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요구 맞춤 상품화·대기업과의 협업...성공에 ‘한 발자국 더’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최근 전반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얼어붙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농업 관련 스타트업은 타 분야 스타트업에 비해 초기 투자는 비교적 쉽게 유치할 수 있지만 초기 이후 후속 투자유치는 다른 분야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타 분야의 경우 중소기업벤처부의 팁스(TIPS)나 예비유니콘, 아기유니콘 등의 다양한 단계의 성장 지원프로그램들이 존재하지만 농업 분야는 아직까지 타 기술 스타트업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농업과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고 투자가 성공 사례로 이어지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 업계 독보적 아이디어, 제품 중요

2004년 설립된 세준애프앤비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을 통해 2014~2016, 2019년 등 4번의 투자가 이뤄졌다. 총 투자금액은 507000만 원이며 공장 부지 매입, 건설·정돈 비용, 포장 장비 구매비용 등에 활용돼 자동 포장 설비가 구축됐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으며 1인 가구 증가와 가정간편식(HMR) 시장 요구에 맞춘 상품화가 가능해졌다.

세준에프앤비는 2018년 기준 매출 비중이 누룽지 65%, 34%로 대형식품사인 오뚜기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을 실현 중이다. 그동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제품 외에도 자체 브랜드 생산을 통해 태국 편의점 등과 계약·수출도 진행했다.

세준에프앤비는 장기 투자 지원을 바탕으로 국내외 떡과 누룽지 시장을 선도한 업체로 손꼽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곰탕·미역국·콩나물국·북엇국·김칫국 등을 출시하며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떡은 쌀떡국제품을 주력으로 아주매운떡볶이체다치즈떡볶이’, ‘사천짜장떡볶이등의 다양한 떡볶이를 선보이고 있다.

누룽지 제품은 엄선된 쌀을 밥으로 만드는 과정인 취반’, 알맞은 두께로 철판에 압착시켜 고열에 구울 수 있게 준비하는 압착’, 오븐으로 열을 가해 누룽지 형태로 조리하는 오븐’, 제품의 레시피에 맞게 누룽지와 부자재를 포장하는 내포장’, 판매용 패키지로 만드는 외포장’, 검수·포장을 통해 생산된다.

 

# 농업 외 새로운 인식 필요

2019년 창업한 어밸브는 지능형농장(스마트팜)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작물 생육의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판매하는 기업이다. 창업 초기인 2020년 기업은행, 2021년 시리즈A(시드 펀딩 이후에 두 번째 자금 조달 단계) 투자를 받았다.

20219월 중소기업벤처부 디딤돌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20223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 첨단기술 벤처육성을 받았다. 202210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12개 정부 부처가 분야별 혁신성장기업을 발굴, 지원하는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선정됐다. 또한 같은해 12월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주관하는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SEED1에도 선정됐다.

어밸브는 창업 이후 3년간 버터헤드레터스, 로메인 등 32종의 잎채소와 바질, 로즈마리 등 27종의 허브류, 새싹삼, 대마 등 특용작물을 재배하며 1억 개 이상의 작물 생육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데이터에 기반한 재배 방법을 AI에 학습시켜 숙련된 농업인을 대체할 수 있는 AI 재배모델을 개발하고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또한 마커 기반 경로 자율 주행과 각종 드론 제어기술을 접목한 관찰용 드론과 3차원 심층 학습(딥러닝) 이미지 분석 기술 개발로 재배 관리 신뢰성을 확보하는 등 작물 생육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과 협업해 국내 최초 공동주택 내 커뮤니티형 스마트팜 시설 구축도 진행 중이다. 스마트팜 시설 내 교육 공간을 마련해 초중고 학생 대상 스마트팜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탄소중립·기후변화·식량 안보 문제의 중요성에 관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 대기업, 유관기업과 협업 중요

대동고려삼은 2002년 설립된 기업으로 홍삼뿌리, 홍삼액, 간식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과 자체 기획·개발을 통해 홍삼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동고려삼은 농금원을 통해 20156월과 20166, 8월 등 세 번에 걸쳐 총 61억 원을 투자받았다.

투자금으로 인삼수매, 증삼을 통한 홍삼·백삼·흑삼 제조, 가공제품 생산까지 모든 부분의 밸류체인(원료가 가공돼 최종 사용자에게 제품·서비스가 제공되는 프로세스)을 구축하고 본삼류, 농축액, 분말, 절편 등 홍삼 제품의 라인업을 갖췄다.

OEM, ODM(개발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업체에 상품이나 재화를 제공하는 생산방식) 매출을 중심으로 2010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이익이 증대되고 있다. 홍삼 농축액의 경우 정관장 다음으로 많이 생산한다.

대동고려삼의 경우 농금원을 통해 투자된 금액 중 수익을 포함해 45억 원이 회수됐다

대동고려삼의 식품안전방침은 고객만족을 위한 고품질 지향으로 농산물 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았으며 고객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깨끗한 생산환경을 유지해 고용노동부로부터 클린 사업장 인증도 획득했다. 이외에도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적용업소로 지정과 더불어 식품안전관리인증도 받았다.

대동고려삼은 대형유통업체, 대형 방판업체의 자체브랜드 제품 관련 신규매출처 증가로 OEM 제품 생산에 활기를 띠고 있다.

대동고려삼은 증삼 기술(맥반석 건조시스템), 구증구포 흑삼 제조기술, 홍삼 추출 농축기술(신융합 추출 농축시스템), 발효홍삼 농축액 제조기술, 한방약제 조합 제품 제조기술, 인삼 가공시 벤조피렌 저감기술, 홍삼 침출차 제조기술 등의 기술을 보유 하고 있다.

기업 연구개발(R&D) 센터에서는 증삼기술, 정량표준화기술, 추출농축기술, 변환기술·분리정제기술, 발효기술, 천연 한방 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 AI 기반 관리 프로그램 이목 집중

아이오크롭스는 AI 기반으로 작물의 생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팜 통합 운영프로그램과 과실의 생육·병해충 발생 상태를 관리하는 로봇 등 지능형농장을 원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판매하는 기업이다.

아이오크롭스는 2018년 법인 설립 직후 2019년 시드머니 3억 원, 2021년에는 창업 초기 단계의 투자인 프리시리즈 A 투자를 18억 원 유치했다.

202211월에는 시리즈 A를 통해 70억 원 투자도 받았다.

아이오크롭스의 지능형농장 통합 운영프로그램인 아이오팜(ioFarm)은 감지기(센서), 로봇 등으로부터 수립된 환경과 생육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생육상태를 예측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관수·환경제어기 등을 가동해 원격으로 농장을 재배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이오팜 프로그램은 숙달된 10년 경력 농부의 역량에 버금가는 데이터를 지원해 재배 전문 인력 대체가 가능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2021년부터 경남 밀양에서 9900(3000) 규모의 파프리카 농장을 원격 운영하며 주변 농가 대비 생산량은 30% 증대된 반면 에너지 비용은 12% 절감됐다. 2022년에는 39600규모로 확대 운영하는 등 농장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통해 농장 경영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이오크롭스는 온실 내 농작업 자동화를 위한 생육·병해충 관리 로봇 개발 테스트와 양산을 준비 중이다. 또한 생육·병해충 관리 로봇의 수출과 해외 농장 원격 운영 사업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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