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과잉보다 소비 부진 원인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제주지역 월동무 가격이 이달 내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생산자들이 산지에서 밭을 갈아엎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월동무의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20kg 상자당 9000원을 넘기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월동무 생산자들은 상품 기준 12000원이 생산비를 건지는 수준이어서 최소 13000원 이상에 거래돼야 농사를 지속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생산자들은 이 같은 도매시세 하락이 물량 과잉보다는 소비 부진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 회장은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도매가격도 생산비를 건지지 못하는 수준인데 지역도매시장의 경우 이보다 20~30%가량 더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도매가격이 심각하게 낮은 상황임에도 소매가격은 그만큼 하락하지 않고 있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겨울 생산된 월동무는 361884톤으로 평년 391051톤 대비 생산량이 7.5% 감소했다. 평년에 비해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도매가격은 오히려 평년보다 30%가량 하락했다.

월동무 도매가격이 생산비도 채 건지지 못하는 수준에서 지속되자 급기야 산지 생산자들은 밭을 갈아엎기에 이르렀다.

월동무협의회는 지난 15일부터 총 182ha(55만 평)의 월동무밭을 갈아엎었다. 이를 물량으로 따지면 약 12000톤에 해당한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무 수매를 시작했다. 정부는 도매가격 하락으로 제주지역 월동무 생산 농가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 6000톤 규모의 수매·저장을 진행해 시세 안정을 도모하고 추후 물량이 부족할 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수매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물량이 많지 않아 실제 얼마나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작물별 기준 가격을 명확히 해 수급과 시세에 따라 시장에서 격리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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