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 입식 의향·국내 재고 수준·수입 물량 등에 따라 올해 축산물 가격 변동 클 듯…한우·젖소, 사육마릿수 감소 전망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박현렬·김신지 기자]

올해 젖소 사육마릿수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농가들의 사육 의향이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젖소 가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젖소 사육마릿수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농가들의 사육 의향이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젖소 가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축종별 전망은 한우, 돼지, 젖소는 사육마릿수 감소 등이 예상되고 산란계, 육계, 오리 등 가금은 지난해보다 사육마릿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 농가의 입식 의향을 비롯해 국내 재고 수준, 수입 물량 등에 따라 올해 축산물 가격 변동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편집자 주> 

■ 한우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를 334만 마리로 지난해보다 4.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은 한우 가격 하락으로 번식과 입식 의향이 줄면서 1세 미만, 가임암소 마릿수 감소가 전망돼 1세 미만 한우 사육마릿수는 84만3000마리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어들고 가임암소는 167만3000마리로 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사육마릿수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한우 사육마릿수는 316만4000마리로 올해보다 5.3%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2026년은 309만2000마리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한우 사육마릿수 감소세보다 현재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가들이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정액 판매량이 줄고 송아지 생산마릿수도 적은 수준”이라며 “특히 가임암소 도태와 저능력 암소 도태 등에 농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암소 사육마릿수도 당초 예상보다 적어 전체적인 사육마릿수 감소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우 도축마릿수는 거세우 중심 출하 대기 물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도축마릿수는 97만5000마리로 지난해보다 3.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축마릿수는 한우 사육마릿수 감소에 따라 내년부터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한우 도축마릿수는 94만9000마리로 올해보다 2.6% 줄어들고 2026년은 86만7000마리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한우 사육마릿수 감소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보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GSnJ는 한우 가격 하락으로 비육우와 번식우 마리당 순수익이 2022년 적자 전환 후 지난해 적자폭이 더 확대됐고 올해도 한우 경영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한우산업 안정화와 농가경영 개선을 대책으로 암소 감축을 단행한 결과 암소 도축률이 2021년 9월 29.1%에서 지난해 10월 38.2%로 상승했고 번식우 마릿수가 2021년 말부터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GSnJ는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세가 멈춘 지금 암소 감축을 지속하면 3~4년 이후 사육마릿수가 지나치게 감소하고 가격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표유리 GSnJ 책임연구원은 “공급 과잉 시점에서의 암소 감축은 단기간 사육마릿수를 감소시켜 가격을 상승시키는 장점은 있지만 과도한 감축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사태를 유발해 가격급등을 초래하고 이는 한우산업의 장기적인 변동성을 증폭시킨다”며 “한우 사육마릿수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들어 2027년 약 302만 마리까지 감소한 후 증가세로 전환되고 인위적인 암소 감축이 지속될 경우 2027년 약 288만 마리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시점에서의 인위적인 암소 감축은 향후 사육마릿수 감소를 가속화시키고 도매가격 급등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한우산업 불안정성을 높일 뿐이라는 것이다. 

표 책임연구원은 “한우산업의 전업화·규모화에 따라 한우산업이 점차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암소감축을 통한 한우 사육마릿수 조절은 농가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젖소  

올해 젖소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대비 줄어들 전망이지만 원유 생산량은 증가할 전망이다.

농경연에 따르면 오는 3월 젖소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8% 내외 감소한 38만~38만3000마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1분기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내외 증가한 48만6000~49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장에선 사육 의향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3분기 분유떼기 암송아지 평균 산지가격은 전년 대비 22.4% 하락한 13만5000원이었고 초임만삭우 역시 315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5.1% 하락한 가격을 보였다.

지난달 젖소 사육마릿수도 전년 12월 기준 39만 마리보다 약 1.5% 감소한 38만3000~38만5000마리 정도로 나타났으며 원유 생산량 또한 전년 대비 1.0% 감소한 47만5000~47만8000톤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사육마릿수의 감소세는 2022년 폭등한 사료가격으로 인해 위축된 낙농산업이 회복하지 못하고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크플레이션과 관련해 소비자 우유가격은 계속 인상돼 지난해 10월 우유 1리터 출고가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은 3% 인상한 2900원이었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4~6%가량 출고가를 인상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도 2022~2023년 동안 라떼 가격을 400~5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물가감시를 위한 성명서를 지난달 발표했는데 라떼 가격 상승 요인 중 원유가격은 6.3%의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밀크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실제로 농가들이 이득을 취하고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며 “점점 우리나라의 우유시장이 좁아지고 있는 것을 느끼며 유통마진을 줄이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유용도별 차등가격제와 관련해 농경연은 송아지 생산 잠재력 지수가 올 1분기 91.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유제품 소비량 또한 5.5%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원유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가들에게는 물량을 보장하고 유업체는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시행된 원유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적용 방법에 따라 오히려 낙농가들의 소득감소를 일으키고 있어 현재 적용중인 분기 총량제가 아니라 연간 총량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집유주체별 분기 총량제를 적용하고 있는 집유처에서 집유하는 낙농가들은 이득을 봤지만 그렇지 못한 낙농가들과 50마리 미만의 영세농가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를 바라보고 시행하는 원유용도별 차등가격제인 만큼 생산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올해는 낙농가들과 유업체 간의 대등한 거래교섭력과 소비시장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돼지 출하마릿수는 당초 전망치인 1881만8000마리보다 적은 1870만9000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재고량 증가로 올해 돼지 도매가격을 지난해 추정치보다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돼지 출하마릿수는 당초 전망치인 1881만8000마리보다 적은 1870만9000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재고량 증가로 올해 돼지 도매가격을 지난해 추정치보다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돼지

대한한돈협회의 ‘한돈팜스’에 따르면 올해 돼지 출하마릿수는 지난해 전망치인 1881만8000마리 보다는 10만9000마리 적은 1870만9000마리로 전망됐다. 

세부 전망치를 보면 이달과 4월, 7월, 9월, 12월은 지난해보다 출하마릿수가 증가하고 나머지 달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음달과 6월은 각각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91.8%인 148만6000마리, 95.1%인 142만7000마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산 공급량이 비슷한 상황에서 올해 돼지 도매가격의 경우 돼지고기 수입량과 국제 곡물 가격, 환율,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질병 발생 상황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돈육 주요 수입국인 중국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전년 동월 수준에 못미칠 정도로 돼지 사육마릿수가 줄어들고 있어 올해 중국의 돈육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주요 돈육 수출국인 EU는 모돈 마릿수가 감소했고 올해도 1.4%가량 더 줄어 1025만 마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도 올해 모돈 마릿수가 121만 마리로 지난해 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미국도 미 농무부의 지난해 9월 사육마릿수 조사를 바탕으로 올 1분기부터 감소세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브라질은 올해 모돈 320만 마리로 지난해 310만 마리 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경연은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을 지난해 추정치인 40만 톤과 비슷한 37~41만 톤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경연은 또한 올해 모돈 사육 의향이 지난해 대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올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1197만 마리 추정 대비 0.1%, 모돈 97만 마리 추정 대비 0.2% 감소한 1196만4000마리(모돈 96만8000마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도축마릿수의 경우 모돈 감소에 따른 사육마릿수 감소로 지난해 대비 1.1~1.6% 감소할 것으로 추정, 1830~1850만 마리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평균 돼지 도매가격 전망과 관련해 농경연은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 증가로 지난해 kg당(제주제외) 추정치인 5151원 대비 1.0~4.9% 하락한 4900~5100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사료업계에선 단순평균으로 53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산란계 사육마릿수와 일 평균 계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란계업계에서는 수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산란계 사육마릿수와 일 평균 계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란계업계에서는 수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 산란계·육계·오리  

이달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7329만 마리, 평년 7297만 마리보다 각각 0.1%, 0.6% 증가한 7338만 마리로 전망된다. 다음달 사육마릿수도 지난해 7285만 마리, 평년 7160만 마리 대비 각각 1.2%, 3% 증가한 7372만 마리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산란계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사육마릿수 증가와 더불어 지난해 수입된 병아리가 이달부터 알을 낳는 신 계군이 되기 때문에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설 대목에 소비는 늘겠지만 계란을 생산하는 개체 마릿수가 너무 많아 오는 4월까지는 수급 과잉이 우려된다”며 “현재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 경우 계란 산지 판매가격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농경연에 따르면 이달 일 평균 계란생산량은 지난해 4581만 개보다 1.2%, 평년 4428만 개보다 4.7% 증가한 4637만 개로 예상된다. 다음달 일평균 생산량 또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2.8%, 6.4% 늘어난 4621만 개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계란 생산량이 AI 발생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달 육계 도축마릿수는 지난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지역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병아리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하고 있다.
이달 육계 도축마릿수는 지난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지역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병아리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하고 있다.

육계는 이달 도축마릿수가 6459만~6579만 마리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8.4%, 6.3% 내외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육계 병아리 입식마릿수가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지난해 1월 22일이었던 설날이 올해는 다음달 10일이어서 작업 일수가 늘어난 것 또한 도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 전북지역의 경우 최근 AI의 여파로 육계용 병아리 생산량이 줄어 일부 육계 유통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육계 생산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정부가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여기에 최근 치킨 가맹점들의 수익률이 감소함에 따라 폐업·휴업 점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주요 주문이 과거 치킨 위주에서 핫도그, 치즈볼 등의 사이드로 전환되면서 치킨 판매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육계업계에서는 AI 발생 추이도 중요하지만 치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 없을 경우 올 상반기까지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육제한 영향으로 사육마릿수가 대폭 줄었던 오리는 올해 사육마릿수와 도축마릿수가 증가해 수급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에 따르면 이달 오리 사육마릿수는 618만 마리로 지난해보다 27.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생한 AI에도 불구하고 오리사육제한으로 인한 사육마릿수 감소가 다소 회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사육마릿수도 평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3.9%가량 적다. 도축 마릿수는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AI 확산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과 냉동재고량이 평년보다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리업계의 한 전문가는 “2022년 현저히 줄었던 오리고기 냉동재고량이 지난해 다소 회복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200만 마리를 겨우 넘어섰다”며 “지난해 연초 96만7000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회복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평년보다는 30% 이상 감소한 수준으로 올해 도축마릿수가 늘어나도 평년의 수급 상황으로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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