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 어업 경영 목표나 지향점 가지고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어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바다가 좋아서 귀어를 한다는 생각으로는 귀어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완벽한 계획은 아니더라도 어업 경영의 목표나 지향점을 가지고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어업여건이 많이 변하고 있어 이런 계획이 더욱 중요합니다.”

2017년 인천으로 귀어한 김원중 보성호 선장은 귀어에 앞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선장은 2017년 소래포구에 있는 새우잡이 배에서 선원생활을 하는 것으로 어업을 접했다. 당시에는 지금에 비해서 어업여건이 나았던 터라 소형선박면허를 따고 자동차정비 자격증도 취득하는 등의 준비를 거쳐 어업에 뛰어들었다. 연고가 없는 인천에서 어촌계에 가입하고 성공적으로 정착, 지난해에는 우수귀어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김 선장의 고민은 판로의 확보다. 생산된 어획물들을 단순히 위판하는 것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선장은 “최근 선원의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선원 1인당 600만 원가량이 들어가며 어획물 운반선이 매출액의 10%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양륙·선별에도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생산된 어획물을 수협으로 위판하는 것만으로는 어업경영을 위해 충분한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귀어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유튜브 등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너무 신뢰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지역마다 어업여건 등이 모두 다르기에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정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선장은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어업과 관련한 콘텐츠도 많이 있는데 이 같은 콘텐츠에는 잘못된 정보도 많아 맹신하면 안된다”며 “아쉬운 점은 어업이 개인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는터라 정부나 공공기관 등에서 관련 정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귀어를 하려는 사람들은 정보를 얻는 것도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어업관련 정보를 보다 세밀하게 제공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선장은 귀어를 희망하는 청년들은 최근의 수산물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의 세대는 직접 김장도 담그고 수산물도 손질해 집에서 조리를 해먹는게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자들은 이미 가공된 제품을 구매하거나 전처리가 된 상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곧 어획물의 가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김장철이 되면 새우젓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김장을 직접 하는 가구가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김장철이 되도 가격 변동이 거의 없습니다. 새우젓 뿐만 아니라 꽃게나 생선 역시 소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귀어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런 소비패턴 변화를 감안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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