로 식량안보를 지키며 환경을 보전하고 농촌 공동체를 유지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의 단백질 급원을 담당하고 있는 축산업은 최근 미래 세대와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목표로 삼고 탄소 저감에 나서는 등 대의를 좇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언론과 학자들이 축산업이 탄소배출의 주범인양 오도하고 있지만 기실 전체 산업 중 축산업의 탄소배출 비율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하물며 법적 규제가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저메탄 사료 개발, 사육 기간 단축 등을 통한 탄소 저감에 앞장서며 환경 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이같은 축산농가들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축산업계 전체가 함께 견리사의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축산업계는 소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각종 질병이 창궐하며 수급 불안을 맞았고 그 어느 때보다 생산성이 강조되며 돈 버는 축산업을 목표로 한해를 달렸다. 자칫 축산농가들의 이런 노력이 견리망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단백질 급원으로 값싸게 최고의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노력을 오도하지 말자. 그 누구보다 견리사의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이 국민에게 제대로 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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