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한국의 농업 분야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좀처럼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농업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협력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기술적 혁신으로 로봇이 농업에서도 활용되며,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시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분야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고,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농림어업 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4.9%로 농업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은 낮은 편이다. 농림어업 분야의 상장기업은 6개로 시가총액은 전체 주식시장의 0.14%에 불과하다.

특히 2022년에는 전체 벤처투자 13조6000억 원 중 농식품분야 신규 벤처투자는 0.9%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정보의 부족과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 등으로 설명되며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2027년까지 5조 원 규모의 민간자본 유치를 목표로 하는 ‘농식품분야 민간투자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 농업에 대한 민간자본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담겨 있다.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과 농식품벤처투자협회 등과 협업해 다양한 산업동향, 우수경영체, 투자정보 분석보고서 등을 연 80개 이상 제공하며, 이 정보는 연 20회 이상의 투자설명회와 ‘어시스트(Assist)’라는 투자정보 공유 플랫폼을 통해 통합·제공된다.

이 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민간자본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수익성 중심 민간 모펀드를 도입하고, 민간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지원과 금리 우대, 이자납입 유예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중간 회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7년까지 1500억 원 이상의 세컨더리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예정이며 한국거래소(KRX)와 협업해 농식품 경영체 전용 상장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농식품분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우수기업을 발굴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농업 투자의 새로운 방향성 모색을 위해 현재의 농식품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엄인용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벤처기획팀장은 “초기 스타트업 투자와 액셀러레이터 지원을 강화하고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전문 조직의 지속적인 육성이 중요하다”면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윈-윈 협력을 위해 대기업 협력 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민간 투자 전문가들이 선별한 우수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공공 협력 창업지원 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준성 롯데벤처스 투자2부문장은 농업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지적하며, 농업 분야의 특성을 언급했다.

그는 “농업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후속 투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며 “경쟁이 치열하고 매출 성장이 어려운 특성상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정책과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대현 플랜티팜 사장은 “초기 엔젤투자 단계에서는 아이디어의 중요성이 포인트지만 결국 성장과 수익성이 더욱 중요해 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사의 사례로 LED 기술을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 성공적인 투자를 유치했다고 전하며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원호 부산대 교수는 “농식품 산업이 기존에 덜 주목받았던 이유는 구조적 한계와 선입견이고 농산업체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 스타트업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민간 투자자의 회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컨더리 시장을 활용한 지분거래, 인수합병 시장 형성, 프로젝트 투자의 고도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면서 “현재의 지원 체계 개선과 더불어 농업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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